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동자 자살시도, 정치적 이용 자제하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노조 간 갈등' 부각한 언론 보도에 반박

등록 2013.01.10 13:54수정 2013.01.1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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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자살을 시도한 유아무개씨와 관련해 '노조 간 갈등'에서 원인을 찾는 보도가 나오는 등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총연맹 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지부장 김정우)는 "유씨 문제의 책임소재 공방은 (쌍용차)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될뿐더러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반박에 나섰다.

 2012년 9월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청문회에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우 지부장, 한상균 전 지부장, 이유일 쌍용차 대표이사, 류재완 쌍용차 상무 등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12년 9월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청문회에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우 지부장, 한상균 전 지부장, 이유일 쌍용차 대표이사, 류재완 쌍용차 상무 등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권우성

쌍용차지부는 10일 입장문을 내 "유 조합원의 유서 내용을 보면 죽음으로 현실의 고통을 탈피하고자 하는 힘 없는 노동자의 비통함과 안타까움이 담겨 있다"며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현실을 도피하려는 악순환을 끊는 조치가 우선이나 유씨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쌍용차 기업노조(위원장 김규한)는 "쌍용차지부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며 지난 8일 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유씨의 유서 일부를 공개했다. 2009년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직원들은 사측에 가까운 노조를 새로 만들었다. 쌍용차지부는 해고자들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서에는 무잔업과 불규칙한 급여 지급으로 생활이 어렵고, 2004년 매각 이후로 쌍용차를 적절하게 지원하지 않은 정부를 원망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유씨는 여기에 해고자 동료들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신차 출시 시장이나 모터쇼에서 시위를 해 회사 영업을 방해하는 것은 통탄스럽고 가슴 아프다"고 털어놨다.

"고통 헤아리지 못한 채 본질 왜곡"

쌍용차지부는 "유서 내용의 일부만 갖고 일부 언론이 (두 노조의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며 "유 조합원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한 채 문제의 본질을 심각히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이 사실관계를 왜곡했다는 기업노조에게도 "분명하게 밝히지만 지부는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기업노조가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고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이번 문제와 더불어 쌍용차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의 모든 책임은 우리 노동자가 아닌 쌍용차 자본과 경영진에 있다"며 "노-노 갈등과 반목을 조장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될뿐더러 원치도 않는다"고 밝혔다.


쌍용차지부는 "23명의 노동자와 가족의 죽음을 목격한 만큼 '더 이상 죽음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다"며 뇌사 상태인 유씨의 쾌유를 기원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국정조사 실시 등을 요구하며 11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쌍용차 #정리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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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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