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공원 하마비
김종길
조선 최고의 사당, 종묘를 가다야트막한 구릉이 사방으로 종묘를 둘러싸도록 해서 둘레에 담을 두르고 하마비를 세워 격식을 갖췄으니 이곳이 신성한 곳임은 척 봐도 틀림없겠다. 또한 건물 양끝에 직각으로 월랑을 만들어 제례 때 비와 눈을 피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종묘 앞을 지나거나 종묘에 드나들 때 '이곳에 이르러 신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누구나 타고 온 말에서 내려라'는 글귀가 돌에 새겨져있다. 처음에는 나무로 만들어 세웠다가 훗날 돌로 만든 하마비를 세웠다.
문화해설사와 동행해야 종묘 일대를 둘러볼 수가 있다. 다만 매주 토요일은 해설사 없이 자유로운 관람이 가능하다. 제일 먼저 이곳이 세계유산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나타났다. 1995년 종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2001년에는 종묘제례 및 종묘 제례악이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등재됐다.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종묘는 국가 최고의 사당이다. 1395년 태조가 한양을 새 나라의 도읍으로 정한 후에 지었다. '궁궐의 왼쪽에 종묘를, 오른쪽에 사직단을 두어야 한다'는 주례에 따라 경복궁의 왼쪽에 지었다. 종묘의 외대문을 들어서면 정전과 영녕전으로 이어지는 신로가 단연 눈에 띈다. 세 가닥 길에는 넓고 거친 박석이 깔려 있는데 약간 높은 가운데 길은 혼령과 제사 예물이 오가는 신향로이고, 오른쪽은 왕이 다니는 어로, 왼쪽은 세자가 다니는 세자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