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산 해운대구 모 아파트에서 35세 여성 김아무개씨가 사망한 지 8개월 만에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김씨가 방 안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법원 집행관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방안에는 피워진 착화탄이 있었고 세상을 비관하는 유서가 있었다. 경찰은 외부침입이나 타살흔적이 없어 김씨가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15년 전 가출해 특별한 직업 없이 혼자 살아왔고 이웃의 왕래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6일에는 부산 남부민동 한 주택 보일러실에서 50대 남성 김아무개씨의 유골이 발견됐다. 발견 당시 김씨는 피부조직이 모두 부패해 뼈만 남은 상태였고 바닥에 누운 상태였다. 경찰은 일용직을 전전하며 홀로 지낸 김씨가 보일러실 천장에 전깃줄을 매달아 목을 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집 안에 있는 달력이 2006년 11월로 펼쳐진 것을 보고 죽은 지 6년이 지난 것으로 추정했다.
모두의 축복 속에서 태어났을 그들은 차가운 집 안에서 홀로 죽었다. 꽃 피고 열매 맺는 성장의 계절에 독가스를 마시며 외롭게 죽었고, 목이 조여와 숨이 턱턱 막히는 고통 속에서 숨이 끊어졌다. 이후 여러 계절을 거치는 동안 그들의 죽음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외로운 그들이었다.
1인 가구 기하급수적 증가... 매년 1000여 명 고독사
최근 1인 가구가 늘면서 고독사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고독사란 주로 혼자 사는 사람이 돌발적인 질병 등으로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통계청의 '인구조사총조사'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는 2000년 222만 가구에서 2010년 410만 가구로 무려 86%가 증가했다. 정부와 시민단체는 한 해 최소 500여 명에서 1000여 명이 고독사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고독사는 부검 등의 절차를 거치기에 판단이 모호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독사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빈곤하고 사회적 소외계층이 대부분이다. 공과금 등의 계속된 미납으로 법원 집행관이 강제퇴거를 위해 집에 들어가서야 유골이 된 이들을 발견한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또 현대사회의 철저한 개인주의로 1인 가구는 사회적으로 단절되어 이웃으로부터 도태되고 이는 우울증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이웃에게 내밀어 주는 손은 가장 좋은 고독사 예방책
고독사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들에게 따뜻한 관심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정신과 전문의 김민철 교수는 전화통화에서 "고독사는 많은 이들이 경제적 빈곤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보다는 감정적 빈곤이다. 그들 스스로 세상에 혼자라는 생각의 소외감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손을 내밀어 준다면 고독사를 막기에 충분하다"며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더 낫다'는 말을 상기시키며 이웃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봉사단체 단장 정석우씨는 전화통화에서 "끈끈한 이웃관계가 연상되는 농촌에서도 고독사가 발생하는 실정"이라며 "이대로 가다가는 고독사 발생은 걷잡을 수 없으니 하루빨리 이를 최소화해야 한다 "고 피력했다. 이어 정씨는 "보건복지부 등의 단체에서 고립된 1인가구의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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