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 프란치스코 1세를 둘러싼 '더러운 전쟁'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BBC
BBC
새 교황 프란치스코 1세로 즉위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을 둘러싸고 '더러운 전쟁(Guerra Sucia)' 논란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은 15일(한국시각) '새 교황으로 선출된 아르헨티나 출신의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군사정권의 인권유린에 침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러운 전쟁'은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은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비델라 대통령의 군사정권이 무참히 인권유린을 벌인 공포정치 기간을 일컫는다.
비델라 대통령은 사회주의 추종 세력 척결을 명분으로 내세워 테러, 납치, 고문, 증거 조작 등으로 노동운동가, 인권운동가, 페론주의자 등 정치적 반대 세력을 탄압했고 이 때문에 약 3만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새 교황이 논란에 휘말린 것은 당시 예수회 총장이자 아르헨티나 가톨릭의 고위 성직자였던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군사정권의 만행에 뚜렷한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예수회 소속 수도사에 대한 보호령을 철회해 군사정권이 체포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물론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이틀 전 교황으로 선출된 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성당 담벼락에는 누군가에 의해 '새 교황은 비델라의 친구"라고 비난하는 글귀가 새겨지기도 있다.
'소탈한 교황' 둘러싼 논란에 바티칸 고민 인권 변호사 미리앙 브레그먼은 "군사정권은 가톨릭 교회의 협력이 없었다면 만행을 저지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는 전체 국민 중 70% 이상이 가톨릭 신자다.
하지만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르헨티나의 인권운동가 아돌포 페레스 에스키벨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다른 성직자처럼 용기가 없었을지는 몰라도 절대 군사정권과 타협하지는 않았다"며 교황을 감쌌다.
교황 즉위 첫날에도 전용 차량이 아닌 다른 추기경들과 함께 버스를 이용하고, 직접 호텔에 들러 숙박비를 계산하는 등 소탈한 성격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프란치스코 1세가 다시 '더러운 전쟁'에 휘말리자 바티칸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바티칸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군사정권 독재 시절에 수많은 피해자들을 어떻게 도와줬는지에 대한 많은 증언이 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