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만난 박근혜 "인수위는 차분하고 조용하게 할 것"

청와대서 50여분간 단독 회동... MB "추운데 빨리 들어 오시라" 환대

등록 2012.12.28 16:25수정 2012.12.2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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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악수를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기사 보강 : 28일 오후 6시 25분]

2007년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의 승자와 패자가 5년 뒤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으로 반갑게 조우했다.

3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은 회동을 위해 청와대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반갑게 맞았다. 청와대 현관에서 기다리던 이 대통령은 현관 앞에 도착해 하금열 대통령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의 영접을 받는 박 당선인을 향해 "추운데 빨리 들어와요. 환영해요"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박 당선인은 환하게 웃으며 "안녕하세요"라고 답하며 청와대로 들어가 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은 환담장에서 취재진을 위해 다시 한번 악수를 나눴고, 이 대통령이 "다시 한번 축하해요"라고 말하자 박 당선인은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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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청와대 백악실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단독 접견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두 현직·차기 대통령의 대화 첫 주제는 쪽방촌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건강은 괜찮아요? 선거 끝나고 다니는 거 보니까 건강은 괜찮아 보여요"라고 덕담했다. 박 당선인이 성탄절을 전후해 쪽방촌 등에서 봉사활동을 한 일을 얘기한 것. 박 당선인은 "쪽방촌을 방문했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쪽방촌 통로가 좁아보였다"고 말했고, 박 당선인은 "(통로를) 조금 늘려드려야 할 것 같다. 올해 유난히 추웠다. 몇 십년만의 추위라고 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다시 "50년 만의 추위라고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박 당선인은 퇴임을 앞둔 대통령에게 당부 사항을 내놨다. 박 당선인은 "선거 때 여기저기 다녀보면 경기가 침체돼 있고, 서민의 어려움이 많은 것을 봤다"며 "강추위 속에 전력수급 등 대통령께서 세심하게 신경 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안전, 재해문제 등"이라고 답했다.


박 당선인은 이어 "어제 인수위원장을 발표했고, 인수위 위원(인선)도 조만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며 "가능한 차분하고 조용하게, 그것이 국민들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민생예산 통과에 협조" - 이명박 "적극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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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청와대 백악실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단독 접견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이후 배석자 없이 50여 분간 단독으로 한 회동에서 박 당선인은 2013년도 정부 예산에 민생예산이 반영되도록 이 대통령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조윤선 인수위 대변인이 전했다.

조 대변인은 "박 당선인이 특히 강조한 것은 민생예산이었다며 (박 당선인은) '가장 시급한 민생을 해결하기 위해 민생예산이 통과되도록 대통령이 협조해달라'고 했다"면서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소한의 예산을 책정한만큼 이 예산이 통과돼야 우리가 국민들과 약속을 지킬 수 있으니 대통령과 정부가 협조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조 대변인은 전했다.

현재 예산안은 정부에서 국회로 넘어와 논의 중이며 이날 여야 예결위 간사가 큰 틀에서 주요 쟁점에 합의를 이룬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이행에 필요한 이른바 '박근혜 예산 6조 원'의 경우, 예산 편성과 국채발행 등을 통해 일부를 반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안에 대해 여야가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가운데 박 당선인이 이 대통령에게 협조를 요청한 것은, 여야가 정부안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반대 입장을 내는 등 비판적 입장 표명을 자제해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단독 회동에 대한 조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은 박 당선인이 민생예산 통과 협조를 요청했다는 데에 국한됐다. 그러나 회동 시간으로 볼 때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 대한 협조 요청과 약속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근혜 #이명박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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