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애 화가그는 만다라 회화 작품을 조각품으로 표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철관
"그림은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조각은 칼질·망치질·드릴 등 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인도에서 그런 공간이 없었고, 조각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다. 작년 2월 남편의 고향 이태리로 건너간 것은 조각을 위해서이다. 이태리 로마 가시노 지역의 자연 숲속에서는 얼마든지 톱·대패·드릴 등의 기구를 쓰면서 소리를 내고 작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5년 동안 인도에서 붓을 잡고 만다라를 그려온 것은 조각을 하기위한 과정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는 조각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준 이태리 남편 부르노씨에게 고맙다고 했다.
"남편이 조각을 할 수 있는 장소 등을 마련해 줬다. 남편의 뒷받침 없이는 조각을 할 수 없지 않는가. 자연 꿀을 생산하면서 살고 있고, 그곳은 숲이나 나무가 워낙 많다. 조각을 위해 나무를 사지 않아도 된다. 남편의 숲이니까 올리브 나무든 참나무든 잘라 말려서 쓰면 재료비는 들지 않는다. 이제 진정 작업만 몰두하면 된다. 남편이 작업장도 지어주고 전기톱, 드릴 등 필요한 도구들도 사줬다." 두 달 동안 조각을 배운 서울 종로 인사동 공방에서 6개의 작품을 완성했다고 자랑했다.
"그동안 붓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평면에서의 느낌이 좋았다. 하지만 조각을 해보니 평면에 더해 입체감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 나는 기질이 조각가라는 것을 느꼈다. 조각을 하면 그림보다 입체감과 운동감이 더욱 느껴진다. 조각은 행위이다. 움직이면서 몸으로 부딪히는 활동량이 있다. 그래서 내가 다시 세상에 태어난 느낌이 든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조각을 시작한 것이 '제3의 인생'이라고 강조했다.
"제1의 인생은 한국 생활이었고, 인도의 화가로서의 생활이 제2의 인생이었다. 제3의 인생은 조각가로서 변신한 이탈리아의 삶이다." 김 화가는 3이라는 숫자를 너무 좋아한다고도 했다.
"나는 항상 세 번을 해야 뭔가 된다. 어릴적 엄마가 나를 보고 3번을 해야 뭔가를 이룰 것이라고 했다. 실제 운전면허도 3번 만에 땄고, 대학도 3수를 했다. 세 번 만에 통과하는 징크스가 있다. 참 이상하다. 이번에 조각을 다시 한 것도 제3의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