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관리 궁금해요? 책상 정리부터 하세요"

[찜! e시민기자] 가정경제전문가 이지영 시민기자

등록 2013.01.19 20:54수정 2013.01.3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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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찜! e시민기자'는 한 주간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린 시민기자 중 인상적인 사람을 찾아 짧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인상적'이라는 게 무슨 말이냐고요? 편집부를 울리거나 웃기거나 열 받게(?) 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편집부의 뇌리에 '쏘옥' 들어오는 게 인상적인 겁니다. 꼭 기사를 잘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경력이 독특하거나 열정이 있거나... 여하튼 뭐든 눈에 들면 편집부는 바로 '찜' 합니다. 올해부터 '찜! e시민기자'로 선정된 시민기자에게는 오마이북에서 나온 책 한 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편집자말]
"22조짜리 4대강 사업은 총체적 부실" 같은 뉴스를 보면 22조 원이 도대체 얼마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이 돈은 그냥 숫자에 불과할 뿐, 현실감이 없다. 그러나 백화점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입어보다가 가격을 물어보니 79만9천 원이란다. 세상에 무슨 옷이 천 원 빠진 80만 원이래. 눈이 휘둥그러지게 놀라서 입던 옷을 살짝 벗어놓고, 바쁜 척하며 백화점을 빠져나온다. 내 한 달 치 월급이 얼마인데 저런 옷을 사 입나.


온몸으로 체험하는 돈과 현실감 없는 돈에 괴리감을 느끼는 것은 나뿐일까. 나처럼 불편한 독자가 있다면 이 시민기자의 기사를 읽어보길 권한다. 하우스푸어, 복리예금, 마이너스 통장 등 실생활에 직접 연관된 돈이지만 4대강 사업비 22조마냥 현실감 없던 돈도 명쾌하게 일깨워줄 것이다.

이번 주 찜e시민기자는 '똑똑한 생활경제'를 연재하는 이지영 시민기자다. 지금부터 그녀와의 지면인터뷰를 통해 똑순이 그녀를 만나보자.

☞ 이지영 시민기자가 쓴 기사 보러가기

 '똑똑한 생활경제' 이지영 시민기자
'똑똑한 생활경제' 이지영 시민기자이지영

- <오마이뉴스> 독자에게 이지영 기자님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경제에도 여러 분야가 있죠. 저는 가정경제전문가라고 소개할 수 있겠습니다. 강의와 1:1 개별 상담을 통해 가정경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찾고 그 해결방법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가정경제에 관한 칼럼이나 책도 쓰고 있고요. 처음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쓴 것이 2008년 3월이니 벌써 5년이 넘었네요. 같이 일하던 분이 시민기자로 활동 중이어서 그분의 권유로 시작했죠. 그동안 썼던 칼럼 내용이 괜찮았는지 고맙게도 <오마이뉴스>에서 '똑똑한 생활경제' 코너를 만들어 주셔서 2011년부터 고정적으로 연재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아울러 본인은 어떤 기사들을 읽는지도 알려주세요.
"부동산 기사에 사람들의 반응이 가장 커요. '집값 오르면 괜찮아 지겠지...최악의 시나리오'라는 기사는 송고하면서 너무 상식적인 이야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쓴 기사 중에서 가장 조회 수와 점수도 높았고, 그 기사를 보고 상담을 신청하시는 분이 있을 정도였어요. 얼마 전에 쓴 '당신이 매긴 집값 당신 같으면 사겠습니까?'라는 기사는 댓글 논쟁도 격렬했고 칭찬과 비난의 쪽지를 함께 받기도 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매일 꼭 챙겨보죠. 그중에서 미국통신원 강인규님 칼럼을 챙겨봅니다. 칼럼의 문제의식에 공감이 많이 가더라고요. 그분의 시각이나 열린 사고에 배울 점이 많습니다.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이슈 털어주는 남자> 김종배님 방송도 빠지지 않고 듣고요."

- '똑똑한 생활경제'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기억에 남는 독자가 있다면.
"기사를 보고 전화를 두 번씩이나 해 주신 분이 계세요. 너무 도움되는 내용이라고 이런 걸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면서요. 같은 서울에 살고 있다면 밥이라도 대접하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오히려 고마웠죠. 이런 정직한 기사를 써 줘서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쪽지 보내주신 분도 있고요. 이 자리를 빌려 제 기사에 관심을 두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문제를 제기하는 독자도 있을 텐데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그래서 기사를 쓸 때 굉장히 조심합니다. 제 주장이 아니라 명백한 사실 위주로 쓰려고 합니다. 인용하는 주장이나 이론은 출처를 분명히 밝혀서 오해가 없도록 하죠. 그럼에도 기사의 내용이 본인의 이익과 상충한다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고 드물게 직접 전화나 메일로 항의하시기도 합니다. 이해를 못 하는 바는 아닙니다. 항의가 있을 때는 기사 중에 팩트가 아닌 점이 있다면 그것만 항의해 달라고 합니다. 그럼 대부분 항의를 못하시죠. ^^"

- 생활경제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하시는데, 기자님은 어떻게 돈을 관리하시나요?
"지금 가정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하우스푸어와 위험한 금융소비입니다. 돈을 더 불리려고 가입했던 보험, 펀드, 주식 등 각종 금융상품 오히려 살림살이를 더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심지어는 적금이나 예금도 그렇습니다. 적금 넣는다고 부족한 생활비 충당하느라 마이너스통장에 손대는 분들도 많습니다.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을 많다고 돈을 잘 관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많이 아는 게 독이 되기도 합니다. 돈 관리의 가장 우선순위는 우리 집이 얼마를 버는지, 어디에 얼마를 쓰는지 아는 겁니다.

