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균형... '옥에 티'는 단연 윤창중"

[인수위 인선 분석] 김용준·박칼린 '깜짝' 인사... 야권 "감동은 없었다"

등록 2012.12.27 17:22수정 2012.12.2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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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봉'된 인수위 명단 윤창중 당선인 수석대변인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1차 인선안을 발표하기 위해 인선 명단이 든 봉투를 개봉하고 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인수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 부위원장으로 진영 정책위의장, 국민대통합위 위원장으로 한광옥 전 대표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 유성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7일 발표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선은 한 마디로 '깜짝 인사'였지만, '감동은 없었다'는 평가다. 박 당선인은 김용준(74) 전 헌법재판소장을 지난 대선 때 공동선대위원장에 발탁한 데 이어 다시 인수위원장으로 기용했다. 하마평에 오르내리지 않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박 당선인의 '깜짝 인사' 스타일이 그대로 유지됐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깜짝 인사'는 여기까지였다. 실무를 총괄하는 인수위 부위원장에 대선 공약을 입안했던 진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선임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는 잘 된 인선"이라는 게 중론이다.

인수위에 특별기구 형태로 설치될 국민대통합위원회와 청년특별위원회는 선거대책위 조직을 그대로 이식한 모습이다. 특히 김경재·김중태 등 대선 기간 막말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을 재기용한 것은 박 당선인이 강조한 '국민 대통합' 기조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의문을 남겼다.

김용준 '법치', 진영 '공약', 한광옥 '국민통합', 김상민 '청년'... 윤창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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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인선이 발표됐다. 사진 왼쪽부터 인수위원장으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진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청년특별위원장으로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으로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 수석부위원장으로 김경재 전 의원. ⓒ 오마이뉴스


박근혜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당사에서 윤창중 수석대변인을 통해 인수위원장 등 일부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박 당선인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에 김용준 전 헌재소장을 임명하고 부위원장에는 진영 정책위의장을 발탁했다.

윤 대변인은 김 전 소장의 임명에 대해 "당선인의 법치와 사회 안전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뒷받침하고 대통령직 인수위를 통해 새 정부가 원활하게 출범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영 정책위의장의 인수위 참여에 대해선 "인수위가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정책기조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공약의 우선순위와 실천 로드맵을 연계성 있게 통합조정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위에는 박 당선인의 국정기조인 국민대통합의 실천을 위한 국민대통합위원회와 실업문제 등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특별위원회가 설치됐다.

국민대통합위원장에는 한광옥 전 선대위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에는 김경재 전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대선 과정에 참여했던 인요한 연세대 교수, 윤주경 매헌기념사업회 이사, 김중태 전 서울대 민족주의비교연구회장도 국민대통합위 부위원장단에 포함됐다.

청년특위원장 역시 선대위 때 일했던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을 재기용했다. 청년특위 위원으로는 정현호 전 전국대학총학생회모임 집행의장,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 박칼린 '킥뮤지컬' 스튜디오 예술감독, 하지원 에코맘 코리아대표, 오신환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장, 이종식 채널A 기자가 임명됐다. 박칼린 감독의 경우 또 다른 '깜짝 인사'로 평가받을 수 있는 인사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장애인 출신의 헌재소장, 전직 민주당 대표, 민주화 운동 인사, 여성기업인 등이 인수위에 참여하면서 박 당선인이 강조했던 산업화 및 민주화 시대의 통합에 근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새로운 느낌은 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대부분 박근혜 선거 캠프에 참여했던 낯익은 얼굴들이고, 국민대통합과 관련해서 신선한 느낌은 없는 것 같다"며 "윤창중 인선 논란이 있어서 강도 높은 카드가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대안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도 "대체로 평이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당의 정책위의장을 등용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잘한 것 같다"면서도 "나머지 인선은 밋밋해서 감동이 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특히 "특위의 역할에 대해서 분명치 않다"며 "정부 인수·인계와 대통합의 연관성이 있나? 인수위 단계에서 대통합을 위한 특위를 만든 것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다"고 말했다. 대통합을 위한 기구는 선거 때 필요할 수 있지만, 대통령직 인수위 단계에서 위원회로 설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야권 "박 당선인 고뇌한 흔적 엿보여... 막말 김경재·김중태가 국민 통합?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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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선인의 대톨령직 인수위 청년특별위원으로 임명된 박칼린 킥뮤지컬스튜디오 예술감독이 지난 10월 19일 박근혜 당시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예술나무운동 발족식'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 권우성


야권은 박근혜 당선인의 인수위 주요인사 발표와 관련,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나름대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인사로 평가하고 박 당선인이 고뇌한 흔적이 엿보인다"며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원 모두 박 당선인이 국민에게 약속한 국민대통합시대, 100% 국민행복시대를 실현하는데 앞장서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또 "박 당선인이 2030세대의 고민과 불안,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48%의 국민을 고려해 국민대통합위원회와 청년특별위원회를 둔 것은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박 당선인이 1차 인선안 발표를 통해 선거기간 때와 마찬가지로 국민대통합을 다시 강조하고, 특히 우리 사회 고통 받는 청년문제의 해결 의지를 밝힌 것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인사의 경우 박 당선인이 내세우는 '국민 대통합'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정성호 대변인은 "대선시기에 극단적 언사를 일삼은 공로로 국민대통합위원회에 합류한 김경재 수석부위원장과 김중태 부위원장이 과연 48% 국민을 통합하는 데 얼마나 기여할 지는 의문이 든다"며 "윤창중 수석대변인은 단연 '옥에 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정미 대변인도 "비도덕적 가치관과 저열한 발언으로 국민분열과 상처를 불러일으킨 윤 대변인을 포함,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민가겠다'고 한 김경재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부엉이 귀신'으로 비유한 김중태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 등 막말, 극언 인사는 국민대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꼬집었다.
#인수위원회 #박근혜 당선인 #김용준 인수위원장 #국민대통합 #윤창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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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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