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오신 손님 촛불교회 목사님이 '울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송전탑 농성장에서 드리는 촛불교회 송구영신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변창기
2012년 12월 31일 월요일 밤. 세상은 온통 축제의 도가니였습니다. 아쉬운 마지막 날을 보내고 2013년 새해를 찬란히 떠오르는 태양과 맞기 위해서 전국의 해맞이 공원과 바닷가, 산 꼭대기는 몸살을 앓을 지경으로 초만원이었습니다.
그곳엔 멋지게 터지는 폭죽과 가수들의 신나는 음악이 있고 갖가지 행사도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그런 멋진 분위기가 연출되는 해맞이 공원에 가지 않았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울산에서도 간절곶, 울기공원, 주전, 해뜨는 곳으로 유명한 산꼭대기에는 다양한 해맞이 행사를 진행했지만 안 갔습니다. 아니, 갈 수가 없었지요.
남들은 해맞이 갈 때, 저는 철탑농성장으로 갔습니다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동변속기 만드는 공장에서 10여년 일을 했었는데 하청업체라는 이유로 3년여 전에 부당한 정리해고를 당해야 했습니다. 저와 같은 경우에 해당되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가 수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입니다만 정확한 통계를 알 수가 없습니다. 저처럼 정보를 알 수 있는 길을 모르는 이가 많기에 부당해도 부당함을 알지 못한 채로 자르면 잘리는가보다 하고 지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저보다 늦게 들어 갔으나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저보다 빨리 해고된 최병승씨. 그가 지금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 쪽 한 철탑에 천의봉씨와 올라간 지 2013년 새해 첫 날로 77일째가 됩니다. 저는 지난 2000년 7월 3일 현대차 울산공장 사내업체를 통해 입사하여 수동변속기에 배치되어 10여년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을 처리해 왔었습니다. 그러다 공정합리화 공사 바람을 타고 유급휴직이 주어지던 정규직과는 달리 비정규직 노동자는 모두 정리해고 되었습니다. 2010년 3월 중순경에 정리해고 되었으니 근 3년이 다 되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