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불청객 황사... '나무 심기'가 최고의 방법

[날씨 이슈] '사막화'가 황사 원인... 토지황폐화 방지 적극 나서야

등록 2013.03.29 12:06수정 2013.03.2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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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 울란바토르 외각 지역이 토양 염류화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몽골 울란바토르 외각 지역이 토양 염류화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윤호중

약 1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지구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면서 위기는 찾아왔다. 기후가 건조해지면서 사막이 생기기 시작한 것. 지구가 빠른 속도로 자전하면서 거대한 공기 소용돌이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광대한 사막지대가 형성됐다. 

유엔환경계획(UNEP) 자료(1997년 기준)에 따르면 전 세계 육지면적의 약 30%가 사막화 피해 지역으로 나타났다. 그중 아프리카 1000만㎢(10억㏊), 아시아 1400만㎢(14억㏊)가 사막 및 사막화 지역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지불되는 연간 사막화 방지 비용만도 420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한반도 면적이 약 22만㎢(약 2202만㏊)인 것을 감안하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크기의 사막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1년 10월 경남 창원에서 유엔사막화방지총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심각한 사막화 방지와 가뭄 피해경감을 위해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을 체결한 바 있다. '유엔사막화방지협약'은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과 더불어 유엔 3대 환경협약으로 불린다. 국제사회도 사막화와 가뭄 피해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접 국가의 사막화로 인해 간접피해를 받고 있다. 특히 매년 봄이 되면 중국·몽골 등에서 불어오는 '황사'가 바로 그에 해당된다.

사막화 진전의 부산물, '황사'

 사막화 지역에 나무를 식재 했다.
사막화 지역에 나무를 식재 했다.윤호중

이제 우리는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황사 걱정을 한다. 따뜻한 봄이 되면 얼음이 녹지만, 사막에서 겨우내 얼어 있던 토양의 수분이 증발되면서 흙 입자들이 잘게 부서진다. 봄에 얼음이 녹으면서 잘게 부수어진 건조한 흙 알갱이가 편서풍을 타고 공기 중으로 날아오르는데 이것이 바로 '황사'다.

황사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어디에서나 나타나는 기후 현상이긴 하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윤호중 박사는 "황사도 편서풍의 하나로 볼 수 있다"며 "흙먼지가 편서풍에 실려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것이 황사"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모래는 0.6~1㎜에 해당하는 흙 입자를 말한다. 0.6㎜이하는 '먼지'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0.1㎜ 이하의 먼지 입자들만이 공중에 부유한다. 이것이 바람에 의해 이동하서 먼지바람을 일으킨다. 황사는 기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윤 박사는 "먼지 입자들이 태양의 복사에너지를 반사하거나 흡수해 냉각효과를 야기한다"며 "이는 직접적으로 지표면에 닿는 태양에너지 양을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특히 숲이 점차 사라지게 되면 지표면의 태양에너지 반사율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지표면이 냉각되면서 온도가 낮아진다. 차가워진 지표면에는 건조한 하강기류가 형성되고 강우량이 감소해 토양의 수분이 적어져 사막화는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의 주요 발원지는 몽골 동남쪽에 위치한 고비사막과 중국에 위치한 황토 고원이다. 몽골의 면적은 156만4116㎢으로 한반도 면적의 약 7배에 달한다. 하지만 몽골은 건조기후대에 위치해 있고, 국토의 약 41%가 고비사막이기 때문에 사막화의 위협을 받고 있다.

몽골 정부는 기온의 상승, 낮은 강수량 등으로 국토의 90%가 사막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과다한 목축과 미숙한 농업기술, 화재 및 해충 예방 활동 부족 등으로 사막화는 더욱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학자들은 몽골의 사막화는 자연적 요인(13%)보다 인위적 요인(87%) 때문에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사막화는 70%가 인위적 요인 때문에 발생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윤호중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윤호중 박사온케이웨더

'사막화'란 건조한 토지에 생육하고 있던 식물의 수가 감소하거나 토사에 염분이 쌓여 식물이 생육할 수 있는 흙의 능력이 감소해버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사막화 방지 협약 조문에는 사막화 현상을 '건조·반건조·반건조 습윤 지역의 기후 및 인간 활동에 기인하는 토지 열화'라고 명시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소의 자료에 따르면 북아프리카 지역과 중국 서부 지방의 사막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중국 북동지역인 만주도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사막화가 진행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윤호중 박사는 "사막화의 원인은 크게 자연적(30%)·인위적(70%) 요인 두 가지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자연적 요인으로는 극심한 가뭄과 기후변화, 장기간에 걸친 건조화 현상 등이 있다. 인위적 요인에는 과도한 경작 및 관개, 방목, 산림벌채, 환경오염 등이 있다.

