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교회 신자들에게 '투표의 기준'을 말했습니다

[주장] 새 대통령에게 필요한 세 가지 덕목

등록 2012.12.17 09:19수정 2012.12.1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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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틀 후면 대한민국 5년을 이끌어갈 대통령이 뽑힙니다. 아마 모든 사람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랄 것입니다. 저 역시 제가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19일 늦은 밤 같은 소주이지만 어떤 유권자는 '쓴맛'이 날 것이고, 어떤 유권자는 '단맛'이 날 것입니다. 과연 저는 쓴맛과 단맛 중 어떤 맛을 느낄지 사뭇 궁금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 후보'가 당선되면 목요일 우리 집은 올해 들어서 가장 푸짐한 파티를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지만 '통큰파티'가 되면 좋겠습니다.

어제(16일) 주일 오전 예배 설교를 준비한 원고가 아니라 갑자기 변경한 원고로 했습니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그냥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신자들에게 대통령을 뽑는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동안 한국교회 안에서는 '묻지마 투표'를 강요하는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이 있었습니다. '장로이니 찍으라', '빨갱이는 뽑지 말라'고 했습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조사까지 받은 목사들도 있었습니다. 선거법 위반을 떠나 목사가 설교 시간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정의를 아는 후보가 진짜 민생후보

신자들에게 제시한 후보자 선정 기준은 '공평'과 '인애'와 '정의'였습니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뜬구름 잡는 기준이지만 목사로서 생각한 기준입니다. 구약에 미가라는 선지자가 있습니다. 그는 요담, 아하스, 히스기야 왕 시대에 활동했습니다. 이들 왕은 여호와 앞에 정의를 행하지 않고, 오히려 백성들 고혈을 빨아 먹었습니다. 이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내가 또 이르노니 야곱의 우두머리들과 이스라엘 족속의 통치자들아 들으라 정의를 아는 것이 너희의 본분이 아니냐  너희가 선을 미워하고 악을 기뻐하여 내 백성의 가죽을 벗기고 그 뼈에서 살을 뜯어 그들의 살을 먹으며 그 가죽을 벗기며 그 뼈를 꺾어 다지기를 냄비와 솥 가운데에 담을 고기처럼 하는도다.(미가 3장 1-3절)


신자들에게 말했습니다. 대한민국 5년을 이끌어갈 새 지도자는 정의를 행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 후보가 누구인지 세밀히 살피라고 했습니다. 말로는 국민을 위하고, 민생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에 속아넘어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지난 우리 현대사에서 독재자도 민생과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자신들 잇속을 채웠고, 어떤 때는 국민의 것을 빼앗았다고 말했습니다.

왜 그들이 국민의 것을 빼앗을까요? '정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의를 상실한 자는 국민의 것을 빼앗는 것이 죄인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정의로운 시대를 여는 후보가 누구인지 찾으라고 했습니다. 말로만 민생을 외치는 자는 정의를 세울 수 없고, 정의가 없는 자는 민생을 말로만 챙긴다고 말했습니다.


'시장 자유'만 부르짖는 후보, '인애' 추구와 거리 멀다

구약 호세아 6장 6절을 보면 "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며 번제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하노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여기서 '나'는 하나님입니다. 경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백종국 교수는 <그리스도인 어떻게 투표할 것인가>(IVP 펴냄) 책에서 천민자본주의 이론적 도구인 신자유주의는 굶주린 자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는 것이 시장을 교란하고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켜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해를 끼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백 교수는 이는 가난한 자와 소외된 자들을 사랑하는 하나님 인애와 배치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기독 유권자들은 "오로지 시장의 자유와 국제경쟁력만 부르짖는 후보들은 인애를 추구하는 그리스도인 유권자들에게 선택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인애란 사람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신자유주의에는 사람에 대한 긍휼함이 없습니다. 강자는 더 강자가 되고, 약자는 더 약자가 되며 부자는 더 부자가 되며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제는 인애를 가진 대통령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인애를 가진 후보가 누구인지 세밀하게 살피면 보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공평' 없는 사회, 서민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공평이란 동등한 기회를 주고, 꼴찌도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속이지 않는 것입니다. 공평이 사리진 곳에는 가난한 자가 설 자리가 없습니다. 공평이 없는 곳에는 뒤처진 아이들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없습니다. 구약 이스라엘 시대에도 공평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가난한 자를 삼키며 땅의 힘없는 자를 망하게 하려는 자들아 이 말을 들으라 너희가 이르기를 월삭이 언제 지나서 우리가 곡식을 팔며 안식일이 언제 지나서 우리가 밀을 내게 할꼬 에바를 작게 하고 세겔을 크게 하여 거짓 저울로 속이며 은으로 힘없는 자를 사며 신 한 켤레로 가난한 자를 사며 찌꺼기 밀을 팔자 하는도다.(아모스 8장 4-6절)

저울을 속이는 자, 가난한 자를 삼키고, 땅의 힘없는 자를 망하게 하려는 자들에게 공평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공평이 없는 사회가 서민들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알아야 함을 말했습니다. 공평이라는 강자가 아니라 약자를 배려하는 것입니다. 가난한 자를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한 후보를 찾아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그런 후보를 찾으라고 했습니다. 그럼 분명히 보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19일 정의와 인애와 공평 이루는 지도자가 대한민국에서도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1219 #대선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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