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놀이터에도 온통 눈이 쌓였다.
윤도균
그래도 다행인 것은 바람 한점 없고 화창한 날씨다. 올겨울 그렇게 눈이 자주 내렸어도 자전거를 타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자전거 타고 헬스 가긴 애당초 글러 먹었다. 그래서 서둘러 발길을 재촉해 1킬로 정도에 있는 헬스에 가는데 여름철이면 울창한 아파트 단지 그 많은 수목 위에도 소복소복 쌓인 설경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그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맘 같아선 헬스고 뭐고 다 집어 치우고 어쩌면 올겨울 마지막이 될지 모를 설경을 카메라에 담을까 망설이지만, 아직 어둠이 깔려 애써 촬영해봐야 제대로 된 사진 얻기 쉽지 않을 것 같아 부리나케 헬스로 달려가 오늘도 2시간 반여 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니 가는 시간 오는 시간 어영부영 3시간여나 걸린다.
헬스 다녀와 평소 같으면 아침 식사할 시간이지만 이날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카메라 챙겨 메고 다시 집을 나서 아파트 단지를 돌며 설경을 촬영하려는데 밤새 쌓인 눈을 치우는 경비 아저씨들 수고하는 모습 보며 카메라 들고 나선 내 모습이 얼마나 미안한지…….
마치 죄인처럼 경비 아저씨들 눈을 피해 이리저리 단지를 돌아다니며 어쩌면 올겨울 마지막 일지 모를 설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등굣길에 나선 초, 중, 고생들도 오랜만에 만나는 설경을 스마트폰에 담고 눈이 그렇게 좋은지 이리저리 어쩌면 그렇게 잘들 뛰노는지 마냥 즐겁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