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증을 아시나요?

등록 2013.04.11 10:59수정 2013.04.11 10:59
0
원고료로 응원

법이라는 게 참 이해 못할 부분들이 있다. 우리는 분명 이 땅에 존재하고 있는데 우리를 증명하라 하고, 내가 '나는 나다'라고 말하는데도 나라는 것을 믿게 하기 위해서 여러 서류나 '증'이 필요하다.

 

나는 학교를 다니지 않는 '홈스쿨러'다. 학교를 다니지 않으니 당연히 학생증이 없다. 이 학생증이라는 게 없으니 내 신분증명이 안 된다. 그러니 버스를 탈 때 운전기사와 청소년이 맞니 아니니 말다툼을 하질 않나, 기차를 타며 어른요금을 내야하지 않나, 박물관이나 공원을 가도 청소년에게는 무료인데도 증명할 길이 없으니 어른요금 4000원을 내는 등 '학교를 다녀버릴까'하는 마음이 들만큼 불편했다.

 

학교 바깥의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는데, 이들을 위한 '증'은 없는 걸까. 혹시 여권으로 신분증명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여권을 내밀어도 봤지만, 소용없었다. 그러다 인터넷에서 훌륭한 제도를 발견했다. 9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들에게 지자체장이 발급한다는 '청소년증'! 주민등록증처럼 국가에서 내가 청소년임을 보장하는 '증'이다. 발급이 간단하고 수수료도 없다. 가까운 면사무소, 군청 등에 3*4사진 1매(여권 사진과 달라 사진을 새로 찍었다)를 가져가 신청서를 작성하면 2~3주내에 발급된단다.

 

a

청소년증을 아시나요? ⓒ 류옥하다

청소년증을 아시나요? ⓒ 류옥하다

마침내! 드디어 청소년증을 받았다. 뒷면에 새겨진 "청소년 헌장: 청소년은 자기 삶의 주인이다. 청소년은 인격체로서 존중받을 권리와 시민으로서 미래를 열어 갈 권리를 가진다"라는 문구가 참 맘에 든다. 

 

엊그제 새로 생긴 도서관에서 대출증을 만들려는데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고 설명하니 주민등록 초본을 요구했다. 군청까지 가기도 쉽지 않고, 그 수수료 1000원도 아까운데... 아, 청소년증이 있었지! 드디어 청소년증을 처음 꺼냈다. 당장 책을 빌렸고 말고.  

 

학생증은 주민등록번호가 표기되어있지 않아서 등본이나 재학증명서를 동시에 제출해야만 인정되는 반쪽짜리 신분증이지만, 청소년증을 발급받으면 그런 번거로움이 줄게 된다. 청소년증을 발급받게 되면 학교 밖 청소년들만이 아니라 학교를 다니는 청소년들에게도 유용할 것 같다.

 

관련글: 법무부 블로그, '청소년증' 발급 받으면 뭐가 좋은데?

덧붙이는 글 | 류옥하다 기자는 열여섯 살 학생기자입니다.

2013.04.11 10:59 ⓒ 2013 OhmyNews
덧붙이는 글 류옥하다 기자는 열여섯 살 학생기자입니다.
#청소년증 #청소년증명 #홈스쿨링 #청소년권리 #청소년증 발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윤석열 대통령, 또 틀렸다... 제발 공부 좀
  2. 2 임성근 거짓말 드러나나, 사고 당일 녹음파일 나왔다
  3. 3 "집에 가자, 집에 가자" 요양원 나온 어머니가 제일 먼저 한 일
  4. 4 채상병 재투표도 부결...해병예비역 "여당 너네가 보수냐"
  5. 5 "물 닿으면 피부 발진, 고름... 세종보 선착장 문 닫았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