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댐, 환경부 의견 무시하고 환경영향평가법 위반

영양댐반대대책위, 기자회견 열고 하루 종일 대치

등록 2013.03.05 21:49수정 2013.03.0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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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댐반대 대책위는 5일 오전 영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댐건설계획 백지화를 촉구했다. ⓒ 박혜령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가 경북 영양군 수비면 수하리 일대에 영양댐을 건설하기 위해 타당성 조사에 나선 가운데 댐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과 시민단체가 영양댐 백지화를 요구하고 영양군수를 규탄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과 녹색당, 영양댐건설반대공동대책위 등 40여 명은 5일 오전 영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환경부의 건설불가 의견을 무시하고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한 채 타당성조사를 벌이려 한다"며 "댐건설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지난해 12월 19일과 올해 2월 14일 기획재정부에 보낸 협의서에서 "경산으로 공업용수를 보내려는 영양댐은 수도정비기본계획에 맞지 않다"며 댐건설에 반대의견을 내놓았지만, 국토해양부는 허위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하고 타당성 조사를 위해 예산을 승인했다고 비난했다.

대책위는 "수자원공사가 오는 2014년 3월 완공 예정으로 안동댐과 임하댐 도수로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6200만 톤의 중수효과가 생기므로 다목적댐 1개를 건설하는 효과가 생긴다는 발표를 했다"며 댐 건설이 불필요함에도 예비타당성조사에서는 이 부분을 고의로 제외해 중복투자를 숨기려 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또 "영양댐이 드러서는 곳에는 사향노루와 산양, 수달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청정 농산물을 길러내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라며 480m 길이, 76m 높이의 댐이 건설되면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동식물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영양군수는 댐을 건설하려는 위치의 아래쪽에 종복원센터를 만들면서 반대쪽에는 그 면적의 수백 배 되는 댐을 건설해 멸종위기의 동식물을 다 죽이겠다는 것"이라며 토목공사를 위한 댐 건설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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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댐이 들어설 경북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송정교 다리위에 댐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깃발을 설치했다. ⓒ 조정훈


하승수 녹색당 운영위원장은 "환경부의 영양댐 백지화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토해양부가 막무가내로 밀어부치고 있다"며 "절차상 문제가 많은데도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물리력으로 공사를 강행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박혜령 영덕핵발전소반대대책위원장은 "경산시민은 금호강과 인근 운문댐에서 양질의 물을 공급받고 있어 식수와 공단의 유지수가 부족한 적이 없었다"며 "청정 영양지역의 대규모 자연파괴와 주민생존권을 위협하는 영양댐을 지어 물을 공급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산시민운동연합과 경산녹색당이 낸 성명서를 인용하며 "존재하지도 않는 경산신규공단을 핑계 삼는 것은 경산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영양댐은 반드시 백지화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철 영양댐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안동댐과 임하댐을 연결하는 도수로공사를 하면 댐이 필요없는데도 댐을 건설하기 위해 허위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했다"고 비난하고 "멸종위기 동식물을 보호한다던 영양군수는 주민들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 사무국장은 "댐 건설과 관련해 정부 부처간 이견이 있는데도 국토해양부가 환경영향평가에 나선 것은 무작정 밀어부치고자 하는 것"이라며 "주민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밀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댐이 없어서 홍수피해가 발생한 것도 아니고 반대로 댐 건설로 홍수피해에 대비한다는 것은 허구"라며 "영양댐 홍수조절 편익은 0.8로 의미가 없고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서도 영양댐의 홍수조절 편익은 년간 편익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업자인 권영택 영양군수는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댐 건설을 자신의 치적을 쌓는데 이용하고 이용하고 있다"며 "관권을 동원하는 등 치졸하고 비민주적인 행태를 일삼으며 지역사회를 분열시키지 말라"고 요구했다.

영양댐반대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수비면 수하리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려는 용역업체와 하루종일 대치했다. 이들은 용역업체가 트럭으로 돌진하자 길바닥에 누워 막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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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댐 건설에 찬성하는 일부 주민들은 영양댐반대대책위가 5일 오전 영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자 방해하기도 했다. ⓒ 박혜령


한편 영양댐 건설에 찬성하는 일부 주민들은 현수막을 들고 고함을 지르고 구호를 외치는 등 이들의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이들은 또 "외부세력은 영양군민들을 분열시키지 말라"며 "영양군민 80% 이상이 찬성한 댐 건설에 정부가 조속히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영양댐 #영양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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