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중소기업 살리려면 윤상규 인선 철회해야"

[인터뷰] 인수위 윤상규 청년특위위원 공정위에 제소한 박기성 디엔아이컨텐츠 대표

등록 2013.01.03 10:50수정 2013.01.0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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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대통령직 인수위 청년특별위원으로 선임된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가 부적절한 내부거래와 하도급 불공정거래 전력으로 자격 시비에 휩싸였다. 윤 대표가 재직한 네오위즈게임즈와 계약을 맺었던 디엔아이써프 박기성 대표가 2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자청해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져 온 하도급업체 불공정거래 실태를 고발, 인수위원으로 임명된 윤 대표의 자질을 문제 삼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 청년특별위원으로 선임된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가 부적절한 내부거래와 하도급 불공정거래 전력으로 자격 시비에 휩싸였다. 윤 대표가 재직한 네오위즈게임즈와 계약을 맺었던 디엔아이써프 박기성 대표가 2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자청해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져 온 하도급업체 불공정거래 실태를 고발, 인수위원으로 임명된 윤 대표의 자질을 문제 삼고 있다. ⓒ 남소연


박기성 디엔아이컨텐츠 대표는 2일 대통령직 인수위 산하 청년특위위원으로 임명된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의 자질 논란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정말 중소기업을 살릴 의지가 있다면 인선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3월 '매출인센티브 1%' 제한, '2000만 원 상한선' 등 네오위즈게임즈의 불공정 거래 계약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바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28일 윤상규 대표에 대해 하도급대금 늑장 지급 등 하도급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네오위즈게임즈와의 계약은 명백한 노예계약"이라며 "하도급업체를 발바닥의 때보다 못하게 여기는 사람들 때문에 눈물이 난다"고 성토했다.

하도급법 위반 행위는 박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운 경제적 약자 권익 보호에 위반된다는 지적이다. 박 당선인은 대선공약을 통해 "경제적 약자에게 확실하게 도움을 주는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겠다"면서 건설·IT분야 등의 하도급 불공정특약에 따른 중소사업자 피해방지를 내걸었다.

박 당선인은 대선을 앞둔 지난달 중소기업과의 간담회에서도 "불공정 하도급 관행으로 중소기업을 하는 여러분이 많이 힘들어하는 현실은 제대로 된 시장경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박 당선인이 내건 공약을 기업체 출신의 인수위원이 위반한 셈이다. 따라서 윤 대표의 인선은 박 당선인이 그동안 강조해온 경제민주화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다음은 박기성 대표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요지이다.

"하도급업체를 발바닥의 때보다 못하게 여기는 사람들"


- IT업계에서 계속 사업하려면 부담이 있을 텐데,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한 이유는?
"새로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중소기업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 같은 사람을 인수위 청년특위 위원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저로서는 납득이 안 된다. 너무나 불합리하다. 그런 사람이 인수위에 들어갔을 때 박 당선인의 공약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안타깝다. 지금까지는 공정위에 제소하고 결과만 기다렸지만, 이제는 용기를 내서 말하는 것이다."

a  대통령직 인수위 청년특별위원으로 선임된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가 부적절한 내부거래와 하도급 불공정거래 전력으로 자격 시비에 휩싸였다. 윤 대표가 재직한 네오위즈게임즈와 계약을 맺었던 디엔아이써프 박기성 대표가 2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자청해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져 온 하도급업체 불공정거래 실태를 고발, 인수위원으로 임명된 윤 대표의 자질을 문제 삼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 청년특별위원으로 선임된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가 부적절한 내부거래와 하도급 불공정거래 전력으로 자격 시비에 휩싸였다. 윤 대표가 재직한 네오위즈게임즈와 계약을 맺었던 디엔아이써프 박기성 대표가 2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자청해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져 온 하도급업체 불공정거래 실태를 고발, 인수위원으로 임명된 윤 대표의 자질을 문제 삼고 있다. ⓒ 남소연


