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먼저 다가와 포옹, '대선올레'의 힘

[오마이TV 대선올레] 마지막 유세 현장에 가다

등록 2012.12.19 12:40수정 2012.12.1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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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통, 소리통, 소리통.

"소중한 마음이 여기에 모였습니다. 서로 격려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예비후보는 유세를 할 때 꼭 이 말로 시작한다. 대선후보를 집중조명하느라 안철수 전 후보의 유세현장을 중계하는 방송사가 없어도 똑같다. 얼마 전부터는 유세방식도 바뀌었다. 현장에 참여한 시민들의 소리를 듣는다. '시민 참여형 유세'인 셈이다. 이 유세를 처음 봤던 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선올레 따라한 것 아냐?

<오마이TV> 대선올레는 인터넷을 통해 중계되는 방송으로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 스마트폰 등에서 손쉽게 볼 수 있다. 유스트림(Ustream)을 통해 중계되는 방송화면에서는 소셜댓글(SNS에 로그인해 다는 댓글) 서비스로 시청자의 코멘트가 가능하다. 이 코멘트가 대선올레 촬영 현장에서의 인터뷰보다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한다. 인도 뱅갈로르에 사는 김효원씨는 투표독려를 위해 "2000km를 40시간 달려 투표하러 간다"고 코멘트를 달아 국내에서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대선올레의 '올레'는 올레꾼처럼 걸으며 대선현장을 누빈다는 뜻이다. 발로 뛰며 시민들의 생각을 담는 생각통인 것이다. 10대에서 70대까지, 남자와 여자 성별 가리지 않고 현장의 민심을 담는다. 그리고 이 생각들을 소셜댓글을 통해 시청자와, 동영상을 통해 누리꾼과 공유한다.

여기서 '무제한적 쌍방향 소통 방송'이 탄생한다. 인터뷰 장면을 보다 한 시청자가 생각한다. '어멋, 인터뷰하는 저 여자분 피부 좋네.' 그대로 댓글에 남긴다. "인터뷰 하시는 분 꿀피부네요. 비결 좀" 그걸 본 진행자가 현장의 시민에게 말해준다. "한 시청자가 꿀피부시래요~ 비결이 뭐세요?" "어머. 부끄럽네요. 호호호. 색조화장을 안하는 거예요" 시민이 답을 하면 저 먼 몰타에 있는 시청자도 한국에 있는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부산역 앞 안철수 전 후보의 문재인 후보 지지 유세 현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가로등에서 나오는 랜선으로 방송을 송출하기 위해 가로등에 붙어 홀로 장비를 지키고 있는 박정호 기자의 뒷모습 ⓒ 박선희


시민참여를 넘어 스태프참여형 방송


시청자와 현장의 시민뿐만이 아니다. 촬영하는 스태프들도 종종 화면을 통해 소통한다. 18일 선거전 마지막 유세현장을 중계한 <오마이TV> 대선올레는 전 스태프가 출동해 대통령 선거 이브와 유세 마지막 중계를 축하했다.

11월 8일부터 시작해 40여일간 하루 5시간 넘는 생중계 동안 카메라 촬영을 맡았던 강신우씨는 "너무 재밌는 과정이었고, 시청자가 백명부터 만명까지 늘어가는 걸 보며 많이 보람찼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카메라 촬영을 맡았던 이동찬씨와 함께 카메라가 붙은 삼각대를 위로 들고 있다가 인터뷰 당했다. 이날 2시에 시작한 서울역 생중계부터 강남역 생중계까지 약 6시간이 넘도록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전했던 이태현씨는 "대선올레는 무한 도전"이라 평하기도 했다. 김민지씨도 "다른 활동보다 대선올레가 얼마나 힘드냐"는 질문에 "많이 빡세요"하며 웃었다.


