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뿌연 날씨, 안개·박무·연무 중 무엇 때문?

입자·습도·시정에 따라 분류 달라져... 14일 전국 대부분 '연무' 발생

등록 2013.01.15 10:25수정 2013.01.1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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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 온케이웨더㈜


지난 주말인 12일(4.2℃)과 13일(3.3℃) 서울은 한낮에 영상권 날씨를 보이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한파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였다. 모처럼 찾아온 포근한 날씨로 바깥활동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았지만 희뿌연 대기로 인해 시정(視程)이 다소 답답한 게 아쉬웠다.

14일(오전 9시 기준)도 천안 150m, 안동 200m, 춘천 400m 등으로 가시거리(可視距離)가 무척 짧았다. 이 지역 출근길에 나섰던 사람들은 앞이 보이지 않아 통행에 불편함을 겪기도 했다. 그 밖의 내륙지역에서도 박무나 연무가 낀 곳이 많았다. 이날 낮 동안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보다 2~3배가량 높아 뿌연 하늘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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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안개를 설명한 개념도 ⓒ 기상청


기상청 관계자는 14일 "서울의 경우 지난 주말(12일) 새벽 눈이 내리고 난 뒤 아침에 박무 현상을 보이다가 기온이 점차 오르면서 정오 무렵부터는 연무 현상이 나타났다. 이후 3일 동안 낮에 연무 현상이 나타나면서 뿌연 하늘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14일(월) 오후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연무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안정된 고기압권 하에서 공기가 확산되지 못하고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평상시보다 다소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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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지점별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 (2013년 1월 14일 오후 2시) ⓒ 기상청


기상청 예보관계자는 14일 "지난 주말(12일) 서쪽에서 이동해온 온난한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기온분포를 보이고 있다"며 "그동안 영하의 날씨로 얼어붙었던 눈이 녹으면서 대기 중에 풍부한 수증기가 공급되고 밤사이 복사냉각까지 더해지면서 13일(일)과 14일(월) 전국 곳곳에 짙은 안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15일(화) 아침~낮 사이에도 옅은 안개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으며 서해안과 내륙 일부지역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다소 높게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최근 계속된 안개, 연무, 박무 현상은 16일(수) 낮부터 점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서산지역엔 옅은 안개인 박무가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서울은 현재 연무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라는 기상캐스터의 멘트가 2~3일전부터 자주 흘러나오고 있다. 안개(fog)는 자주 들어서 익숙하지만 박무(mist)와 연무(haze)는 다소 생소한 단어다. 과연 이들은 어떤 관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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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박무·연무 아이콘 ⓒ 기상청

안개, 박무, 연무는 시정을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정인지, 주요 입자가 어떤 것인지에 따라 다르다. 일단 수평시정이 1km 미만이면 '안개', 그 이상이면 '박무'와 '연무'로 구분하며 각각의 기상현상을 다음과 같은 아이콘으로 표현한다.

주로 어떤 입자로 인해 기상현상이 나타나는 지에 따라서도 나눌 수 있다. 안개와 박무는 물 현상, 연무는 먼지 현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상대습도 75% 이상, 시정 1km 미만이면 안개로 정의내리며 박무는 안개와 상대습도 기준은 같지만 시정이 1km 이상 10km 미만일 때를 가리킨다.

이에 반해 연무는 상대습도 75% 미만으로 습기나 먼지 등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기상 현상이며 시정은 1~10km로 박무와 같다. 연무는 대개 습도가 낮으면서 대기 중 연기·먼지 등 건조하고 미세한 입자가 떠 있어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화산의 분출물이나 바람에 날린 먼지·황사 등 천연 먼지가 공기와 섞이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도시나 공업 지대 등에서는 공장이나 주택 등으로부터 나오는 연기나 자동차의 배기가스 등 인간 활동에 따라 발생하는 인공 오염 물질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연무를 구성하는 입자들은 1㎛(마이크로미터=m의 백만분의 1) 이하로 최대 18㎛인 황사보다 훨씬 작아 폐의 가장 깊은 곳까지 침투해 더 위험한 요소로 여겨진다.

한편, 연무는 일 년 내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수증기로 인해 봄, 가을, 일교차가 심할 때 나타나는 안개로 착각하면 곤란하다.
덧붙이는 글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안개 #박무 #연무 #기상청 #미세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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