- 지난해 12월 27일 윤상규 대표의 인수위 참여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
"그날 혼자 사무실에 있다가 뉴스를 보고, 나이를 먹었지만 눈물이 나더라.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 심지어 공정위 결정까지 영향을 미칠까봐 밤잠을 못 이뤘다. 게임사이트업계의 대기업으로서 저희 같은 하도급업체에 피도 눈물도 없이 부당한 계약을 강요하고, 여러 차례의 시정 요망도 철저히 무시했다. 손실은 하도급업체에 떠맡기고 이익은 독차지하던 악질 게임대기업의 대표가, 이 나라 청년들을 대표하여 대통령인수위원회의 중요한 업무를 담당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소시민이며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너무나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며 절망이었다."


- '불공정 거래'라면서 네오위즈게임즈와 계약 관계를 계속 유지한 이유가 뭔가?
"처음에 매출이 얼마가 될지 모르니까, 일단 그렇게 계약하고 향후에 조정하자고 했다. 네오위즈게임즈에 대한 납품이 우리 회사 영업이익의 80%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등한 거래관계는 애초에 기대할 수 없었다. 2003년부터 8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그 일을 해왔다. 설비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인력을 충원해오면서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웠지만 언젠가는 좋아지겠지 하고 기다렸다.

실제 그 뒤에 상한선을 3000만 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그래서 앞으로 더 나아지겠지 한 것이다. 그런데 다시 2000만 원으로 내렸다. 그래서 매출인센티브 인상은 관두고서라도 상한선만이라도 폐지해달라고 여러 차례 호소했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저희가 약자인데, 저쪽에서 마음에 안 들면 저희와의 거래를 끊어버리지 않겠나. 어쩔 수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게임 캐릭터 등에 대한 지적재산권이나 판매권이 모두 네오위즈게임즈에 있기 때문에 다른 회사와도 거래를 못한다. 그들이 그런 식으로 계약을 요구해왔다. 2003년 당시 IT 업계 상황이 그랬다."

- 지난 2011년 1월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계약기간 만료 3개월 전에 그 계약의 해지·변경이 있을 시에는 미리 서면으로 통보하고 협의하는 것이 계약 내용이었다. 그러나 2011년 1월 중순에 아무런 이유 없이 더 이상 납품을 받지 않으니 2010년 12월로 업무를 종료하자는 전화를 네오위즈게임즈의 이사로부터 받았다. 전화상으로는 네오위즈게임즈의 부서에서 업무를 할 것이라고 했지만, 후에 공정위를 통해 알아보니, 계열사인 네오위즈인터넷으로 저희 업무가 넘어갔더라.

부당하게 계약을 해지했던 2010년 12월은 계열사인 네오위즈인터넷이 우회 상장을 하고 네오위즈의 주요 경영진이 대표로 취임하던 시기였다. 이는 새로운 주요 멤버의 대표이사 취임에 맞추어 일감을 몰아주고, 매출액을 부풀려 주기 위한 조치로 밖에 볼 수 없다. 더군다나 그 당시 네오위즈인터넷은 우리가 했던 캐릭터 업무를 12~14%의 인센티브로 여전히 타 업체들에 하도급을 주고 있었다. 대기업이 자기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하도급업체가 오랜 시간 성실히 해온 업무를 빼앗아 가는 행위는 '동반성장'이나 '상생'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부끄러운 추악한 위법행위다."

"네오위즈게임즈 주가 상한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인수위인가?"

- 네오위즈게임즈와의 계약 해지 이후 회사는 어떤 상황인가?
"불공정 거래 계약으로 인한 경영상 압박에도 불구하고 저희 직원들과 하나가 되어 묵묵히 시설투자를 하며 성실하게 한 번의 클레임 없이 업무를 수행했다. 언젠가 잘못된 불공정 거래가 시정될 테니 조금만 참아내자고 독려하며 직원들과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했다. 어려운 가운데도, 네오위즈의 저희 캐릭터 매출이 200%이상 신장하는 것을 보며, 보람도 느끼고, 불공정한 1%인센티브 계약과 유례없는 상한선 계약이 시정되기만을 고대했다. 함께 고생하는 직원들의 급여를 조금이라도 올려줄 수 있고, 경영상 떠안고 있던 부채를 이제야 갚을 날이 다 왔다고... 희망을 품었을 때, 네오위즈게임즈는 부당하게 거래를 끊어버렸다.

