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마는 '작은 고추가 맵다고!'라고 말하는 듯, '가진 것 없고 못 배운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우습게 보지 말라'고 말하는 듯 씩씩하고 당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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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나는 '동자동사랑방'이라는 쪽방촌 주민들을 만나는 단체에서 일하게 됐다. 사무실에서는 차가 필요할 때가 많았다. 가난한 비영리 단체에는 차가 없었기 때문. 나는 기꺼이 내 애마를 사무실에 갖다 놨다. 마치 사무실 전용차인 것처럼 단체 이름이 쓰인 스티커까지 붙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0년 5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을 때였다. 지역주민 대다수가 빈민들이므로 '가난한 사람들도 선거에서 차별 받지 않고 직접 선거운동에 뛰어들게 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 단체 대표는 '무소속 빈민후보'라는 슬로건 아래 구의원으로 출마하게 됐다.
나는 그 선거캠프에서 사무장 역할을 맡았다. 주민들로 꾸려진 자원봉사자들에게 밥도 해주고 후보를 태우고 유세장도 갔다. 각종 사무처리 및 선거 벽보를 싣고 다니기도 했다. 애마의 몸에는 우리가 직접 만든 후보 포스터도 붙여졌다. 애마가 선거용 유세차량으로 변신한 순간인 셈이다. 애마를 보니 가슴이 뿌듯했다. 빈민후보의 유세차량으로 안성맞춤이었던 애마는 다른 후보들의 그럴싸한 유세차량 부럽지 않을 만큼 제 역할을 다했다.
애마는 '작은 고추가 맵다고!'라고 말하는 듯, '가진 것 없고 못 배운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우습게 보지 말라'고 말하는 듯 씩씩하고 당당했다. 선거 기간 내내 빈민후보를 알리고 다녔다. 사람들의 시선은 당연히 애마에게 쏠렸다.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 포스터를 붙인 체 서울 시내를 누비고 다녔다.
그렇게 나와 12년을 고생을 한 애마, 그 애마가 지난해 갑자기 아팠다. 비만 오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것. 밥을 안 줘서 그런 줄 알고 밥도 주고 여기저기를 들여다봤다. 날씨가 좋을 때는 멀쩡하게 시동이 걸렸다. 그런데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감감무소식이었다. 어쩔 수 없이 병원에 데리고 갔다. 엔진 쪽에 문제가 있단다. 하루를 입원시켰다.
다음날 다시 내게 돌아온 애마는 예전처럼 씽씽 잘도 달렸다. 주인을 잘못 만나 여기저기 상처도 나고, 때로는 큰 차에 쥐어 박혀 고생만 한 내 애마 '아토스'는 올해로 15세. 그래도 앞으로 5년은 너끈히 나와 함께 지낼 것이라고 믿는다. 가끔 너무 세게 다뤄 힘들더라도 화내지 말고 견뎌다오. 네 덕분에 나는 가끔 베테랑(?) 드라이버라는 소리도 듣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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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받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다. 인터뷰집,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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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동안 내 곁 지켜준 '작은 고추',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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