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사람들' 무슨 이야기를 정답게 하고 있는 것일까
김학섭
요즘 날씨가 사람만큼이나 변덕스럽다. 봄이 왔는가 싶었는데 비 온 뒤끝이라 그런지 찬바람이 매섭게 옷길을 파고 든다. 새초롬한 바람이 겨울을 다시 불러들이는 것 같다. 동해안 쪽에는 눈이 내렸다니 그럴만도 하리라.
지난 13일 인사동 거리를 기웃거려 본다. 비를 맞은 거리가 목욕이라도 한듯 산뜻하다. 늘 인파로 북적이던 인사동 거리가 오늘은 한산하기 그지없다. 날씨가 차가운 때문인 듯하다. 몇몇 일본인 관광객이 카메라 셔텨를 누르거나 거리 이곳저곳을 기웃거릴 뿐이다.
사람이 없는 것보다 북적거리는 재미가 있어야 거리를 다니는 재미가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하다가 깜짝 놀란다. 북적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보니 나도 어느새 도시인이 다 되어 있구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시골을 떠나온 지 사십 여년이 되었으니 그럴만도 하리라.
그래도 문득 고향이 떠오를 때면 배낭을 메고 산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어디를 가도 예전의 그 정겹던 고향 풍경은 구경할 수 없다. 도시 주변 산은 물론, 농촌도 거의 인공으로 보수되고 사람 입맛대로 고쳐졌기 때문이다. 어디 산뿐이랴, 물길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