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품 상주곶감에 반하다

[상주여행기1] 상주곶감축제장에 놀러가다

등록 2012.12.26 10:15수정 2012.12.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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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친구들과 곶감의 고장 상주에 잠시 다녀왔다. 예부터 벼슬 혹은 관직을 뜻하는 감은 제사상에 오르는 몇 안 되는 전통과일이다. 통상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나는 것이 세상만물의 이치인데 감만은 전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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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곶감축제 처마가 널린 감 ⓒ 김수종


감의 씨앗을 심으면 감나무가 나지 않고 대신 고욤나무가 자란다. 그래서 3~5년쯤 지났을 때 튼실한 감나무의 가지를 잘라서 이 고욤나무에 접을 붙여야 그 다음 해부터 감이 달린다. 그래서 선현들은 감나무를 통하여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다 사람이 아니라 가르치고 배워야만 비로소 사람이 된다는 뜻을 깨쳤다.


가르침을 받고 배우는 데는 생가지를 칼로 째서 접붙일 때처럼 아픔이 따른다. 그 아픔을 겪으며 선인의 예지를 체화할 때 비로소 하나의 인격체가 되는 것이다. 감나무는 아무리 커도 열매가 한 번도 열리지 않은 나무를 꺾어 보면 속에 검은 심이 없고, 감이 열린 나무는 검은 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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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곶감축제 상주곶감축제 홍보물 ⓒ 김수종


이것을 두고 부모가 자식을 낳고 키우는데 그 만큼 속이 상하였다하여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감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감은 씨가 8개여서 8도의 관찰사나 8도의 감사 벼슬을 뜻한다. 제사를 정성껏 모시는 후손 가운데 8도의 관찰사나 감사가 될 자손에 나오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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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곶감축제 750년 된 감나무 ⓒ 김수종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오랫동안 감을 제사상에 올렸다. 연말이 다가와 나는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곶감과 감식초를 저렴하게 사기 위해 여행을 겸해 상주로 갔다. 상주에서는 지난 22일부터 30일까지 외남면 곶감공원에서 '750년 된 하늘 아래 첫 감나무 이야기' 라는 주제로 '제2회 상주곶감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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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곶감축제 감락원센터 ⓒ 김수종


주요 행사는 당연히 홍시, 곶감, 감식초, 감고추장, 감 초콜릿, 곶감 쨈, 감말랭이 및 지역 특산물 판매와 조선시대 이래로 궁궐에 보내졌던 상주곶감 진상 재현행사, 상주곶감 가요제, 곶감 인형극 등 곶감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 등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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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곶감축제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곶감> 동화책 ⓒ 김수종


상주시 외남면은 농가의 60% 이상이 곶감을 생산하는 전국 최대 곶감 생산지로 지난 2005년 곶감특구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곳에는 국립산림과학원 유전자 인증 표시인 QR코드가 부착된 수령 750년 된 국내 최고령 하늘 아래 첫 감나무가 있고, 동화책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곶감>이란 이야기를 테마로 조성된 '상주곶감공원' 이 자리하고 있다.

'하늘아래 첫 감나무'는 국내 최고령 접목재배 감나무로서 선조들의 뛰어난 과학적 영농기술을 입증하는 자료로서 학술적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수확된 감은 상주곶감특구인 외남면 소은리에서 곶감으로 건조되어 유명백화점에 '하늘아래 첫 감나무 곶감'으로 개당 1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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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곶감축제 명품 상주곶감 ⓒ 김수종


곶감을 만드는 감은 대체로 껍질이 얇고 육질이 치밀하며 당분이 많은 품종이 좋다. 일반적으로 완숙하기 전에 채취한 떫은 감을 쓴다. 대규모 곶감 제조에 있어서는 유황훈증(硫黃燻蒸)을 하여 질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이것은 껍질을 벗긴 감을 유황으로 30∼40분간 훈증하여 햇볕을 쬔다. 그리고 통풍이 잘 되는 건조장으로 옮겨서 30∼38℃에서 4∼5일간 건조시키는 방법이다.

축제가 열리는 외남면 소은리 '상주곶감공원'은 한겨울에 행사가 열리는 관계로 주요 행사는 감락원센터 1층의 안내소와 홍보실 및 강당에서 진행되고, 2층에서는 감과 곶감 등을 홍보, 판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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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곶감축제 진상품 곶감 ⓒ 김수종


30여 군데 업체가 나와 지역에서 생산된 곶감과 감식초 등을 팔고 있어 나는 여러 곳을 둘러보고는 맛도 좋고 값도 저렴한 업체에서 곶감과 감식초를 구매하여 집으로 택배발송을 하고는 내외부를 조금 더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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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곶감축제 감식초 ⓒ 김수종


실내 공간이 상당히 커서 춥지 않게 내부를 살펴보면서 감도 보고 곶감도 맛볼 수 있어 좋았다. 상주시에서 나온 공무원들로부터 상주관광과 귀농에 대한 자료를 받았다. 아울러 감물을 들인 갈옷을 파는 매장, 감 깎는 기계를 파는 매장도 유심히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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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곶감축제 사과, 감을 깎는 기계 ⓒ 김수종


이어 야외에 설치된 주로 감 깎는 기계를 팔고 홍보하는 부스를 둘러보았고, 광장 옆에 있는 지역특산물 판매장에도 들러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들을 보았다. 사과와 콩, 땅콩, 김치 및 장조림, 산나물 등 볼거리와 살거리가 무척 많았다. 싸고 저렴한 것이 너무 많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땅콩을 조금 사는 것으로 만족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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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곶감축제 호랑이 조형물 ⓒ 김수종


추운 날씨임에도 호랑이 분장을 하고 안내를 하는 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여러 명 보이고, 곳곳에 있는 호랑이 형상도 있어, 정말 곶감이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생각을 하면서 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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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곶감축제 호랑이 분장을 한 안내원들 ⓒ 김수종


광장 뒤편 초가에는 장식으로 만든 곶감이 주렁주렁 달려있어 사진을 여러 장 찍어 왔다. 보기에 참 좋았다. 행사장 주변의 감나무에는 이제 감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까치밥이라도 구경을 하려고 이곳저곳을 누비다가 마을 입구까지 나와 까치밥이 달린 몇 개의 감나무를 발견하고는 사진촬영을 했다. 난 까치밥을 보면서 우리 선조들의 속 깊은 정신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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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곶감축제 까치밥 감 ⓒ 김수종


농가에서는 아직도 감을 포장하고 판매하는 일이 바쁜지, 몇몇 농가에서는 직접 전을 펴고는 상품 판매를 하면서 포장도 하고 곶감을 널고 말리고 있었다. 워낙 감나무가 많은 지역이라 그런지 곶감을 말리는 모습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어 무척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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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곶감축제 곶감을 말리는 기계 ⓒ 김수종


나는 마지막으로 마을을 전체적으로 조망을 하고는 행사장을 나와 점심을 먹기 위해 낙양동으로 갔다. 상주에서는 알아주는 복요리전문점인 '복터진집'으로 이동하여 맛있는 복수육전골로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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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곶감축제 상주에서 먹은 복요리 ⓒ 김수종


지역에서 나오는 천연탄산이 든 '은자골탁배기'로 목을 축여가며 버섯, 부추, 당근 등을 명이나물 위에 올린다음 적당하게 익은 복 살점을 조금 더해 쌈을 해서 먹었다. 짜장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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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막걸리 은자골탁배기 ⓒ 김수종


#상주곶감축제 #상주시 #750년 된 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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