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한광옥의 노동자 조문, 정책 전환 신호탄?

새누리당, "당선인과 논의 없어" 애써 의미 축소

등록 2012.12.31 21:17수정 2012.12.3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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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서용교·이종훈 의원 등이 31일 오후 4시께 한진중공업 최강서씨의 빈소를 방문했다. 조문에 반발하는 노조 관계자들의 반발로 자리에 앉지 못한 새누리당 인사들은 조문을 마치고 서서 유족에게 조의를 표한 후 5분여 뒤 자리를 떴다. ⓒ 정민규


박근혜 당선인의 대선 승리 뒤 줄을 이은 자살 노동자의 빈소를 새누리당이 조문, 집권 여당 노동 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장도 빈소 조문에 동행해 박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31일 오후 부산 영도구에 있는 한진중공업 노동자 고 최강서씨의 빈소를 찾은 이는 황우여 대표와 비서실장인 길정우 의원, 한광옥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장, 국회 환경노동위원인 이종훈·서용교 의원이다. 이들은 사전에 유족 측에 알리지 않고 와서 빈소에 있던 문상객들과 작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순전히 개인 자격의 조문이어서 사전 절차 없이 방문했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최근 잇따른 노동자들의 자살에 대해 어떤 반응도 나타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처음 당 대표와 인수위 핵심인사, 환노위원이 조문을 했다는 점에서 향후 정부와 집권 여당의 태도변화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종훈 의원은 박 당선인의 노동분야 대선 공약을 입안하기도 했다. 

특히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장은 앞으로 정리해고와 이로 인한 노동쟁의, 또 그 뒤로 이어지는 사측의 극단적인 손해배상소송 등의 노동 현안을 박근혜 정부의 국민대통합 과제로 설정할 가능성도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 28일 잇따른 노동자 자살에 대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노동자들을 위로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박근혜 당선인도 마음 아프게 생각하고 계시고 그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선인과 논의 없이 인간적 도리로 간 것"

그러나 이날 조문에 대해 "인간적인 도리로 간 것이다, 확대 해석을 말아달라"는 게 새누리당의 입장이다. 이날 황 대표 일행을 빈소로 안내한 서용교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당 대표와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장이 조문한 건 박근혜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 당선인 쪽과 논의한 게 전혀 없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당선인이나 당 차원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알리지 말고 조용히 다녀오자고 해서 그렇게 한 것이고 부산시당에도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광옥 위원장이 동행한 것에 대해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황 대표와 많이 친해진 모양이다, 그래서 황 대표가 같이 가자고 제의했고 한 위원장이 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황 대표와 한 위원장의 조문이 '박근혜 정부의 노동 정책은 이명박 정부와 크게 다를 것'이라고 해석되는 걸 극구 부인하고 있는 셈이다. 스스로 노동자 조문을 '개인 차원'으로 한정하고 있는 것은 이 일이 박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될 경우, 향후 박 당선인의 국정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새누리당 내에서는 '노동자들의 자살이 당선인과 무슨 상관이냐' '지금 노동자편을 들어주면 집권 기간 내내 끌려다니게 될 것'이라는 강경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 새누리당에선 이날의 조문에 대해 '괜한 짓을 했다'는 비판이 일 수도 있다.

그러나 황 대표에게 노동자 빈소 조문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노동계 출신 김성태 의원은 "보수 정당이 노동 문제에 대해 소홀하다는 기존 인식을 깨기 위한 변화의 몸부림으로 봐달라"고 이날 조문에 의미를 부여했다.
#노동자 #황우여 #한광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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