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도 다 있다!

김남우 작가의 <사랑으로 힐링하라>를 읽고

등록 2013.03.08 17:51수정 2013.03.0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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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남우 작가의 <사랑으로 힐링하라>

김남우 작가의 <사랑으로 힐링하라> ⓒ 김광선

김남우 작가의 두 번째 이야기이다. 첫 작품 <사랑도 사람처럼 늙을까요>에서는 유럽 곳곳을 여행하면서 기발하고 재치있는 물음에 스스로 답하는 이야기였다면 <사랑으로 힐링하라>는 모든 사람들이 사랑을 나누고 지키기를 너무 원한 나머지 강요나 구걸한다.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체호프
미숙한 사랑은 '당신이 필요해서 당신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성숙한 사랑은 '사랑하니까 당신이 필요하다'고 한다 –윈스턴 처칠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행복은 우리가 사랑 받고 있음을 확신하는 것이다. -빅터 위고
우리만이 사랑할 수 있고, 이전에 그 누구도 우리만큼 사랑할 수 없었으며 이후에도 그 누구도 우리만큼 사랑할 수 없음을 믿을 때 진정한 사랑의 계절이 찾아온다. -괴테


중간에 끼여 넣은 이름난 사람들의 격언이나 충고는 충분히 공감가고 멋있는 말이며 내 인생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만든다. 하지만 김남우 작가가 풀어나가는 사랑의 언어와 일치하지 않으며, 시장에서 덤으로 올려진 것이 더 갖고 싶어서 그 물건을 사는 미끼 상품처럼 느껴진다.

제목만 해도 그렇다. 여기 저기 힐링이 대세니까, 제목도 그렇게 지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글의 형식과 사진이 파격과 창의라면 제목도 좀 더 참신했으면 어떨까.

다른 예능 프로그램은 안 봐도 에스비에스 방송국의 <힐링 캠프>는 꼭 챙겨서 보는 편이다. 거기에 나오는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서 인생의 실타래를 하나 하나 풀어가고 거기에서 깊은 깨달음을 주는 것이 마음에 들어서다. 분명한 힐링의 메시지가 있고 내가 힐링이 되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자꾸 손이 가는 새우깡처럼 만만하지만 맛이 있다. 

예를 들면, 음식업계의 대가, 백종원씨가 나왔을 때는 손님을 대하는 방법이나 음식을 개발하는 장사의 기본적 태도를 알았다. 교사인 나도 백종원씨가 말하는 봉사정신(Service)을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적용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때론 무뚝뚝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귀찮아하는 나를 반성했었다.

하지만, 작가 김남우의 <사랑으로 힐링하라>는 자고 일어나서 한 번 들쳐보고, 친구들이랑 커피 마시면서 그림 한 번 보고, 자기 전에 뒤에부터 쭉 훑어보게 만드는 매력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우선, 사진이 그렇다.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수집한 사진은 신기하게도 모두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사랑을 두근거리는 하트나 환상적인 파스텔 톤 풍선으로 이미지화 할 수 있는 데, 이 책에 표시된 사랑은 275쪽 수를 가득 채울 만큼 많다.

이렇게 사랑은 멀리 있지 않음을, 눈만 뜨고 관심만 더 기울인다면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연인들의 미소에서, 뭉게구름에서, 커피 잔에서, 주방장의 머리카락에서, 낙서에서, 그림자에서, 교통 표지판에서, 지문에서 지구인의 수만큼 다양한 사랑을 발견한다.


사랑했다는 증거

내 몸
당신이 남긴 지문

그 땐
내 몸에
당신의 지문이 닿지 않았던 곳이 없었으니까요 (223쪽)

사랑을 하면 '설레고, 기쁘고, 슬프고, 안타깝고, 재미있고, 즐겁고, 미친 것 같고, 행복하고, 자신감에 넘친다'라는 것을 한꺼번에 말하지 않고 하나의 사건으로 한 장의 사진으로 말해주고 있다.

둘째, 사랑과 이별에 대한 절대 충고다. 그냥 가슴에 팍팍 박히는 구절들이 많다.

가시 돋친 낙서장

당신이 제 마음에 한 낙서들 다 지우고 가요
너무 쉽게 끄적거렸던 사랑들 다 지우고 가요
아무 의미 없이 적어 놓았던
문맥도 맞지 않고 맞춤법도 다 틀렸던
그 거짓말들 다 지우고 가요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어디에든 쓰고 싶어지는 게 인간의 본능이다. 내가 그대를 사랑하고 있노라고! 전 세계에 마이크 대고 생방송으로 발표하고 싶어진다. 간질간질한 그 사랑을 일기장이든, 카페의 낙서장이든, 여행지의 돌이든, 벽이든 상관없이 하트 그리고 이름 써서 마음을 남기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은 그 심정. 그리고 얼마 지나서 맞이하는 이별, 상처, 아픔, 미련, 미움. 이런 심리를 단 몇 줄로 표현한 작가의 간결함에 놀라고 그 마음을 이해 받은 것 같아서 고맙기도 하다.

그래. 치유가 되는 구나.

열렬한 사랑이 지나간 자리이든, 화려한 사랑이 진행 중이든 사랑에 관한 백과사전을 읽으면 머리와 가슴이 더 해박해지는 것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이 책을 읽어야하는 이유가 있다. 사랑의 진실을 알고 싶은 자, 책을 들어라. 김남우 작가가 다 알려줄 것이다.

사랑으로 힐링하라 - 조각난 사랑에 아파하는 젊은 남녀를 위한 힐링 에세이

김남우 지음,
해피스토리, 2013


#힐링 #김남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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