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같이 출세 지향적 '얌체'가 수장돼선 안돼"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증언 이어져... 법원본부, 설문조사 결과 5시 발표

등록 2013.01.17 15:27수정 2013.01.1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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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과 법조계로부터 연일 뭇매를 맞으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근무할 당시 '권위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법원 내부의 증언이 나왔다.

특히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옛 법원노조)는 법원공무원과 판사 등 사법부 구성원들로부터 27년간 법관으로 재직(헌법재판관 제외)했던 이동흡 후보자에 대한 제보를 취합한 결과를 17일 오후 발표할 예정인데, 임명 반대 성명이 포함될 것으로 보여 이동흡 후보자로서는 사면초가에 휩싸이게 됐다.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는 지난 14일 법원공무원 A씨가 올린 글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이동흡 후보자는 1998년~2000년 대전고법 부장판사로 근무했는데 그 당시의 증언이다.

법원공무원 A씨는 코트넷에 "그때 당신은 재판 들어가기 전에 양팔을 벌렸고, 물론 재판이 끝나고 돌아와서도 여비서 앞에서 양팔을 벌렸다"며 "부속실 직원들은 당신의 법복을 입혀주거나 벗겨주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코트넷에 글쓴 공무원 "당시 대전법원에서는 유명한 일화"

기자가 17일 전화를 걸어 사실관계를 확인하자, 법원공무원 A씨는 "내 글에 사실이라는 직원들의 댓글도 있다, 이건 당시 대전법원에서는 유명한 일화다"라고 말했다.

A씨는 또 코트넷에 "당신은 왕처럼 생활했지만 토요일에는 반드시 귀경하는 주말부부였다, 당신은 직원(운전기사)에게 승용차를 운전하게 해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소 앞에서 차를 넘겨받았다"며 "그곳은 택시를 타기도 여의치 않고, (대전) 유성까지 가서 버스를 타야하기 때문에 운전기사는 30분 가까이 위험한 도로를 걸어서 돌아와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신은 그 직원의 심정을 생각해 보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서도 그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동흡 부장판사는 시내 운전을 귀찮아했다, 그래서 운전기사와 함께 관용차를 타고 가다가 톨게이트에서 운전기사를 내리게 한, 정말 황당한 사건이다, 이 후보자가 반박을 못할 것이다"라고 사실임을 강조했다.

A씨는 특히 "14년 전 법원의 분위기에서는 당시 이동흡 부장판사의 언행을 일부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지만, 고(故) 한기택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같이 관용차를 1미터도 안 타신 그런 청렴하고 소신있는 분들이 고위직이 돼야지, 이동흡 후보와 같이 출세 지향적이고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얌체가 최고사법기관의 수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일 뿐"이라고 글을 올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사회제도의 근간으로서 '헌법의 해석기준'을 세우는 막중한 소임을 가진 헌법재판소장은 티 없는 청빈함과 훌륭한 인품이 요구되는데, 도덕성이라든가 기본적으로 인품이 안 된 사람이 최고 수장에 올라가면 헌법재판소는 물론 나라의 기강이 무너지기 때문에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개 법원공무원일 뿐인데, 개인적으로 이동흡 후보자에게 유감이 있거나 감정이 있어 코트넷에 글을 올린 건 절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동흡 내정자, 보수-진보 떠나 자질 너무나 부족"

옛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 위원장을 지낸 법원공무원 B씨는 코트넷에 "헌법재판소는 국민 기본권 보호의 최후 보루이며, 궁극적으로 행정부와 입법부의 권력을 모두 통제할 수 있는 마지막 기관이고, 헌재소장은 관행적으로 사실상 8명 재판관들의 평의를 이끌어가는 강력하고 중요한 힘을 갖는다"며 "그러나 이동흡 내정자는 보수이든 진보이든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재판기관의 수장으로서의 자질이 너무나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B씨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보다는 국가권력을 우선시 하는 판결을 주로 해왔고,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다수의 행동들을 해온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내정자에 대해 법원노조는 빠른 시일 내에 모든 사법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지명철회 서명운동을 실시해 그 결과를 국회 인사청문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옛 법원노조) 역시 지난 15일 전국 법원공무원과 전국 법원 판사들에게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제보를 받습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제보 수집에 나섰다.

이에 법원본부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이동흡 후보자에 대한 '법원 재직 시 여러 가지 행적'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제보 내용은 오는 21~22일 양일간 진행되는 국회 인사청문회에 자료로 각 정당에 제출해 이동흡 후보자가 헌법재판소장으로서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자료로 쓰여지게 된다는 게 법원본부의 설명이다.

법원본부는 "헌법재판소는 법원과 함께 대한민국의 사회정의를 지켜내야 하는 중요한 기관"이라며 "1978년부터 2006년까지 법관으로 재직한 이동흡 후보자에 대해서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그룹은 사법부 구성원들이라고 판단해 제보를 받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법원본부는 전국 법원 판사들을 포함한 사법부 구성원들의 이동흡 후보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17일 오후 5시경 발표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이동흡 #법원공무원 #헌법재판관 #법원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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