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책꽂이겨울 방학동안 다 보겠다는 열의에 불타있다
김종훈
<페스트컴퍼니>가 '2012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회사' 50개를 뽑았다. 애플,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이 수위를 차지한 가운데 애석하게도 한국 기업은 단 하나도 순위에 들지 못했다. 구성원에 대한 압박만 컸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생각이 전혀 숨 쉬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자료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지금의 상황을 우리사회가 타개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데 있다. 대학 도서관을 10분만 둘러보면 알 수 있다. 전공불문하고 대부분의 책상 위엔 영어 문제집뿐이다. 토익, 텝스, 토플 종류만 다를 뿐, 마치 대한민국의 청춘들은 모두 '영어시험'만 준비하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
이것이 문제다. 초중고까지 전 세계에서 수위를 차지했던 인재들이 대학만 가면 바보가 되는 이유,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영어만 강조된 탓이다. 그렇다고 외국인과 대화를 잘하느냐. 조용한 도서관에서 벽보고 앉아 '유창한 말하기'를 익히기란 신기에 가까운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사회는 여전히 자신이 익히고 배워야 할 것을 뒷전으로 만들게 한다. '토익'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탓이다. 실상은 토익 고득점을 받아도 '영어'로 말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하는데도 말이다.
공대를 졸업하고 L기업에 5년째 다니고 있는 직장인 김모씨(31)의 경우가 그렇다.
"토익 점수 받으려고 마지막 학기에 반년을 휴학했어요. 생각해보면 고3때 보다 더 열심히 했죠. 강남에 있는 토익학원가서 새벽부터 밤까지 앉아있었으니까. 덕분에 6개월 만에 토익 900점 받고 취업에 성공했죠. 그런데 막상 입사 후에 영어로 PT를 하려고 하니, 한 마디도 못하겠더라고요. 말 그대로 무능력했죠. 그 때 든 생각이 내 점수는 뭔가 싶더라고요."하지만 진짜 문제는 우리가 '토익'에 매몰 된 사이, 우리와 경쟁하는 일본, 독일, 프랑스 같은 나라들은 독서과 토론으로 '글로벌 인재'가 갖춰야 할 진짜 경쟁력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만 계속해서 영어 잘하는 국가 필리핀을 따라하려 하고 있다. 세계화의 경쟁력은 영어가 아니라는 것을 필리핀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데도 말이다.
기업이 진짜 원하는 인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