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김동수
많은 이들이 진주의료원 폐업을 반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의료공공성'이다. 진주의료원을 폐업하면 가난한 환자, 노인환자, 보호자 없는 환자들이 갈 곳이 없다는 이유다. 경남도 "의료급여환자는 어디서나 진료 가능하다"며 진주의료원이 폐업해도 의료공공성이 훼손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노조는 생각이 다르다. 노조는 "의료급여환자에 대한 진료는 어디서나 가능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민간병원에서는 병원이익에 손해가 되는 의료급여환자의 진료를 꺼리는 경향이 많아 상대적으로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을 포함한 지방의료원이 민간병원에 비해 의료급여환자를 2배 가까이 진료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진주의료원 입원환자 중엔 장기 입원환자들이 많다. 장기 입원 환자는 병원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민간병원은 꺼릴 수밖에 없다.
또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은 2012년에 무료방문진료를 한 건도 하지 않았다"면서 진주의료원도 의료공공성에 별 다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노조는 "진주의료원 2012년도 공공보건의료 사업 실적을 보면 도비 6억 3380만 원과 자비 2억 900만 원을 들여 연인원 1만5천여명에게 공공의료사업을 시행했다"면서 "거동불편 독거노인 무료방문은 실인원 12명, 연인원 336명에 대해 실시했고, 취약계층 무료진료 및 검진은 8회 257명에 대해 실시"했다면서 "한 건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경남도 "진주의료원은 민간병원과 별 차이가 없다"면서 "공공병원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 진주시내 병원 진료비 사례를 일일이 들면서 경남도 주장을 반박했다.
"진주의료원은 인근 고려병원, 제일병원, 반도병원, 진주한일병원보다 진료비와 각종 검사비용이 훨씬 저렴하다. 유방, 복부, 전립선 초음파는 2만 원 가량 싸며 뇌혈권 MRI 경우는 20만 원이나 저렴하고, 종합검진도 4만 원 저렴하고, 수면내시경 후 관리료도 3만 원 이상 저렴하다. 특히 수익을 남기기 위한 불필요한 검사를 권유하지 않으며, 양심적이고 적정한 진료를 한다."진주의료원 미래...그럼 진주의료원 미래는 어떻게 될까? 경남도는 지난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결정 발표한 뒤 3월 7일 조례 개정안 입법예고, 18일 휴업 예고, 21일 의사 11명 계약해지 통보 등 일사천리로 폐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홍준표 경남지사는 당사자인 의료원 직원, 경남도의회, 도민들 여론 수렴 작업을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폐업이 완전 결정되지 않았는데도 환자들을 내보내고 있다. 영리 목적으로 하는 민간병원보다 더 환자 생존권과 의료공공성을 훼손하고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지난 달 26일 "어떤 경우에도 입원 중인 환자에 대한 진료 공백이 발생하거나 환자들 안전 문제, 정당한 권리 침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공문까지 보냈지만, 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불도저'로 밀어붙이고 있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은 보호소가 아니다"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환자들의 건강권만이 아니라 인격권까지 무시하는 태도다. 노조는 "장기환자들, 수익성 때문에 받아주지 않는 환자들, 갈 곳 없는 환자들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주고 있다"며 "이것이 민간병원이 하지 못하는 공공병원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라고 거듭 진주의료원의 폐업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로간 주장이 치열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모든 환자는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이다. 이를 자치단체가 무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지원을 통해 의료공공성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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