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야구장' 재계약 요구 목소리 높아

"지금 운영하는 수입도 삼성이 내는 돈보다 많은데"... "수익 크게 늘지 않아"

등록 2013.03.07 15:46수정 2013.03.0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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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대구야구장 조감도

대구야구장 조감도 ⓒ 조정훈


대구시가 수성구 연호동에 건설되는 대구야구장에 대해 삼성이 일부의 야구장 건립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25년 동안 무상으로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하자 대기업에 대한 특혜라며 재계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월 28일 삼성이 500억 원의 야구장 사용·수익권료를 먼저 납부하는 대신 25년간 입장수입과 광고수입, 임대수입, 주차장수입, 명칭사용권(네이밍 사용권), 프리미엄좌석 판매 등의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4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삼성은 또 500억 원 이외에도 25년간 예상초과수익금 40억 원과 지역사회 기여분 35억 원을 합친 75억 원을 대구시에 더 납부하고 야구장 내 박물관 조성과 기자재 설치비 100억 원 등 175억 원을 추가로 부담하기로 했다.

대구시와 삼성은 지난 2011년 3월 야구장 건립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야구장 관리운영권과 무상 사용기간 산정을 위해 한양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전문용역을 실시한 뒤 전문가의 감수를 거쳐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로 건설되는 대구야구장이 비록 대구시 소유이긴 하지만 사실상 '삼성 야구장'이라 할 수 있고 삼성라이온즈의 연고지임에도 야구장 건립비용 1666억 원 중 고작 675억 원을 부담하는 대신 25년간 사용 수익권을 가져가는 것은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이다.

새로 들어설 대구야구장은 수성구 연호동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 인근 15만1500㎡ 부지에 1660억 원을 투입해 2만4000석(수용인원 2만9000명) 규모로 현재 터파기를 준비하고 있으며 2015년에 준공해 2016년부터 경기를 치른다.

a  지난해 8월 21일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 롯데자이언츠와의 경기 모습.

지난해 8월 21일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 롯데자이언츠와의 경기 모습. ⓒ 조정훈


새로 건설되는 대구야구장에 비해 현재 사용중인 시민운동장 야구장은 관중석이 9000석 정도로 새로 들어설 야구장에 비해 규모가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대구시가 운영하는 수익은 삼성이 제시한 액수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삼성으로부터 야구장 대관료로 1억1840여 만 원을 받았고 관객 입장수입료로 4억4960여 만 원을 받았다. 여기에 2013년 광고수입료는 30억 원에 달하고 경기장 내 매장임대료도 3억8300여 만 원에 이른다. 2012년 시민운동장 야구장의 관중수는 54만4859명으로 평균관중 수 8192명을 기록했다.

이 금액을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도 연간 39억5100만 원으로 25년 동안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987억7500만 원에 달해 삼성이 대구시에 부담하기로 약속한 675억 원보다 훨씬 많다. 삼성은 대구시에 매년 27억 원을 지불하고 모든 수익권을 가져가는 셈이다.


여기에 세 배 가까운 야구장 규모와 관중수의 증가, 광고수익료 증가 등을 감안할 경우 삼성이 대구시에 지불하는 675억 원보다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금액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대구시가 의뢰한 용역결과 25년간 삼성이 대구야구장을 운영하면서 얻는 수익은 54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추정한 자료에 의하면 예상관중수는 연 1백만8875명으로 25년간 입장수입으로 697억원이었다.

광고수입의 경우에도 2013년도의 27억 원을 기준으로 매년 3%씩 증가해 25년 동안 1099억 원이며 임대수입 또한 임대시설 1409㎡에 ㎡당 41만3181원을 계산해 246억 원에 불과했다. 주차장 수입과 명칭사용권, 프리미엄좌석 판매 등으로 270억 원을 예상했다.

이 예상대로라면 25년 동안 2312억 원의 수입이 발생해 인건비와 유지관리비, 기본경비 등을 제외하면 1454억 원의 수익이 생긴다. 하지만 여기에 7.81%의 할인율을 적용해 540억 원의 수익을 예상했다.

a  야구장에서 프로야구 게임을 즐기고 있는 관중들. 사진은 지난해 8월 21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삼서라이온즈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 모습.

야구장에서 프로야구 게임을 즐기고 있는 관중들. 사진은 지난해 8월 21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삼서라이온즈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 모습. ⓒ 조정훈


이에 대해 연구용역을 수행한 한양대 김종 교수는 "새로 지어지는 대구야구장의 면적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 현재의 수익과 과거의 수익 등을 분석해 잡은 수치"라며 "프로야구가 생긴 지난 30년 동안의 수치와 미래의 수치를 계산해 가장 보수적(적은 금액)으로 게산한 결과"라고 말햇다.

대구시 체육진흥과 한만수 과장도 "포항에 야구장이 생겨 9경기를 치르고 프로야구 10구단이 생기면 야구 게임수의 조정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 대구시의 인구 수가 정체상태인 상황에서 야구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지 안는 이상 수익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 과장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광고수익이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미래에 대해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어 10년 후 회계실사를 거쳐 다시 협의하는 조항을 두었다, 따라서 대구시가 불리한 계약을 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대구시민들은 전국 최대 규모의 관람석과 메이저리그 스타일의 팔각(다이아몬드)형의 야구장을 짓는다고 자랑만하고 이익은 대기업이 다 가져간다며 '재주는 대구시가 부리고 실속은 삼성이 챙기는 꼴'이라고 비난한다.

정헌식(44)씨는 "삼성이 야구장을 지어준다는 약속을 했다는데 일부만 부담하고 수익은 다 챙겨가는 것이냐"며 "대구시가 삼성에 퍼주기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수성구에 사는 정창영(45)씨도 "삼성은 제일모직 터를 개발하는 조건으로 음악당과 미술관 등을 지어주기로 약속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먼저 대구시에 약속부터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대구야구장은 대구시민의 혈세로 지으면서 수익은 고스란히 삼성이 가져간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지금까지 삼성이 대구시에 얼마나 기여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계약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대구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재계약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야구장 #삼성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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