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아들, 자사고에 '사회적배려대상자'로 입학

현역 의원 당시 지역구 자사고에 '다자녀 가정' 전형으로 아들 입학

등록 2013.03.08 10:31수정 2013.03.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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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8일 오전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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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전 의원 ⓒ 남소연

전여옥 전 국회의원의 아들이 지난해 한 자율형사립고(아래 자사고)에 사회적 배려 대상자(아래 사배자) 전형으로 합격한 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영훈국제중에 사배자 전형으로 들어간 데 이어 국회의원의 아들까지 같은 전형으로 입학하면서, 사배자 전형의 허점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 전 의원의 아들은 지난 2012년 서울 영등포구의 유일한 자사고인 장훈고에 사배자 전형으로 입학했다. 익명을 요구한 장훈고 교사는 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사배자 전형 중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의 전형 일부인 '다자녀 가정' 전형으로 합격해 학교에 다니다가 자퇴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지난해에는 전체적으로 정원이 미달돼 전형조건만 맞으면 아무나 입학할 수 있었다"며 "전 전 의원의 아들은 3자녀 이상 가정 자녀에 해당돼 사배자 전형으로 입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배자 전형은 경제적 배려 대상자와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로 나뉜다. 이중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는 다자녀 가정·조손가정·한부모 가정 등의 자녀를 의미한다. 전 전 의원의 아들이 입학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이러한 조건에 충족됐기 때문이다.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 "지도층이 사배자 전형 악용... 제도 개선 필요"


전 전 의원은 아들이 입학할 당시 제18대 현역 의원이었고, 이 학교는 전 전 의원의 지역구인 영등포갑에 속했다. 장훈고는 2011년에 자사고로 전환됐다. 당시 전 전 의원은 장훈고가 자사고로 지정된 것이 자신의 의정활동 중 하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자신의 지역구 자사고에 아들이 사배자 전형으로 입학한 것은 도의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논란이 되는 것은 사배자 전형의 도입 목적이다. 사배자 전형은 경제적 약자나 사회적 소수자에게 교육기회를 넓히고자 도입된 제도인데, 그중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 전형이 부유층의 입학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목고·자사고·국제중 등은 입학정원의 20%를 사배자 전형으로 선발해야 한다. 일반 전형은 성적에 따라 지원자격이 제한되지만 사배자 전형은 성적 제한요건이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영훈국제중에 입학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사배자 전형 내 한부모 가정 전형을 통해서였다.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사배자 전형은 사회적 약자층에도 기회를 주기 위해 도입한 제도인데 이것이 오히려 부유층이나 사회지도층 자녀의 입학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며 "국제중이나 자사고 등의 사배자 전형은 '귀족학교'라는 여론을 의식해 만든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국회의원까지 사배자 전형을 이용한 있는 것이 확인된 만큼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배자 전형 #전여옥 #자사고 #국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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