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 도표부자나라의 자국농민지원책으로 가난한 나라는 매년 100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다는 도표다.
낮은산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는 생활쓰레기의 약 28%이며, 2008년 0.31kg, 2009년 0.35kg으로 증가 추세며, 독일 0.2kg, 영국 0.26kg 등 선진국에 비해서 많은 편이다. 그 원인은 인구 및 세대수 증가, 식생할 패턴 변화(소득 증가로 인한 외식 증가 등), 푸짐한 상차림을 선호하는 문화 등이다."(113쪽)이는 이 책 뒷 부분에 들어 있는 우리나라의 음식물 쓰레기 문제와 관련된 이야기다. 우리나라 음식은 넉넉한 반찬을 좋아하는 탓에 반찬이 많고, 국물이나 김치 등에 들어가는 많은 염분 탓에 퇴비나 재활용도 어렵다고 한다. 음식물 쓰레기가 더 큰 환경문제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그것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2005년에 18조원이었는데, 2012년에는 24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한다.
그렇듯 풍성하게만 보이는 식탁 밑은 살벌한 싸움터라는 걸 알 수 있다. 농장의 생산단계부터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그 많은 먹거리들은 실은 과도한 경쟁과 살벌한 무역 전쟁을 통해 밥상에 오르고 있는 것들이다. 그것이 어떻게 부자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이에 불평등을 심화시키는지, 무역 분쟁과 무역 종속이 얼마만큼 극심해지고 있는지를 안다면 감히 밥이 넘어갈까 싶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있자니 얼마 전 '네팔'을 다녀온 어떤 중년 여인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곳의 산간 오지에서 2박3일을 지내는 동안 몸도, 물도, 먹을 것도 온전히 못했다고 한다. 그곳의 어른들과 아이들이 빼빼 마른 것은 당연했다고 한다. 물론 그들을 보며 불쌍한 마음이 들었는데, 정작 자기 자신은 더 비참해 보였다고 한다.
이유가 뭐였을까? 우리나라에는 먹을 것들이 너무 많아 냉장고에서 상하거나 썩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그것들을 죄다 음식물 쓰레기통에 쳐 박으며 살아온 자신의 삶이 떠올랐기 때문이란다. 한국에 돌아오고 난 뒤에는 물 한 방울도, 전기 하나라도, 음식물 하나라도 더 아끼고 또 아끼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부디, 어린 초등학생들에서부터 중고등부 학생들까지 필독서로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이 앞으로 24조는 훨씬 능가할 처지니, 그런 우리 땅에 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깊이 들여다보고 아끼고 또 아끼면서 살았으면 한다.
풍성한 먹거리 비정한 식탁
에릭 밀스톤 & 팀 랭 지음, 박준식 옮김,
낮은산,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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