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시장·구청장들 해외출장 '빈번'

민선5기 단체장과 산하 기관장 해외 출장비로 총 6억8775만 원 지출

등록 2013.02.05 18:14수정 2013.02.0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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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재정난이 몇 년째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취·등록세 감소로 지방세 수입이 준 데다 이명박 정부 들어 이른바 부자감세와 4대강 사업 등으로 인해 국비 지원도 줄었다. 중앙정부의 각종 복지정책은 매칭 사업으로 진행돼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을 늘렸다.

특히 인천은 2014년 아시안게임 준비와 인천지하철2호선 건설 등으로 인해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급기야 송도 매립지와 인천터미널 건물과 부지를 민간에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는 처지다. 일선 기초지자체의 재정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민선 5기 기초단체장들은 종종 시청 기자회견실을 찾아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기초단체장들의 공무상 해외출장은 예전보다 줄지 않아 보였다. 이에 <부평신문>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인천시장을 비롯해 시 산하 기관장, 기초단체장들의 해외출장 현황을 분석해보았다. 단체장이 교체된 2010년 6월을 기점으로 전후를 비교해보니 2008년부터 2010년 6월까지보다 그 후에 해외출장이 잦았다.

단체장들의 해외출장 사유는 대부분 우호·자매도시 방문과 통상교류 등 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기초단체장과 시 산하기관장들은 해외출장 후 작성해야 할 보고서조차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해외를 찾지만, 행정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검증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해야 할 지방의회는 외유성 해외연수로 빈축을 사는 경우가 많다.

4년 동안 해외출장비 총 12억7942만 원

인천시를 비롯해 10개 군·구와 시 산하기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입수한 단체장과 기관장의 해외출장 현황(2008~2012년)을 분석한 결과, 송영길 시장은 임기 2년 6개월 동안 해외출장을 모두 20회 다녀왔다. 대부분 아시안게임과 해외 투자 유치 목적이었다. 해외출장에 총 94일이 소요됐다. 지난해 말까지 임기의 10%를 해외출장으로 보낸 셈이다. 송 시장이 해외출장으로 지출한 비용(항공료와 체제비 등)은 약 7704만 원이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해외출장을 가장 많이 다녀온 기초단체장은 누구일까? 바로 박승숙 전 중구청장으로 나타났다. 박 전 구청장은 2008년부터 임기가 만료된 2010년 6월까지 총 10회를 다녀오는 데 예산 1억3011만 원을 지출했다. 대부분 공무원을 대동한 우호도시 교류와 선진 도시 우수정책 도입이 목적이었다.


그러면, 2010년 7월 취임한 민선 5기 기초단체장 가운데 해외출장을 가장 많이 다녀온 이는 누구일까? 박우섭 남구청장이 8회로 가장 많았다. 배진교 남구청장과 홍미영 부평구청장이 7회, 김홍복 중구청장 6회, 전년성 서구청장 5회를 기록했다. 다만 박우섭 구청장은 자비 84만4230원으로 상해 엑스포(EXPO)를 참관했으며, 미국 국무성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할 때 국무성이 28만1750원을 부담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박형우 계양구청장은 단 한 차례도 다녀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계양구 관계공무원은 "몇 년째 경기가 좋지 않고, 계양구의회도 의정비를 동결하고 지난해 해외 비교시찰 등을 나가지 않아, 해외출장을 추진하지 않았다"며 "올해는 관내 중소기업과 베트남 자매도시를 방문하려고 추진했으나, 의회에서 예산을 삭감해 올해도 해외출장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4년 동안 단체장의 해외출장으로 소요한 비용을 보면, 중구가 2억985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남동구 1억6305만 원, 동구 1억2014만 원, 부평구 1억634만 원, 연수구 7550만 원을 기록했다. 이중 민선 5기만을 놓고 보면, 동구 1억874만 원, 남동구 9251만 원, 부평구 7106만 원, 연수구 4985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동구와 남동구의 경우 단체장 해외출장에 비교적 많은 공무원이 동행해 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최다 해외출장지는 중국

기초단체장들이 해외출장을 다녀오는 사유는 비슷하다. 대부분 선진지 비교시찰 또는 우호·자매 도시 교류, 중소기업 시장개척단 동행 등이다. 출장지를 분석해보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주를 이뤘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유럽이 다음으로 많았다. 송영길 시장은 중국을 총11회 방문했다.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대북교류협력, 투자 유치 등이 목적이었다.

기초단체장들의 해외출장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옹진군수의 대만 방문과 부평구청장 등의 브라질 방문이다. 옹진군수는 서해5도의 안보 요새화를 위한 벤치마킹 차원에서 대만 금문도를 방문했다. 부평구청장은 '리우+20 총회'에 참석해 '지속가능도시 부평'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천시 #해외출장 #송영길 #홍미영 #박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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