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너, 나, 우리 '랑'>의 메인 페이지. 지난호가 메인에 올라와 있다. 화면 오른쪽의 카테고리는 동성애 이슈들을 주제별로 묶어 지난 기사들을 찾아 보기 쉽게 만들었다.
김다솜
동성애 커밍아웃으로 관심 받았던 방송인 홍석천(41)씨는 최근 'tvN 코미디빅리그'에 출연해 퀴어 개그를 선보였다.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 개그가 통할지 많은 사람이 우려했지만, 반응은 좋았다.
하지만 동성애 관련 좋은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나쁜 소식도 있다. 동성애로 고민하던 육군병사가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지난 12월 마포레인보우주민연대는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레스젠더), 우리가 지금 여기 살고 있다'는 등의 현수막을 설치하려다 '금지' 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마포구청 측은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제5조 '광고물에 범죄행위를 정당화하거나 음란, 청소년보호 방해, 사행심을 부추기는 내용 또는 인종차별에 해당하는 내용을 표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들어 현수막 게시를 금지했다.
이런 가운데 동성애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곳이 있어 찾아 가봤다. 바로 성소수자 인권단체 동성애자인권연대(이하 동인련)에서 발행하는 웹진 <너, 나, 우리 '랑'>(이하
랑)
"성소수자만 차별 안 받는 세상'은 불가능해"웹진 랑을 소개하기에 앞서 동인련(
http://www.lgbtpride.or.kr/)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동인련은 성소수자들이 겪는 차별 해소와 인권 보호 관련 활동을 하는 단체다. 1997년에 처음 발족해 올해로 16살을 맞았다.
편집팀원 닉네임 '이주사'는 "'성소수자만 차별 안 받는 세상'은 불가능하다"며 "동인련은 다른 소수자와의 연대도 굉장히 중요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의 말대로 동인련은 '희망버스'에 참가하고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는 '함께살자 농성촌'에 찾아가 노동자들과 연대활동을 하기도 했다. 웹진 이름 '랑'에도 연대의 뜻이 담겼다. 랑은 '너랑 나랑 우리랑'이라는 말에서 비롯됐다.
동인련에는 ▲HIV/AIDS 인권팀 ▲성소수자 노동권팀 ▲청소년 동인련 ▲교육팀 ▲웹진팀이 있다. 웹진 랑은 동인련 웹진팀에서 운영하고 있다. 랑은 2008년에 시작됐지만, 그 당시에는 웹진팀이 없었다. 주요 활동 회원 몇몇이 운영했을 뿐이었다.
2011년이 되자 웹진 랑은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 모두 11명의 편집팀원이 한 달에 두 번씩 웹진을 발행한다. 대개 매달 초나 말에 발행된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다들 현업이 있기에 웹진 발행에만 전념하기 어렵다.
기획 회의를 하고, 각자 역할 분담을 통해 글을 청탁하거나 취재하는 형식으로 제작이 이뤄진다. 그렇게 작성된 글은 기본적인 교정 교열을 본 뒤에 세상에 나온다. 웹진 랑의 글들은 취재 기사 위주가 아니다. 칼럼이나 인터뷰가 많다. 그렇게 웹진 랑은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통해 운영하는 웹진 랑의 하루 조회수 평균 250회 정도. 지난 12월 발행한 에이즈 특집호는 반응이 좋아 발행 당일 1100명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주사'는 "기본적인 기획 방향은 동인련 활동을 알리는 거지만, '~했다'라는 소식만이 아니다"며 "우리가 어떤 고민에서 활동을 하는지 등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