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여수건설노조 집회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여수에 '화상전문병원'과 '산재전문병원'을 반드시 요구하겠다" 밝혔다.
심명남
문제는 이 같은 사고가 날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있어 왔다는 것. 16일 여수 건설노조의 규탄결의대회에 참석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도 이 같은 현실을 꼬집었다.
"많은 화상환자들이 발생해도 여수에서 화상치료를 받지 못하고 광주로, 서울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 국가산단인 여수에 '화상전문병원'과 '산재전문병원'을 반드시 요구하겠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여수산단. 이곳의 2011년 한 해 매출액은 89조6139억 원, 수출액은 347억8000만 달러이다. 투자가 늘어난 지금은 매출액이 10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입주 기업만 273개사, 노동자는 1만7591명이었다.
유가증권과 코스닥 상장 기업 중 외부 감사 법인을 대상으로 한 매출액과 자산 총계 기준으로 순위를 정한 국내 1000대 기업 가운데에는 여수산단 입주 주요 업체인 GS칼텍스(3위), LG화학(18위), 호남석유화학(50위), 여천NCC(54위), 대림산업㈜(58위)에 이어 한화케미컬, 제일모직, 금호석유, 삼남석유, 남해화학, 휴켐스,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폴리켐 등이 들어 있다.
여수산단에는 정유공장과 대규모 화학공장이 밀집해 있다. 또 전체 273개사 중 52개 업체가 불산, 염산, 페놀, 포스켄 등 각종 유독물을 취급하고 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정유공장의 폭발사고는 끔찍했다. 이처럼 정유공장을 비롯 NCC공장과 BTX공장, 그 원료로 제품을 만드는 다운스트림(HDPE. LDPE, PP, LLDPE) 공장은 사고 발생 시 대규모 재산 및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이곳에서는 최근 3년간 화재, 폭발 등 26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나면 십중팔구는 '화상환자'다. 이번 사례에서 보듯 생명을 건진 5명은 화상으로 인해 중태다. 장치산업의 특성상 파이프 라인에 흐르는 유체는 고온이다. 고압의 스팀과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유기화합물인 하이드로카본(hydro carbon)이 쉴 새 없이 흐르기 때문이다. 또 산단 바로 맞은 편에는 용광로를 취급하는 포스코 광양제철 공장이 있다. 한번 사고가 나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것이 뻔하지만 국가기간산업인 여수산단과 광양만권에 화상전문병원은 하나도 없다.
십중팔구 화상환자... 화상전문병원 조속히 건립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