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을 우리생애 최고의 날로, 그럴 거죠?

문·안 유세장 으능정이에서 본 희망의 시간들

등록 2012.12.14 11:20수정 2012.12.1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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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장을 점령한 2030세대 모두들 행복한 표정이다.
유세장을 점령한 2030세대모두들 행복한 표정이다.이래헌

정권교체의 열기 발 디딜틈 없이 모여든 지지자들
정권교체의 열기발 디딜틈 없이 모여든 지지자들이래헌

대선을 6일 앞둔 13일 대전 으능정이길에서 가진 문재인 대통령후보 유세는 함께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품게 해준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느꼈을 터이지만 이번 유세는 단순한 후보의 지지행사를 넘어 대전에서 가진 어떤 모임보다 젊고 활기차며 참석자에게 희망을 준 자리였다.


대형크레인이 공사를 빙자하며 마치 골리앗처럼 으능정이 입구에 버티고 있음에도 거리는 지지자로 넘쳐났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사회현상과 정치에 무관심했던 2030세대가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는 것. 이것은 대전이 생긴 이래 정치 행사에 있어서 유래가 없던 일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으능정이에 몰려든 수많은 젊은이들은 함께 손을 잡고 등장하는 문·안(문재인·안철수)에게 거의 아이돌에 능가하는 정치돌로서의 환호를 보낸다. 문재인·안철수와 한 공간에 있는 것 자체로 행복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진정으로 행복한 이는 선거의 승패를 떠나서 조금도 각색되지 않은 진심어린 군중의 사랑을 느낀 문·안 당사자였을 것이다.

문재인 후보와 함께 손을 잡고 등장한 안철수 전 후보는 자신의 진정성을 담아 청년들이 투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먼저 자리를 뜨게 되자 건물 옥상에서 함께 유세를 지켜보던 어르신들 몇 분이 갑자기 "안철수 저쪽으로 간다. 악수하러 가자"며 우당탕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폰카 촬영 세례 받는 문.안 대전 지지자로부터 아이돌 이상의 환대를 받은 문.안
폰카 촬영 세례 받는 문.안대전 지지자로부터 아이돌 이상의 환대를 받은 문.안이래헌

우리는 왜 행복한가?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웃고 있는 모습은 일찍이 본 적이 없으니 이유가 궁금했다.


대학생쯤 되어 보이는 참석자에게 어떻게 오게 됐느냐고 물으니 "취업과 등록금 문제로 걱정이 많은 데 문 후보가 그 문제를 해결해 줄 것 같아서 참석했다"고 한다. 다른 여학생들에게 물으니 "무조건 좋아요. 오늘이 내 생애 최고의 날이에요"라고 한다. 만약 문 후보가 당선되면 그날이 더 기쁘지 않겠냐고 했더니 "그럼 그날 최고의 날 경신하는 거죠"라고 재치 있게 받아친다.

'아, 이 친구들 어린 줄만 알았더니 제법 야무진데?'


바라만 봐도 좋아요 도구까지 들고나와와 후보를 응원하는 젊은 여성
바라만 봐도 좋아요도구까지 들고나와와 후보를 응원하는 젊은 여성이래헌

진짜 정권교체 합시다. MB에서 박근혜로 근무교대가 아니라 여당에서 야당으로 정권교체 하자는 문재인 후보
진짜 정권교체 합시다.MB에서 박근혜로 근무교대가 아니라 여당에서 야당으로 정권교체 하자는 문재인 후보이래헌

활기를 느낀 건 젊은이 뿐 아니다. 득달같이 안철수 뒤를 쫓아가신 어르신들도 그랬고 함께 박수치고 함께 환호하며 율동하던 중장년 대부분의 모습에서도 활기가 넘친다. "MB정권 실패에 실질적 책임이 있는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 되는 게 정권교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데, 민생 실패하고 안보 파탄낸 MB정권 심판하고 진짜 정권교체하는데 대전시민 여러분이 앞장 서 주실 거죠?" 후보의 일갈에 군중은 "정권교체"를 외치며 화답한다.

오늘은 좋은 날, 19일은 최고의 날로

유세장 열기 탓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는데, 저녁 모처럼 동창들과의 술자리에 갔을 때다. 마침 선거 얘기가 나와 오늘 유세장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는데 상기된 기분에 목소리 톤이 높았던 모양이다. 옆 테이블의 손님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말씀 중에 죄송한데, 유세장에 사람이 많이 왔나 보죠?" 하며 묻기에 느낀 바를 소상하게 설명해줬다.

"그럼 선생님은 누굴 지지하시나요?"
"저야 물론 무조건 정권교체입니다. 지난 5년간 정말 모두 힘들었잖아요."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잠시 후 그 사람 일행이 자리를 뜨는데 아까 그 사람이 쭈뼛거리며 다가온다. "선생님, 좋은 말씀 너무 감사해서 술값을 제가 계산해드리고 싶은데 남은 돈이…" 하며 지갑에서 만 원 지폐 두 장을 꺼낸다. 너무 놀라 만류했지만 "19일 선거 끝나고 또 뵐 수 있으면 더 좋은 말씀 많이 듣고 싶습니다"며 탁자에 지폐를 내던지곤 쏜살같이 사라진다.

같이 술 마시던 친구들이 그 돈으로 로또복권 사서 나눠가지자고 했지만 절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이 돈이 12월 19일을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를 생애 최고의 날로 만들어줄 행운의 부적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벌써 그 날이 기다려진다.
#으능정이 유세 #문재인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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