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지팡이 사용법에 대한 강사의 설명에 따라 학생들이 따라하고 있다. 난생 처음 써보는 안대와 흰지팡이를 손에 쥐고 지팡이 사용법에 대해 따라체험하고 있는 학생들의 자세가 진지하다.
최향숙
'말하는 영화'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목소리로 화면을 생동감 있게 설명해 줄 뿐만 아니라 영화의 배경이나 등장인물, OST, 인터뷰 등을 추가해서 영화를 더욱 입체감 있게 만들어주는 작업이다. 참가학생들은 영화를 감상하고 그 영화속으로 들어가 해설을 붙인다. 그동안 수동적 보기만 했던 영화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말하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아이들은 화면 해설을 써보고 직접 녹음 체험까지 한 후 영화가 완성되면 가족이나 친구들을 초대해서 말하는 영화상영회도 가질 예정이다.
본격적으로 말하는 영화를 만들 기 전에, 먼저 안대를 끼고 흰지팡이를 사용하여 일정한 공간을 걸어보는 흰지팡이 체험을 한다. 이후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와 입체그림으로 된 촉각그림책을 만져보고, 시각장애 5종 안경체험 등을 한다. 이후 본격적으로 말하는 영화 기획 및 내레이션 작성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녹음, 편집 등을 거쳐 변사체험놀이, 촉각영화포스터 제작과 촉각해설서를 만들고 영화상영회를 거치면 10주간의 교육은 마무리된다.
지난 11일, 프로그램에 참여중인 도화초등학교 6학년 오병훈군을 만났다. 오군은 "처음에는 무슨 교육인지 모르고 호기심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영화를 이렇게 바꿀 수도 있다는 게 신기하다"면서 "영화를 직접 제작하고 녹음하고 편집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시간이 금방 지나갔고 신체가 불편한 친구들에게 예전보다 관심이 더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휠체어를 타는 학교친구를 자원해서 봉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대를 하고 공놀이를 체험하고 있다.미세한 시력으로 앞을 볼 수 있는 상태에서 친구들과 공놀이 체험을 하고 있는 학생들.
최향숙
함께 참여중인 같은 학교 6학년 이진성군도 "시각장애인들의 고통과 답답함이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특히 "흰지팡이 체험에서 느꼈던 어둠속 두려움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직접 흰지팡이 체험에 나섰다는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은 이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 걷는 어둠속 전진이 답답하고 두려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청소년미디어센터 건물 밖 인도에서부터 안대를 쓰고 흰지팡이에 의지해 4층까지 오른 박 청장은 "시각장애인들의 불편함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전했다. 그는 "흰지팡이에 의지하며 걷는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보도블록의 질을 높이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보도블록의 시공에서 관리, 유지가 중요하니 시나 구 차원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우섭 청장은 또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이런 체험이 필요하다"며 "특히 구청 도시시설관리부서인 건설과나 건축과 공무원들이 직접 체험하여 교통이나 건설 등에서 시각장애인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우섭남구청장 흰지팡이 체험 박우섭 인천남구청장이 보도에서부터 흰지팡이로 4층까지 올라가는 체험을 하고 있다.
(주)미디어교육연구소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김보경 강사는 "장애인도 문화활동을 누릴 권리가 있다"며 "더불어 사는 약자를 배려할 의무가 있듯이 이 프로그램도 그런 작은 움직임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그는 "'말하는 영화'가 상설 프로그램이 되거나 학교교육 중 의무적 체험으로 지정하여 학생들의 인격형성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그래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런 체험을 할 수 있고 다양한 삶의 방식을 인정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약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따뜻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보경 강사는 또 "영화 뿐 아니라 교통수단, 도서, 생활속 모든 부분에서 장애인을 배려하는 시스템으로 갈 때 진정 성숙한 사회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서울을 비롯, 전국 여러 곳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중에 있으며 인천에서는 최초시도"라고 밝혔다. 김 강사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의식 고취와 아이들의 문화예술적 소양을 키울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내레이션작성 연습귀로 듣는 영화를 위해 해설서를 작성하고 있다.
최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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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영화"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5일제 도입에 따라 실행하는 문화예술교육정책 사업인 "2013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차오름" 프로그램 중 하나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재)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주관하고 사회적 기업 미디어교육연구소에서 운영하고 주안영상미디어센터의 협력을 받아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주안 남부역에 위치한 사회적 기업 미디어교육연구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현재 10주 과정으로 1년에 3기를 배출하고 있는데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총 3시간 진행된다. 오는 5월 4일 1기 교육생들이 수료를 하는 데 이어 2기 접수는 5월 5일부터 받는다.
교육장소는 주안남부역에 있는 주안영상미디어센터, 영화공간 주안, 남구 청소년 미디어센터 등에서 진행되며 인천 시내 초등 4~6학년생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선착순 20명). 궁금한 점은 문의전화 070-7637-7977번으로 하거나 홈페이지 (주)미디어교육연구소 (www.mediadesigner.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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