대선올레는 고정적인 진행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서해성 성공회대·한신대 외래교수와 이종호 방송팀장 포함 10명의 기자와 스태프가 함께 방송을 만들어가고 있다. 현장 상황을 전해주는 정치부 기자들까지 포함하면 대선올레를 만든 사람들은 더 늘어난다.

더 좋은 방송을 위해

천안역 문재인 후보 유세현장을 취재하고 올라와 서울 강남역 안철수 전 후보의 유세현장 촬영을 준비하는 (왼쪽부터) 최인성 기자, 이동찬 시민기자. ⓒ 박선희


18일 <오마이TV> 대선올레는 문재인 후보의 서울지역 마지막 유세 현장과 천안유세, 안철수 전 후보의 문재인 후보 지지 유세 현장을 생중계했다. 이날 촬영은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의 유세 일정에 따라 두 팀으로 쪼개져 서울-명동-강남, 서울-천안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서울역 현장 촬영 이후 문재인 후보를 따라 천안역으로 이동한 촬영팀은 강남 안철수 전 후보의 유세 현장에 합류해 마지막 유세 현장으로 합류했다.

오후 2시 서울역광장 문재인 후보 유세현장에는 가로등에 묶인 한 사람이 있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 기자였다. 문재인 후보의 유세차량 뒤에서 그는 홀로 인터넷선을 껴안은 채 외로이 서 있었다. 왼쪽귀에는 다른 스태프와의 무전을 위한 이어폰을 꽂고, 한무더기의 인터넷선과 모뎀 등의 설비를 껴안은 그의 모습은 처량했다.

저녁 8시 강남역 11번 출구 뒤 M스테이지에는 천안에서 막 올라온 기자와 스태프가 있었다. 18일 방송팀 최인성 기자는 이동찬씨와 함께 단 둘이 천안역 유세 현장에 급파돼 현장 분위기를 취재했다. 덕분에 대선올레는 실시간으로 문재인 후보의 유세현장 분위기를 시청자들에게 전할 수 있었다.

시청자도, 안철수도 안아주는 방송

이런 노력에 촬영 현장에서 대선올레팀을 격려해주는 시청자분들이 많다. 서울역에서는 진행자인 오연호 대표기자와 서해성 작가에에 직접 목도리를 둘러주고 간 가족이 있었다. 17일 방송에서 애국가를 불렀던 불가리아 유학생의 가족이었다. 유학생의 언니와 어머니는 이렇게 만나 반갑다며 목에 두르고 있던 담쟁이색 목도리를 서해성 작가의 목에 둘러주었다. 그리곤 사라졌다가 따뜻한 음료와 초록색 목도리를 들고 등장해 오연호 대표기자의 목에 둘러주었다. 녹색 목도리 형제를 만들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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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18일 저녁 서울 강남역사거리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지원유세를 펼친후 그자리에 모였던 시민들 모두와 함께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최윤석


마지막으로 유세현장에서 대선올레팀을 안아준 것은 안철수 전 후보였다. 강남역에서 한시간 가량 문재인 후보 지지유세를 펼친 안 전 후보는 자리를 떠나기 전 간단히 기자회견을 가졌다. 안 전후보는 "유세 일정을 다니면서 다시 한번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변화의 열망을 또력히 느낄 수 있었다"며 "특히 후반 유세에 시민들의 발언을 들으면서 정치가 겸손해져야 하는구나 변해야하는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새정치 행보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 전하며 "이 열망을 잘 실현하고 들어줄 수 있는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리를 떠나기 직전 안 전 후보는 오연호 대표기자에게 두 손을 내밀고 한 발 다가왔다. 꼭 안아준 것이다. 그들의 만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소리통, 소리통, 소리통.

"소중한 마음이 여기에 모였습니다. 서로 격려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한편, <오마이TV> 대선올레는 제 18대 대통령 선거날인 오늘(19일) 오후 2시부터 대선방송을 시작한다. 19일 방송은 개표가 완료될 때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대선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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