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 최종 꿈, 에둘러 표현 '살아있네'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주최로 열린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초청 특강에서 참가자들이 강연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이날 정 전 의원은 "국회의원 300명의 최종 꿈은 모두 대통령"이라며 에둘러 자신의 목표를 표현했다.
유성호
그러나, 더 이상의 멘붕은 의미가 없다. 그는 일갈했다.
"대선 패배 멘붕? 좌절? 개나 가져다 줘라. 대한민국의 20년 동안 화두는 진화다."새누리당은 이미 다음 4년을 준비하는데 우리는 매일 저녁 술이나 마실거냐는 게다.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실천적인 고민을 갖고 미래를 돌파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멘붕 탈출의 지름길이다.
그 첫 단계는 '보수의 언어 습득하기'다. 정 전 의원은 "중도·보수 진영이 우리 얘기를 알아듣고 이해해야 한다, 그들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며 "진보의 가치가 훌륭하고 사회가 이 방향으로 가야하지만 이 가치를 '이데올로기'로 풀어가는 것만큼 멍청한 건 없다, 일반 언어로 풀어서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편적 복지를 실천하는 방향으로 가되 '저소득층 우선 실현 복지'로 설명하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클릭'을 얘기하는 건 아니다. 중심은 항상 잡혀 있어야 한다. 그는 이를 설명하며 세계적인 축구 선수 '메시'를 언급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선에서 패배하고) 자기들이 오른쪽으로 가려고 한다. 아니다. 자기 가치는 분명히 잡고 가야 한다. 메시를 보라. 페인팅 모션을 쓰지만 중심은 확실하다. 저쪽, 이쪽 가는 척만 한다. 한 쪽으로 중심을 옮기면 공을 뺏긴다. 공은 중심을 잡고 쭉 가야지. 이제 우리가 무릎을 꿇고 그들(중도·보수)과 눈을 마주치고 접근해야 한다."자동차 딜러들이 차를 팔기 위해 무릎을 꿇고 고객과 소통하듯, 민주당도 그런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봉주 개인의 다음 단계는 '경북 봉화'행이다. 봉화 지역공동체로 내려가 생활하기로 마음 먹은 것. 그는 "우리나라의 뿌리부터 들여다보자 결심했다, 농촌에 내려가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사는 상징적 행동을 보이자는 것"이라며 "지역 농촌에서 시민사회 운동과 생협을 강화시키면 우리가 선거에서 져도 사회는 발전할 것이고 어느 순간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봉화행의 총론은 잡혔지만 각론은 백지 상태다. 자신의 팬카페인 '정봉주와 미래 권력들', 각종 정치 카페들과 함께 각론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스스로에 대해 "강남 갑 지역위원장 같은 외모"라 칭한 그에게 사면 복권되면 강남 갑으로 출마하라고 농을 던지자 "(국회의원에 나갈 땐) 무조건 떨어지는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마지막 꿈은 의원 당선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정 전 의원은 "국회의원 300명의 최종 꿈은 모두 대통령"이라며 에둘러 자신의 목표를 흘렸다.
"소수 재벌에 국가 재력이 집중되고 사회 양극화가 극심화 됐다. 혁명적이라 할 정도로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몰락할 거라는 위기감이 높다. 그런데, 진보진영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달라질까. 지도자는 국민과 함께 손잡고 구조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목숨을 건 결단의 깡다구가 있어야 한다. 깡다구는 정봉주가 1등이다."그는 "정권교체가 절실한 요구였던 것은 맞지만 새로운 출발에 서야 한다"며 "패배의 문을 뒤로하고 희망의 문으로 가야 한다, 역사의 기운이 한 번 쉬어가라고 준 '준비된 시련의 기간'이 조금 남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