그 후 겪은 고통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공정위에 신고하는 것 외에는 이 사회 어디에도 호소할 곳이 없었다. 지난해 9월까지 경제적 압박으로 직원들을 하나 둘 떠나보내면서도, 남아 있던 직원들의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하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 대부업계 등으로부터 살인적인 이자를 감당하며 2억 원의 빚을 더 지게 되었다. 지금도 그 이자로 매달 700만 원을 지급하며, 어떻게 하루하루를 견디는지 모르겠다. 눈앞이 캄캄해 자살하고 싶다는 충동을 수없이 느끼곤 했다."

- 윤상규 대표는 인수위에 경제 관련 업무가 아닌 청년특위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인데.
"나이는 저보다 한 살 어린 청년이다. 그러나 하도급업체를 희생양 삼아 자신들은 수백억의 재산을 축적하며 타워팰리스에서 귀족같이 살아가고, 저희 같은 약자에게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떠안긴 채 길거리로 내모는 당사자들이 언제까지 이 사회에서 대접받고 당당하게 살아가야 하나. 성공한 청년 사업가? 사업에 성공한 것만 보자면 지금 대기업 CEO들은 전부 인수위원에 임명해야 한다. 사업에 성공했다고 해도 어떤 방식으로 성공했는지 봐야 한다. 저희 같은 중소기업, 자기들의 성공에 기여했던 협력업체를 짓밟고 성공한 것을 청년의 대표라고 할 수 있나?

하도급업체를 발바닥의 때보다 못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눈물이 난다. 청년의 대표도 아니지만 경제민주화도 아니다. 전혀 아닌 사람을 인수위원으로 임명한 것은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에 반하는 것이다. 윤상규 대표가 인수위 청년특위에 지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네오위즈게임즈 주가가 상한가를 쳤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인수위이고, 누구를 위한 인선인가?"

- 새누리당과 박 당선인 측은 윤상규 대표 등에 대해 '공직 인선'이 아니라고 했는데.
"인수위는 새로운 정부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기존 대통령 업무를 인수하는 것 아닌가. 인수위에 참여하는 게 공직이 아니면 뭐가 공직인가. 그건 말장난에 불과하다. 윤상규 대표를 인수위에 참여시킬 게 아니라 불공정 거래 관행을 척결하는 게 더 중요한 것 아닌가. 그런 사람을 인수위에 참여시키는 것은 정말 우리보고 외국으로 떠나라는 얘기밖에 더 되나. 너무 가슴이 아프고 어디서 얘기할 때도 없다."

- 현재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가?
"네오위즈게임즈가 일체 대응을 안 하고 우리를 무시하는 것은 언젠가는 우리가 포기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가 빨리 해결되어야 한다. 제대로 된 공정위라면 이런 문제점을 바로 잡아주겠지 했던 기대도 이미 무너졌다. 이런 거래가 대등한 관계에서 맺은 계약이냐부터 살펴봐야지, 상호 간 체결한 계약 사실만 얘기한다면 공정위가 왜 필요한 것인가?

공정위의 시정명령은 나왔지만, 그것만으로는 저희가 겪은 부당함과 고통의 천분의 일도 해결될 수 없다. 저희와 같이 대기업에 희생당하고 부당하게 몰락해 가는 하도급업체와 서민들은 어떻게 살아야 한단 말인가? 이렇게 중소기업이 협력하여 이룩한 성장의 과실을 대기업만이 독차지함으로써 중소기업이 설 땅을 잃게 하는 네오위즈의 일련의 행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노력한다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도 명백히 반하는 것이다. 박 당선인이 정말 중소기업을 살릴 의지가 있다면 윤성규 대표에 대한 인선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공정거래위원회 #윤상규 청년특위위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네오위즈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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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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