자연적인 현상으로 대기 순환에 따라 고기압대와 저기압대가 변동하면서 고기압대가 위치한 곳에 비가 오지 않아 사막화가 되는 것이다. 북아프리카의 사하라사막은 과거 비도 많이 내리고 식물도 있었는데 현재는 비도 거의 오지 않고 식물도 자라지 않는 황폐한 지역이 됐다. 윤 박사는 "현재 몽골의 고비사막 일대에서 공룡 뼈가 자주 발견되고 있다. 이는 그 일대가 과거에 열대우림이었을 가능성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토지 사막화의 인위적 요인 중 대표적인 것은 '인간의 활동'이다. 과다 경작, 과다 방목, 산림벌목 등과 인간의 무지와 실수, 자연재해, 환경오염 등이 토지 황폐화를 촉진시킨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사막화가 더욱 가속화 됐다고 평가했다.

또 한 가지 요인은 토양의 산성화이다. 산성비나 산림의 벌채로 인해 토양이 산성화돼 식물이 살 수 없는 땅으로 변하는 것이다. 특히 관개농업으로 물이 과잉 공급되면 지하수면이 상승하는데 이로 인해 지하수가 모세관 현상을 통해 지표로 나오게 된다. 지표로 나온 수분은 증발하고 물에 포함된 염류는 지표에 남아 토양이 염류화된다. 동아시아의 경우 가축 방목으로 인한 초목의 이용도 사막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막화나 가뭄에 의해서 황사 정도와 빈도가 심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을 기준으로 황사 관측일수가 1970년대 23일, 1980년대 41일, 1990년대 70일, 2000년대 132일로 점차 늘었다. 인간이 지구 환경에 개입해 점차 심각해지는 사막화와 그 결과물인 황사. 그리고 황사가 다시 지구의 기후를 변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사하라사막 주변 연평균 10㎞ 속도로 사막 확장 중

 사막에 녹화작업이 이뤄져 푸름을 되찾았다.
사막에 녹화작업이 이뤄져 푸름을 되찾았다. 윤호중

유엔사막화방지회의의 자료에 따르면 사하라사막 주변은 연평균 10㎞의 속도로 사막이 확장되고 있다. 또 해마다 전세계적으로 600만㏊(6만㎢)의 광대한 토지가 사막화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남한 면적(9.97만㎢)의 3분의 2가량에 해당된다.

우리나라는 사막화 확산과 황사 피해를 줄이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1년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제10차 총회를 창원에서 개최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몽골·미얀마에서 사막화 방지를 위한 조림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사업 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과 환경 단체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몽골과 중국에 나무를 심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윤호중 박사는 "과거에는 개발도상국 주민들이 건물을 짓거나 자동차 등을 지원해주길 바랐지만 요즘에는 나무를 심어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윤 박사는 "건물이나 자동차는 30년이 지나면 폐허나 쓰레기가 되지만 작은 묘목이었던 나무는 30년이 지나면 숲을 이루기 때문"이라며 "이는 개발도상국도 환경개선활동에 관심이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나무를 심는 것과 더불어 토지의 황폐화를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림청은 지난 2011년 중국 및 몽골과 동북아 황사·사막화 방지를 위한 '동북아 DLDD(사막화·토지황폐화·가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토질 저하를 막고 지속가능한 토지사용을 위한 연구를 활성화하겠다는 뜻에서였다.

1981~2003년 사이 지구 토지의 약 4분의 1가량이 파괴됐다는 분석도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사막화, 토지황폐화 및 가뭄은 110개국 이상 약 15억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해한다.

윤 박사는 "우리의 생활터전이 되는 땅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지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나서고 실제 그렇게 된다면 사막화도 막고 생물다양성 보존과 기후변화도 늦출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덧붙이는 글 박선주(parkseon@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사막화 방지 #사막 #건조한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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