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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의 아침을 맞이한 눈 ⓒ 이종락
세상이 온통 북 미사일, 전쟁 소식으로 일손조차 뒤숭숭한 4월의 한가운데, 아침에 일어나 거실 창밖을 보니 하얀 겨울이 인사합니다. 밤새 하얀 눈이 집 마당에 3cm 이상 내렸습니다. 4월 11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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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주변에 내린 눈풍경 ⓒ 이종락
장독대위에, 지붕위에 지난겨울 그토록 함께 했던 하얀 눈이 무슨 미련이 그리 남았는지 다시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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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의 늦잠 ⓒ 이종락
진돗개 백두도 또 다시 내린 눈이 시큰둥한 지 주인이 나와도 몸을 웅크리고 모른 척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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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에 덮힌 4월의 밭 ⓒ 이종락
오늘 쯤 고추밭에 비닐도 씌워야 하고 밭골도 새로 작업해야 하는데 눈덮힌 밭은 출입을 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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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눈과 떠오르는 태양 ⓒ 이종락
밤새 눈은 내려도 4월의 태양은 불청객 눈을 녹이기 위해 동쪽에서 힘차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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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녹은 길 ⓒ 이종락
초등학교에 다니는 셋째 딸을 큰길까지 차로 태워줘야 하는데 혹시나 길이 미끄러울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포장된 길은 바로 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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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두나무 눈꽃 ⓒ 이종락
보름만 있으면 하얗게 꽃을 피어낼 자두나무가 미리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어리둥절해 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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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일락 ⓒ 이종락
이제 막 꽃눈을 틔우고 있는 라일락 나무가 향기를 내기도 전에 눈을 맞고 처연히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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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선화 눈에 파묻힌 수선화 ⓒ 이종락
우체통 밑에 아내가 작년에 심어 놓은 수선화가 애달프게 눈에 파묻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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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마당 눈 ⓒ 이종락
지난겨울 눈이 녹은 흙마당은 걸어 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질퍽거렸습니다. 빗자루를 들고 때 아닌 눈을 치우느라 아침부터 부산했습니다.
어제(10일)는 하루종일 바람에 눈보라에, 흐렸다가 갰다가, 세상에 이런 날씨가 있나 할 정도로 어수선한 하루였습니다. 어지럽고 불안한 4월에 밤새 내린 하얀 눈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눈은 겨울에만 오는 게 아니야. 그러니 세상이 아무리 어지러워도 굳세게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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