또 하나 원칙은 내 돈으로 쓰는 겁니다. 자동차나 명품백도 맘만 먹으면 돈 없이 바로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신용이라는 이름의 부채 덕분이죠. 빚으로 살고 그 빚을 갚은 삶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욕구를 미루더라도 내 돈으로 해결한다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할부이자 내며 살지도 모릅니다. 제가 하는 돈 관리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일 년 예산을 세우고, 그 한도 내에서 쓰고 있는지 가계부를 쓰며 점검합니다. 매월 1일 한 달 생활비를 통장에 채워놓은 채 시작합니다. 돈 모으기는 적금과 예금으로 합니다. 살다 보면 갑자기 돈 쓸 일이 있으니 이때를 위해 석 달 치 생활비를 비상금으로 갖고 있습니다."

"기사로 작지만 목소리를 세상에 낼 수 있어 기뻐"

 '똑똑한 생활경제' 이지영 시민기자
'똑똑한 생활경제' 이지영 시민기자이지영



-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기삿거리를 늘 발굴해야 하기 때문에 일상을 바라보는 제 시선이 좀 더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대화나 생각에도 좀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그러면서 제 스스로도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아지기도 합니다. 이런 내용은 사람들에게 꼭 알리고 싶다는 의무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기사를 통해 작지만 제 목소리를 세상에 낼 수 있다는 것이 기쁘기도 합니다."

- 지인의 반응은 어떤지요?
"시민기자이고 정기적으로 칼럼 쓴다고 하면 다들 놀라더라구요. 얼마 전 수강한 강좌에서 자기소개 시간에 <오마이뉴스>에 고정칼럼을 쓴다고 하니 저를 보는 눈빛이 달라지더군요. ^^ 한 번은 지인이 이런 기사를 봤다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쓴 기사였어요. 그래서 그거 내가 썼다고 하니까 깜짝 놀라더라구요. 저도 제 기사가 많은 사람들이 읽어본다 생각하니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 최근 책도 출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잠깐 소개해 주세요.

"많은 전문가나 재테크 책을 보면 '절약해라, 저축해라, 정보를 알아라, 공부해라, 통장에 가입해라, 투자해라'라고 말합니다. 마치 돈 문제가 개인이 뭘 잘 몰라서, 돈을 헤프게 써서 생긴 것처럼 이구동성으로 주장하는데 이건 잘못된 진단입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껴 쓰는 데 늘 쪼들리고 있다며 답답해합니다. 그 이유는 돈에 대해 합리적이기보다는 내 마음, 즉 심리에 더 휘둘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돈에 대한 착각이나 오류를 갖게 되고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내 돈을 손해 보는 행동을 반복합니다.

직업상 사람들의 살림살이를 들여다보면서 이런 오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돈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행동이 무엇인지 알고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심리계좌 '돈에 대한 5가지 착각'>(살림BIZ)이라는 책을 출간했지요. 재테크가 돈을 불리기는커녕 오히려 살림살이를 위태롭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동산, 주식, 펀드, 보험 어느 것 하나 살림에 도움이 되고 있지 못합니다. 장기불황이 예고되는 지금 더 나빠지기 전에 우리집 경제상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해결책이 무엇인지를 책 속에서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 2013년 계획이 있다면, 또 <오마이뉴스>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책을 출간했기 때문에 가정경제전문가라는 타이틀에 좀 더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똑똑한 생활경제'도 더 다양한 내용을 보여 드리고 싶고 이를 위해 경제나 인문분야를 더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오마이뉴스> 역할이 더 중요해 지리라 생각합니다. 가정경제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먹고 사는 것인데 여기에 해당하는 이슈들이 많습니다. 특히 전기, 수도, 철도, 의료 같은 각종 공공영역의 민영화입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독자들이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시민기자가 되려는 기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식이나 정보를 단순 제공하는 거라면 그건 독자가 인터넷 검색만 해도 해결할 수가 있습니다. 기사를 쓰는 것은 일상이나 단순한 현상에서 중요한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기사화해서 사람들과 공감을 나누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재미있고 보람도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내가 사람과 세상에 대해 더 넓고 깊은 생각을 가지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시민기자가 된다는 것은 참 매력적입니다. 글쓰기 실력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도 덤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겠죠."

- 진짜 아끼는 지인에게만 해 주는 돈 관리 비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사심이 좀 들어간 질문이긴 하지만...).
"기술적인 방법은 좀 전에 설명한 내용이 핵심입니다. 예산을 세우고, 가계부를 쓰면서 확인하고, 빚 지지 않고 내 돈 갖고 쓰고, 비상금을 만들라는 것이죠. 돈 관리 방법은 단순해야 합니다. 그래야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죠. 통장만 잔뜩 만들면 뭐합니까? 실천하지 못하면 다 헛일이죠. 사람들에게 돈 관리 하라고 하면 '문제가 좀 정리되면 할래요', '돈 관리에 신경 쓸 여유가 없어요'라며 회피하지요.

가장 안타까운 것이 사람들은 문제가 커질 만큼 커져, 더 이상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돼야 돈 관리의 절박함을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돈 관리는 깨끗이 정리된 책상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어질러진 책상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미루면 미룰수록 그 해결이 더욱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돈 관리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면 문제가 정리되고 해결된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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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자유를 꿈꾸는 철없는 남편과 듬직한 큰아들, 귀요미 막내 아들... 남자 셋과 사는 줌마. 늘, 건강한 감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 남자들 틈바구니 속에서 수련하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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