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의 첫인상 우리가 책임"

충남고속 태안영업소

등록 2012.12.22 15:53수정 2012.12.2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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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도 친절, 둘째도 친절, 셋째도 친절이라. 지난해 전 분야에서 고객만족도 1위를 차지한 충남고속 태안영업소(소장 신규철).


서울 강남, 남부, 대전, 천안, 당진, 예산, 청양, 서산, 안면도 등 사내 13곳의 영업소가 운영 중인데, 이중 태안은 자타공인 서비스 최고를 자부한다.

그도 그럴 것이 터미널 내 청결도로 보나, 직원들의 친절마인드로 보나 업계 1위는 늘 따 놓은 당상이라는 것. 얼마 전부터는 직원들의 친절교육이 한층 더 강화됐다고 하는데, 매표원들의 친절과 품격 있는 매표문화를 정착키 위해 도입한 실명제도와 신분증 외 전 승무원들의 이름표 부착이 그것이다.

이로써 표 한 장이면 누가 몇 시에 표를 끊었고, 누가 운행했는지가 부처님 손바닥처럼 훤히 들여다 보인다. 손님들 서비스 경쟁이 지금처럼 치열할 때는 대중교통이라고 해도 소홀할 수 없는 법.

차 안 온도는 적당한지, 환경은 쾌적한지, 대합실 내 화장실은 깨끗한지, 혹 도착지까지의 여정에는 불편함이 없었는지, 시시콜콜 따지지 않으면 뒤쳐질 수밖에 없는 것도 고속버스의 숙명이다.

아무리 고유가시대라 해도 뛰는 대중교통 위 나는 자가운전시대 아니던가. 눈 높은 손님들 입맛 제대로 잡으려면 만족도 높은 친절마인드는 직원들의 몸과 마음에서 배어나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충남고속이 충남여객으로 불리던 시절 승무원수가 500여 명에 육박했던 시절도 있었다. 한때 우리나라 자가운전자 비율이 낮던 때는 고속버스가 그야말로 고속 버스였다.

하지만 요즘은 도로상황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데다 자가운전자들이 늘어나면서 버스도 성행하던 때를 벗어났다. 당시 충남여객이 지금의 금마, 한양 등의 버스회사로 분리되기 시작하면서 사업장 규모도 이전보다 훨씬 줄어들었다.


소규모로 여러 개의 사업장이 성행하다 보니 좀 더 빠르고, 신속하고, 편안하길 원하는 승객들의 욕구에 발맞춰 업계경쟁 또한 치열해졌다.

태안에서 천안이 기존 4시간 거리에서 2시간으로 단축됐다는 사실만 봐도 이 시대가 정말 고속화돼가고 있다는 게 가늠된다.

현재 13개 업소 기준 충남고속 고객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수는 총 352명. 하루 평균 태안을 들락거리는 버스가 어림잡아도 132대(편도기준). 장거리 3~4회는 기본이고 평균 5회 가량의 노선을 운전하는 승무원들에겐 기본 소양교육도 이젠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기사당 일일평균 운행길이 640km.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도 서비스시대다. 눈은 충혈 됐다 할지라도 온전한 미소만은 그르칠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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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고속 신규철(오른쪽에서 두 번째) 소장과 승무원들. 충남고속 신규철(오른쪽에서 두 번째) 소장과 승무원들. ⓒ 이미선


태안을 총괄하고 있는 신규철(53.오른쪽에서 두번째)소장은 이러한 친절교육만큼이나 공들이는 게 있다. 바로 안전띠 착용과 신호위반 등 승무원들의 기본기를 상기시키는 교통법규 준수교육이다. 매번 주의를 하지만 한번 크게 터지는 사고는 이러한 노력을 무색케 하기 마련이다.

"승무원들도 사람인지라 매번 달라지는 도로상황에 당황할 때가 많죠. 더욱이 요즘처럼 꽁꽁 언 도로 여건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잦다보니 기본기에 충실한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태안영업소의 고객감동 서비스 노력은 얼마 전 신설한 기름자가저장소 구축으로 더 탄력을 받았다.

"만약 달리던 버스에 기름이 없어 주유소를 들리게 되면 족히 30분은 더 소요가 된다고 봐야 합니다. 고속버스인지라 승객들이 도착지까지 빠르게 가길 원하기 때문에 출발지에서 기름을 채워 운행할 수 있도록 터미널 내 5만리터의 기름을 저장할 수 있는 저장소를 별도 두게 됐죠."

신 소장의 설명대로라면 자가저장소 운영은 꽤나 편리한 시설이지만 초기예산 투입과 운영경비가 만만치 않게 소요되다 보니, 전국적으로도 대전과 보령 외에 저장소를 설치한 영업소 는 많지 않다.

"한 가지 더 욕심을 내자면, 지금보다 더 빠른 고속버스 운영입니다. 이를 위해선 고속도로 노선 개편이 필요한데, 18일부터 세종 내포신도시도로의 개통과 맞물려 현 실정을 고려한 고속버스개편이 시급한 숙제입니다."

충남고속은 앞으로 더 바빠질 일이 많다. 매일 새벽 4시면 화장실을 청소하는 이의 손길이 닿는 곳곳이 터미널 내 차가운 온도를 온기로 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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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 내 표 발권을 책임지는 여승무원들. 매표소 내 표 발권을 책임지는 여승무원들. ⓒ 이미선


여름이면 시원함과 쾌적함을 찾는 인근 어르신들의 사랑방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태안을 처음 방문한 이들에게는 '관광태안'의 첫인상을 고스란히 담은 태안의 얼굴도 되고, 고향을 등지는 꿈 많은 청춘들에게는 하나의 징표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터미널에는 유독 수많은 약속과 사연이, 눈물과 웃음이 배어 특유의 공기를 만들고 있다. 손님 제각기의 사연을 실은 버스. 어쩐지 기차보다 더 애틋하고 좌석버스보다 향수가 더 짙게 드리운 고속버스가 좋다. 충남고속버스가 더 좋다.

'오늘도 무사히' 기도하는 소녀상이 그려져 있는 무사히는 늘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충남고속 전 승무원들을 위한 기도처럼 느껴진다.

뛰뛰빵빵 고속버스는 오늘도 쉬지 않고 고객들의 발이 돼 새벽 도로 위를 달린다.
#태안 #버스터미널 #충남고속 #승무원 #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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