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희망하기를 희망한다

다시 출발한 희망버스

등록 2013.01.06 20:55수정 2013.01.0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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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유명인이 자살했다는 소식에 SNS와 인터넷 포털사이트 메인뉴스는 그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박근혜가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후, 노동자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일부 SNS와 신문을 제외하고는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게 다 이명박근혜 때문이다" 라고는 안 한다. 그들에게 책임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들만의 잘못도 아니다. 이명박도 노무현도 김대중, 김영삼도 노태우, 전두환 그리고 박정희, 이승만까지 그들 모두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한 사람이 잘못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보기에는 - 최근 몇 년간 뉴스에서 나오거나 나오지 않았던 스스로 목숨을 거두는 사람들이 - 너무 오래도록 지속된 일이다. 쌍용차에서만 23명이 하늘나라로 가지 않았나.

사람이 자살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정권교체에 실패했다는 건 그 사람들에게는 목숨줄 같았던 희망의 끈, 간당간당하게 끊어질락 말막 했던 그 끈이 결국에는 끊어져 버린 것과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다.

유명인의 죽음에 가지는 관심 반의반만이라도 최근 죽은 노동자들에 관한 기사를 한 번이라도 클릭해서 읽어보는 관심이 필요하다. 유난히도 추운 올해 겨울, 누구를 위해 철탑에 올라가서 -고의적으로 전기도 차단된, 얼음보다 차가운 곳에서- 또 언제 죽을지 모를 사람들에게, 하지만 아직은 희망을 품고 봄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관심을 주는 것 그리 어려운 일 아니다. 저 철탑 위에 올라간 사람들은 자신들의 부귀영화를 위해 올라간 게 아니다. 우리를 위해 대신 올라간 거다.

희망 버스가 다시 출발했다. 희망 버스가 진짜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자도 중요하고, 국회의원들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국민의 관심이다.
죽음의 대기표를 받고 있는 그들이 희망하기를 희망한다.
#희망버스 #자살 #박근혜 #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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