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에 대해 "통합진보당이 누명을 썼다고 생각하지만 적극적으로 해명할 필요도 있고, 이번 기회에 사상문제를 갖고 처벌하거나 의원직을 박탈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는 우리 사회의 분명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성호
"언제까지 종북 딱지를 붙이고 정치할 수 있나 하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이번 자격심사를 통해 통합진보당도 종북 누명을 털어버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 새누리당이 이번 자격심사를 종북문제로 몰고가면 사상검증이기 때문에 자격심사 대상이 아니다 반박할 수 있다. 그건 우리가 함께 막으면 된다. 마녀사냥이다, 이러면서 다 같이 붙어 싸울 거리가 되는 것이다."
지난 3월 정부조직법 협상 때 새누리당이 요구한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두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를 받아들여 논란의 중심이 된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자격심사'라는 네 글자만 나오면 머리를 흔들고 긴 한숨을 토했다.
그는 지난 4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이석기 김재연 두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위 자격심사 전망과 5·4 전당대회 최고위원 도전, 4·24 재보선과 민주당의 길에 대해 설파했다.
우 의원은 "이석기-김재연 두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 문제로 국회 윤리특위에서 첨예하게 붙게 될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사상검증을 하려고 들 것이고 표결에 붙이려고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우 의원은 "민주당은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안건조정위원회' 같은 걸 걸고 논의하자고 충분히 시간을 끌 수 있"지만, "통합진보당이 이번 기회에 애국가 문제 등등 국민들이 생각하는 그런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대국민적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합진보당 입장에서는) 누명을 썼다고 생각하지만 적극적으로 해명할 필요도 있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사상문제를 갖고 처벌하거나 의원직을 박탈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는 우리 사회의 분명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현장에서 멀어진 민주당'을 질타하면서 "평민당 시절에는 인권국, 민원국, 노동국, 도시빈민국 등 현장중심 조직이었는데 지금은 총무, 조직, 기획… 등 선거기획사가 돼 있다"며 "이제 우리 당에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고 반성했다.
이어 우 의원은 "일식집에서 권력자와 마주 앉아 밥술이나 먹어야 중요한 인물인 걸로 부각되고 현장은 '초선 철부지 애들'이나 하는 것으로 취급되는 야당귀족주의를 드러내야 한다"며 "그러지 않는 한 민주당의 변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음은 우원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4·24 재보선, 처음부터 노원병 제외하고 야권승리 어려운 지역들"- 한반도 전쟁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의 남북관계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다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결국 북한도 이 국면을 전쟁으로 끌고 가기 보다는 이 고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의 고민이 있을 것이다. 김정은 정권 초기 내부 수습용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 집권기반이 약한 상태에서 생기는 문제를 외부로 돌리면서 생기는 상황 아닌가 싶기도 하다. 벌써 3대 세습 중인 문제에 대해 내부 불만이 있을 수 있고 또 김정은 위원장이 국가를 운영해 갈 만한 충분한 역량이 있나, 다 검증되지 못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내부의 불안요인을 밖으로 돌려 해결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전쟁으로 가면 공멸로 가기 때문에, 그건 북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 박근혜정부가 북한정권에 강 대 강으로 대응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박근혜 대통령도 북한정권에 맞서 강력한 지도자 상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인사문제 등등 국내 정치상황이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그런 문제들에 대한 정치적 고려 같은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도 남북관계가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원치 않을 게다. 그러니까 늘 한편으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한자락 깔지 않나. 현재의 상황은 남북 모두 양쪽의 집권 초반을 거쳐 가는 길이 아닌가 싶다."
- 전쟁위협은 남북 모두에게 좋을 게 없지 않나."우리 민족에게 가장 큰 불행이다. 국내로 시선을 돌리자면 우리 국민에게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다. 서민의 고통이 정치 전면에서 다뤄져야 하는데 남북관계가 긴장국면으로 가니까 실제 국민생활과 관련된 이슈들이 전부 뒤로 밀려나고 있다. 남북긴장 이면에 숨어 있는 국민의 고통이 빨리 전면으로 나서게 해야 한다. 그래서 분단이 우리 역사의 질곡인 것이다. 분단문제를 빨리 풀고 항구적 평화체제를 갖추는 게 왜 필요한지 절절한 시국이다."
- 민주당은 이번 4·24 재보선 서울 노원병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총 12곳에서 진행되는 4·24 재보선,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이번 선거는 서울 노원병을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야권의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선거였다. 대선패배 후 얼마 안 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어려움을 수습하는 과정으로 삼아야 한다. 노원병 선거는 그 출발이 삼성 X파일 사건이라는 부당한 재판으로 비롯됐다.
따라서 잘못된 판결로 피해 입은 당사자가 중심이 되어 그 부당함을 알리는 선거가 되도록 하는 게 가장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안철수 전 후보가 나서면서 그게 안 돼 아쉽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해야 할 것은 취약한 지역에서 최대한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흐트러진 전열을 묶어내고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내는 게 필요하다. 또 노원병에서는 박근혜정부에 경종을 울릴 수 있도록 야권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충남 부여·청양, 부산 영도에서도 큰 성과를 낼 수 있겠나,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인데. "서울 노원병에는 후보를 안 냈고 불리한 지형이지만 그래도 도전한 두 곳 중 부산 영도는 한번 해볼 만하다는 게 김비오 후보의 얘기다. 최근 박근혜정부가 보여주는 모습에 아주 오만하다고 비판하고 답답해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이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런 여론을 잘 조직화 해보면 지금은 불리하지만 나중에는 한 번 해볼 만한 지형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다. 새누리당 김무성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야권의 지지율이 거의 비슷하니 힘을 모을 필요도 있겠다는 게다. 감동 없는 단일화로는 안 되고 박근혜정부의 불통과 오만에 경고를 보내는 국민적 요구를 하나로 만든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을 꺾을 수 있는 국민적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 4·24 재보선 이후 민주당의 존재감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그래서 이번에는 부산 영도에 힘을 모아 노력해볼 필요가 있다. 선거는 이기기 위해 싸우는 건대 우리 자체 여건이 쉽지 않은 면이 있어도 박근혜정부가 워낙 짧은 시간 안에 국민적 실망을 안겼기 때문에 해볼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사분오열 된 민주당의 여러 갈래 마음을 전대를 통해 잘 모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5·4 전대를 통해 민주당이 어떻게 거듭날 것인지 이것이 바로 지난 대선 기간 국민들께서 우리에게 모아준 기대에 답하는 길이라고 본다."
안철수의 애매모호함 그러나 신당 만들면 민주당엔 큰 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