[주장] 19일, 우리가 투표해야 하는 이유

등록 2012.12.12 14:50수정 2012.12.1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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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2·12신군부반란'이 일어난 지 33년째 되는 날입니다. 박정희 철권통치가 끝나는 줄 알았지만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는 비록 체육관에서 뽑혔지만 유일한 통수권자인 최규하를 뒤로 하고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훗날 대한민국 사법부는 전두환에게 '반란수괴·반란모의참여·상관살해·내란수괴' 따위 제목을 붙여 무기징역에 처했습니다.

'12·12반란'은 대한민국 현대사를 비극으로 이끈 그 어떤 사건보다 고통을 낳았습니다. 다음해 5월 '빛고을'을 '핏고을'로 만들었습니다. 전두환 일당은 광주를 유린했습니다. 그것도 죄없는 민주시민을 '빨갱이'로 만들었습니다. 아직도 광주는 일부 수구세력과 극단적 지역주의에 매몰된 이들에게 '붉은덧칠'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하지만 전두환은 아직도 활보하고 다닙니다. 그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기념관'을 만들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고, 동창회 체육대회때는 전두환과 이순자 부부를 향해 운동장에서 큰절을 올리는 어처구니 없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이처럼 33년이 지났지만 아직 '12·12반란'은 제대로 단죄받지 않았습니다.

'12·12반란'을 제대로 단죄하는 길 중 하나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18대 대통령 선거에 꼭 투표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오는 19일은 공교롭게도 윤봉길 의사가 80년 전 1932년 12월19일 일본 이시카와현 미고우시 육군공병작업장에서 처형당한 날입니다. 당시 일제는 윤 의사를 눈과 이마를 헝겊으로 가린 뒤 10미터 거리에서 딱 총알 한 발로 정중앙에 명중시켰습니다. 일제가 이런 방법으로 윤 의사를 처형한 이유는 헝겊을 둥글게 물들여 일장기로 그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에 앞서 윤봉길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홍커우공원에서 폭탄을 던져 상하이 파견군 총사령관 시라카와 요시노리, 상해 일본거류민단장 가와바타 사다쓰구 등을 폭사시켰고, 총영사 무라이, 제3함대 사령관 노무라 기치사부로(野村吉三郞) 중장, 제9사단장 우에다 겐키치(植田謙吉) 중장, 주 중국 공사 시게미쓰 마모루(重光葵)에게 중상을 입혔습니다.

일본제국주의는 윤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매도했지만 윤 의사는 민간인을 향해 폭탄을 투척한 것이 아니라 일본제국주의 군부 최고지도부에게 던졌습니다. 이는 테러가 아니라 애국이고, 저항이었습니다. 윤봉길 의사가 우리 민족이기 때문에 '의사'로 칭송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일본제국주의가 자행한 온갖 박해와 탄압에 대한 저항이었습니다. 당연히 칭송받아야 합니다.

그럼 80년 후 오는 19일 우리는 무엇을 해야겠습니까? 이제는 도시락 폭탄이 아니라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던져야 합니다. 민주주의 이름으로 말입니다. 윤 의사는 제국주의 군대에게 폭탄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죽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던지는 투표용지는 사람도 죽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도 살립니다. 윤 의사는 처형 직전 두 아들과 동포들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습니다. 읽으면 눈물이 납니다. 지금 우리가 택해야 할 것은 바로 19일 투표입니다.


강보에 쌓인 두 아들 모순과 담에게  

너희도 만일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해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태극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한 잔의 술을 부어놓아라. 그리고 너희들은 아비 없음을 슬퍼하지 말아라. 사랑하는 어머니가 있으니.  


어머니의 교양으로 성공자를 동서양 역사상 보건대 동양으로 문학가 맹자가 있고 서양으로 불란서 혁명가 나폴레옹이 있고 미국에 발명가 에디슨이 있다. 바라건대 너희 어머니는 그의 어머니가 되고 너희들은 그 사람이 되어라.  

고향에 계신 부모 형제 동포여! 더 살고 싶은 것이 인정입니다. 그러나 죽음을 택해야 할 오직 한 번의 가장 좋은 기회를 포착했습니다. 백 년을 살기보다 조국의 영광을 지키는 이 기회를 택했습니다. 안녕히, 안녕히들 계십시오.
#전두환 #윤봉길 #1219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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