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파리 가는 길가, 문을 닫은 한 건어물 가게.
성낙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새해에는 무슨 좋은 일이 생길까 기대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호되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다. '미사일 발사'에서 '지하 핵실험'까지.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최북단 마을인 강원도 고성군 '명파리'. 새 정부가 들어서면 남북관계에 일정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그곳 명파리의 주민들에게 북한 핵실험은 날벼락 같은 이야기다. 새해에는 무언가 좀 달라질까 싶었는데, 섣부른 기대였다.
지난 12일 북한 핵실험 이후, 남북관계가 도무지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인 박왕자씨 피살 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이후, 명파리에서 이날까지 오로지 금강산관광이 재개되기만을 기다려 온 상인들에겐 이보다 더 나쁜 소식이 없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 말기에, 남은 한 가닥 희망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지금 명파리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래, 최악의 고비를 넘고 있다. 남북 관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거듭되는 핵실험 관련 보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