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강가의 비즈니스 빌딩. 이 지역을 벗어나면 전혀 다른 환경이 펼쳐집니다. 영화 '8마일'의 배경이 전혀 만들어진 세트가 아닌 모습들…….
이안수
디트로이트 강가의 비즈니스 빌딩. 이 지역을 벗어나면 전혀 다른 환경이 펼쳐집니다. 영화 '8마일'의 배경이 전혀 만들어진 세트가 아닌 모습들…….
1960년대 이후 일본 자동차의 발흥은 제너럴 모터스와 크라이슬러, 포드의 빅3와 그 납품업체의 자동차 관련 산업으로 돌아가든 이 도시에 암운(暗雲)을 드리웠습니다. 자동차산업을 몰락은 대량실업사태로 이어졌고 1967년의 흑인 폭동은 중산층들이 더 이상 다운타운에 살 수 없겠다는 결론을 내려주었습니다.
저는 지인의 자동차 안에서 다운타운에서 멀어지는 거리의 풍경이 화인처럼 뇌리에 박혔습니다. 2Mile, 4Mile, 6Mile. 디트로이트는 이렇듯 도심에서의 거리에 따라 도로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 지인은 제게 경고했습니다. 결코 이 거리에서 홀로 걸어 다닐 엄두를 내지 말 것을……. 그리고 누가 소지품을 몽땅 털렸고, 누가 총을 맞았는지 소상하게 말해주었습니다.
8Mile. 마침내 8마일을 지나서야 사람이 살만한 모습이다 싶었습니다. 교민들의 주거지는 대부분 8마일 밖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었습니다. 가로로 횡단하는 8마일 도로는 말하자면 빈민층과 중산층을 가르는 경계이며 어쩌면 좌절과 분노, 목표와 희망의 경계선인 듯싶었습니다.
이 상황은 2002년도에 개봉된 영화 '8마일(8 Mile)'에 고스란히 투영되어있습니다. 그 영화의 배경은 바로 8마일 안쪽의 디트로이트의 풍경이지요. 그런데 8마일 바깥의 고급 교외주택들의 소유주들은 대부분 유태인들이며 그들은 이미 8마일을 버리고 떠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들은 유색인종들이 자신의 주거지역으로 이사 오기시작하면 다시 떠날 때로 여긴다고 했습니다.
그 유태인들이 떠난 자리를 한인들이 차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인 이민자들은 유태인 상권을 점유하는 식으로 성장하고 유대인들은 이문이 더 많은 또 다른 영역을 찾아 떠났습니다. 그들은 늘 블루오션에서 유영하고 있었고 그들이 떠난 지역은 곧 레드오션으로 바뀌곤 했습니다.
#3 2008년 7월, 저의 둘째딸 주리는 대학1학년 여름방학 기간 중에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개최된 '제6회 홀로코스트 교육 국제회의(The 6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olocaust Education)'에 참가했습니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에게 자행된 가장 잔인한 인간 광기의 역사인 유대인 학살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국제회의를 개최하며 각국과 연대하여 대량학살에 대한 국제적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