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4천억 원 부채 경남도부터 문 닫아야"

민주노총 "4월 전국노동자대회 창원 추진"... 폐업 철회 목소리 높아

등록 2013.03.22 18:52수정 2013.03.2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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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가 '적자'라는 이유로 진주의료원을 폐업·휴업하기로 해 갈등이 깊은 속에, 진주의료원 간호사는 "경남도는 1조4000억 원의 부채가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경남도도 문을 닫아야 한다"며 "경남도가 문을 닫지 않는다면 우리는 절대 폐업할 수 없다"고 다짐했다.

가은경(간호사)씨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열린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에서 율동에 앞서 발언했다. 이날 집회는 민주노총 경남본부(본부장 김재명)가 열었는데, 확대간부 200여명이 참석했다.

a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a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가씨는 "103년의 역사를 가진 진주의료원은 신종플루 등 전염병 치료를 하고, 인공관절과 장애인치과, 장애인산부인과 등 공공의료를 해왔다"며 "직원 342명이 직장을 떠나게 되었는데 홍준표 지사를 용서할 수 없다. 해고는 살인이라고 했는데, 국가기관이 이렇게 할 수 있나. 우리는 계속 근무하고 싶고, 공공의료를 하고 싶다"고 각오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홍준표 경남지사를 맹비난했다. 홍 지사는 지난 18일 간부회의 때 "진주의료원은 강성노조의 해방구"라 발언했고, 경남도는 신문광고를 통해 진주의료원에 대해 '강성노조'와 '신의 직장'이라고 주장했다.

김재명 본부장은 "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에 정당성이 없자 빨갱이 덧칠을 하고 있다. '해방구'라는 말은 중국 혁명당 당시 자치기구를 말한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사태를 이념관계로 만들었다"며 "또 신의 직장이라고 했는데, 임금이 7개월 동안 체불되고 150여명의 비정규직이 있는데 어떻게 신의 직장인가"라고 따졌다.

이어 "그렇다면 경남도청은 홍준표 지사의 해방구인가. 홍 지사의 아방궁인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다. 국민을 이간질 시키는 못된 짓"이라며 "진주의료원 직원들은 강성노조도, 해방구도 아니고 오로지 자신의 직장일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a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를 열고,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해 경남도청 현관 앞으로 모였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를 열고,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해 경남도청 현관 앞으로 모였다. ⓒ 윤성효


a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의견서를 전달하려고 했지만 청원경찰에 의해 막히자 노동자들이 경남도청 현관 앞에 서 있는 모습.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의견서를 전달하려고 했지만 청원경찰에 의해 막히자 노동자들이 경남도청 현관 앞에 서 있는 모습. ⓒ 윤성효


안외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장은 "103년의 역사인 진주의료원을 1년4개월 짜리 도지사가 없앤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며 "경남도는 지금은 모든 책임을 노동자한테 전가시키고 있다. 진주의료원에는 호스피스병동을 작년에 지었는데 1년도 안돼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현 신부(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는 "우리는 그동안 노동자를 탄압하는 악덕기업주를 많이 보아 왔다. 지금 도지사가 하는 일은 악덕기업주가 하는 일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집회를 마친뒤 시민들로부터 받은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의견서'를 홍준표 지사한테 전달하기 위해 경남도청 앞으로 이동했다. 경남도청 현관에는 청원경찰 등이 배치되어 이들을 막았다.


강민국 경남도지사 비서실장이 현관 앞에 나와 의견서를 받겠다고 했지만, 김재명 본부장은 "홍준표 지사한테 직접 전달하겠다"고 했다. 이에 노동자들이 경남도청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과정에서 청원경찰과 충돌이 벌어졌다.

a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김재명 본부장과 김진호 사무처장, 안외택 보건의료노조 울산경남본부장이 경남도청 현관 앞 강민국 경남지사 비서실장을 만나 의견서를 홍준표 지사한테 직접 전달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모습.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김재명 본부장과 김진호 사무처장, 안외택 보건의료노조 울산경남본부장이 경남도청 현관 앞 강민국 경남지사 비서실장을 만나 의견서를 홍준표 지사한테 직접 전달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모습. ⓒ 윤성효


a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해 김재명 본부장과 안외택 보건의료노조 본부장 등이 경남도청 현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청원경찰이 막아서면서 충돌을 빚고 있는 모습.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해 김재명 본부장과 안외택 보건의료노조 본부장 등이 경남도청 현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청원경찰이 막아서면서 충돌을 빚고 있는 모습. ⓒ 윤성효


김재명 본부장은 "의견서는 다음 기회에 전달하겠다. 대신 4월에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창원에서 열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 새누리당 앞 '환자에겐 사형선고'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경남도민 건강권 포기선언, 공공의료 파괴선언, 환자에겐 사형선고, 진주의료원 폐업결정 철회 촉구 보건의료노조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홍준표 지사와 경상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결정은 경남도민에 대한 건강권 포기선언이자 공공의료 포기선언이며, 환자들에겐 사형선고"라며 "새누리당은 홍준표 지사와 경상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결정을 즉각 철회하도록 직접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홍준표 지사와 경상남도의 반의료적 반인륜적인 행위는 환자들의 생명을 위험천만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새누리당은 현재 진주의료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홍준표 지사와 경상남도의 반의료적 반인륜적인 행위를 즉각 중단 시켜라"고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진주의료원은 발전 가능성이 있고 미래가 탄탄한 현대적인 지역거점공공병원"이라며 "새누리당은 홍준표 도지사와 경상남도가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진주의료원 정상화방안을 즉각 마련하도록 책임있게 나서라"고 제시했다.

거창지역 단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촉구"

거창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촉구했다. 함께하는거창, 푸른산내들, 거창군여성농민회, 전농 거창군농민회, 공무원노조 거창지부 등 20여개 단체가 공동성명을 냈다.

이들은 "더욱 현대화한 공공병원을 만들겠다며 진주의료원의 신축·이전을 추진한 지 이제 불과 5년, 그 이전으로 인해 발생한 부채를 두고 마치 진주의료원 구성원들의 나태함에서 비롯된 것 마냥 몰아세우면서 당장 폐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상남도의 일관성 없는 행정에서 지역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태도도, 자세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a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해 경남도청 현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청원경찰이 막으면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해 경남도청 현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청원경찰이 막으면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 ⓒ 윤성효


a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낮 12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공공성 확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노동자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이어 "지역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우선하면서 저렴한 진료비, 반드시 필요한 의료공백을 메워왔던 진주의료원이 돈벌이에 혈안이 돼서 수익을 극대화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폐원해야 한다는 것은 경상남도가 지역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책무를 방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 '지방의료원의 의료공공성 확보' 위해 나서

민주통합당 경남도당(위원장 장영달)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 지방의료원의 의료공공성 확보를 위해 직접 나섰다. 오제세 의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의료원의 경영부실을 이유로 해산하려는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해산하도록 한다는 내용의 '지방의료원의설립및운영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22일 대표발의했다.

오제세 의원은 지역취약계층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거점병원의 공공성을 보장하고 지역주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이번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또 민주통합당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이 25일 진주의료원과 경남도청을 방문한다.

이날 현장 방문과 간담회에는 장영달 위원장을 비롯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목희 국회의원과 김용익 국회의원, 양승조 국회의원, 최동익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다. 또 민주통합당 소속 경남시․도의원과 각 지역위원회 위원장 등이 함께한다.

장영달 위원장은 "경남도가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에도 진주의료원 폐원을 강행하는 것은 도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다"며 "도는 서부경남지역의 대표적인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 폐원 방침을 즉각 철회하고 공공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주의료원 #홍준표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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