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부산 영도에서 김무성과 맞짱 떠라

[주장] 진보정치세력 존중한다면 노원병 출마 포기해야

등록 2013.03.04 09:10수정 2013.03.0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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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투표를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하여 출국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투표를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하여 출국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안철수 대통령 전 예비후보가 4월 재보선 선거에서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다. 노원병은 노회찬 전 진보정의당 의원이 '삼성 X파일 사건'에서 떡값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14일 대법원 유죄확정 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곳이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 대선캠프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송호창 무소속 의원은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 안 교수가 24일 노원병 보궐에 출마하기로 했다"며 "3월 12일경 안 교수가 귀국한 후 그간 정리된 입장과 그 밖의 자세한 말씀을 본인이 직접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진보정의당은 이번 보궐선거에 노 전 의원 부인인 김지선씨의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안 전 후보 노원병 출마에 대해 진보정의당은 "유감"을 표명하고, 박은지 진보신당 대변인도 "대선 후보를 지낸 소위 거물급 정치인이 진보 정치인에 대한 탄압의 결과물인 보궐선거 지역에 출마한다는 것이 삼성이 동네빵집을 내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맹비난했다.

무엇보다 안 전 예비후보는 노원병 지역에 별다른 연고도 없다. 연고 없는 곳에서 대통령 예비후보를 지냈고,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대세론'을 깬 정치인이 진보정의당이 사활을 걸고 있는 곳에 출마하는 것은 정치도의도 아니다.

삼성과 '떡값 검사' 심판하는 선거... 안철수가 갈 곳 아냐

안 전 후보가 출마할 곳이 없는 것도 아니다. 바로 부산 영도다. 부산 영도는 김무성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친박 좌장 격으로 지난 대선에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안 전 예비후보가 노원병에 출마하면 당선될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아성인 부산 영도에 출마해 맞붙으면 설혹 패배해도 정치적으로 큰 자산을 얻는다. 예를 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0년 4월 자신의 지역구이자 당선 가능성이 높았던 서울 종로를 포기하고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해 허태열 한나라당 후보와 대결해 패했지만, 이후 '노사모' 열풍이 몰아쳐 2년 후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안 전 예비후보가 진보정의당을 존중한다면, 그리고 다음 대선에서 더 큰 꿈을 바란다면 노원병 출마는 아니다. 노회찬 전 의원이 선거법 위반이나 비리 때문에 의원직을 잃었다면 안 전 예비후보의 보궐선거 출마가 별 문제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노 전 의원은 삼성에게 뒷돈 받은 전현직 검사의 실명을 공개했다고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잃었다.

노 전 의원은 진실을 알렸다가 의원직을 잃었다. 뒷돈 주고 받은 자들을 법으로 처벌 못해도, 당연히 진보정의당 후보가 출마해 투표를 통해 공의롭지 못한 사법권력과 뒷돈 주고 받은 자들을 심판해야 한다. 그런데 안 전 예비후보의 출마는 이를 퇴색시킬 수밖에 없다. 안 전 후보는 노원병 출마를 재고해야 한다. 그가 갈 곳은 노원병이 아니라 부산 영도다.
#안철수 #노원병 #부산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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