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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18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왼쪽 사진)와 문재인 통합민주당 대선후보는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남소연
2012년 치러지는 18대 대선에서는 범보수 대 범진보(자유주의+진보)의 진검 승부가 벌어지게 됐다. 1971년 대선에서 '박정희 대 김대중'의 양자대결 이후 41년 만에 보수 대 진보의 일대 일 구도가 정립된 것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역대 대선에서는 다자대결이 이루어져 왔다. 1987년 대선은 김영삼-김대중의 분열로 4자 대결이었고, 1992년 대선에서는 보수 성향의 제3후보로 정주영 국민당 후보가 존재했다. 이때부터 진보 정당 후보들도 독자 노선을 견지하면서 1.2%에서 4% 가까이 득표해 왔다. 이회창 대 노무현이 맞붙었던 2002년 대선도 사실상 양자 대결이었지만 진보 진영의 제3후보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막판까지 변수였다.
하지만 2012년 대선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중도 사퇴하면서 대통령 직선제 실시 이후 사상 첫 양자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범보수 진영은 박근혜-이인제-이회창-이재오 등 여권의 친박근혜계와 친이명박계는 물론 충청지역의 보수세력까지 모두 결집했고, 범진보 진영도 문재인-안철수-심상정에 재야 시민사회는 물로 일부 노동계까지 총결집한 상태다.
"사실상 바늘 하나도 더 꽂을 곳이 없는 치열한 대선 국면"(문재인 후보 측 박용진 대변인)이라는 평가가 결코 과장이 아닌 셈이다.
보수·진보 총결집... "50만 표 이내 접전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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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1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고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씨 사진을 들어보이며 박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 유성호
보수와 진보가 총결집한 만큼 판세는 박빙의 혼전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판세분석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초박빙의 판세이긴 하지만 박 후보가 미세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박 후보의 지지율은 추가 상승이나 하락 없이 정체돼 있는 반면 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추격을 벌이고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안철수 전 후보의 적극 지원 이후 문 후보의 추격이 계속되고 있는 양상"이라며 "이번 대선은 투표함을 열어봐야 승패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초박빙 판세"라고 밝혔다.
국내 대기업의 전략기획을 담당하는 한 임원도 "젊은 층의 결집이 놀랍다는 현장보고가 올라온다"며 "이번 선거는 50만표 이내의 접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별 판세도 팽팽하다. 문 후보가 수도권의 우세를 기반으로 부산·경남(PK)에서 박 후보의 우세를 만회하고 있고, 대구·경북(TK) 및 강원에서 박 후보의 우세는 문 후보의 호남·제주 우세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지역적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 지역은 박 후보의 박빙 우세가 점쳐지기도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엎치락 뒤치락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혼전 속에 박근혜·문재인 후보 측 모두 지지층 결속과 투표 참여 이끌어 내기 위해 치열한 연막작전을 펼치고 있다.
박 후보 캠프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당 자체 조사에서 선거 시작 후 한 번도 박 후보의 우세가 역전된 적이 없다"며 "오히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안형환 대변인도 "민주당에서 초박빙이라고 하는 이유는 투표를 포기하는 지지자들이 나오지 않기 하기 위해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문 후보 캠프의 우상호 공보단장은 "선거 초중반 경합 열세를 보이던 문 후보의 지지율이 마지막 주말을 거치면서 오차범위 내 우세로 전환됐다"며 "개표해 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초박빙이지만 상승 추세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 단장은 "문 후보 지지율은 하루에 0.1%씩 미미하게 자라는 것 같지만 20% 초반에서 시작한 지지율이 40% 중반까지 왔다, 하루하루 자라는 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어느날 갑자기 온 벽면을 담쟁이 넝쿨로 덮는 신화가 현실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거티브 공방 영향력은 미미... 남은 변수는 세대별 투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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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광장 유세에서 환호하는 유권자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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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역 M스테이지의 '싸이 말춤' 조형물 앞에서 투표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각 후보 캠프 별로 믿음과 기대가 섞인 판세 분석이 이어지고 있지만 마지막 남은 변수는 세대별 투표율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전체 유권자의 7~8%로 추정되는 부동층 중 투표장에 나갈 유권자들은 3~4% 정도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들 유권자도 사실상 마음 속으로는 지지 후보를 이미 결정한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 후보가 보다 많은 실점을 한 것으로 평가 받는 3차 대선후보 TV토론도 부동층 일부에는 지지후보 결정에 변수가 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 판세에 영향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토론회가 투표일을 3일 앞두고 열려 유권자들의 투표 의사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국정원의 여론조작 등 선거개입 의혹 사건, 북방한계선(NLL) 논란 등 막판 네거티브 공방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면서 선거 판세에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투표율에 다소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는 있다.
때문에 결국 대선 투표일인 19일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의 지지자들 중 누가 더 많이 투표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역대 어느 대선보다 세대별 지지율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상황이라 세대별 투표율이 중요하게 됐다.
투표율이 승패 결정... "72% 넘어야 문 후보 역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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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광화문 대첩' 유세에 안철수 전 후보가 '깜짝 등장'해 문 후보 지원유세를 펼치자, 안 전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 '정권교체' 바람개비를 돌리며 환호하고 있다. ⓒ 남소연
문 후보의 역전 필요조건으로 꼽히는 부산·경남 지역 득표율 37%, 대구·경북 지역 득표율 20% 돌파 등 지역별 득표율 역시 문 후보가 절대 강세를 보이고 있는 20~30대의 투표율에 연동된 변수라고 볼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문 후보가 추격세를 역전승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필요한 투표율 마지노선을 최소 70%에서 최대 73%로 예측하고 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도 "투표율이 70% 이하로 떨어지면 안된다, 어떤 상황에서든 투표율이 70%가 넘어야 문 후보의 상승세가 실제 우세로 확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후보 지지세가 압도적인 50대 이상 세대가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년 전 30%에서 40%로 늘었다는 점, 70.8%의 투표율을 기록했던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50대 득표율이 40.1%였지만 문 후보의 50대 지지율은 3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표율이 최소 72%는 돼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50대 이상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의 증가를 고려하면 문 후보로서는 투표율이 72%를 넘어야 역전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이번 대선은 문 후보의 추격이 만만치 않아 판세가 진짜 박빙"이라며 "이번 대선은 투표율이 결정한다, 투표율이 73% 이상은 돼야 문 후보가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숨은 표 있나... 가능성캐스팅 보트 40대의 선택도 주목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숨은 표'의 존재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세대별 지지율 양극화 속에 세대별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 40대의 선택도 주목된다. 이슈에 민감한 40대는 역대 대선에서도 전체 승부의 가늠자 역할을 해왔다.
지금의 40대는 10년 전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에게 59.3%,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게는 34.2%의 득표율을 안겼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대선에서는 문 후보가 5%포인트에서 10%포인트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윤희웅 실장은 "이번 대선은 결국 세대별 투표율이 승패를 결정할 것"이라며 "문 후보로서는 40대에서 박 후보와의 격차를 두 자리 수 이상으로 벌려야 50대 이상 세대에서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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