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창립2003년 7월 8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듭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사진 편집
지난 2000년부터 2013년까지 13년이 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비정규직 노동자만 궁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오래전부터 그래 왔을지도 모릅니다. 뜬금없이 그게 무슨 이야기냐고요?
현대기아차 그룹에서 조직적으로 암암리에 저질러 왔던 불법파견 이야기입니다. 저는 지난 2000년 7월 3일 현대차 울산공장 수동변속기 엑슬기어 생산부서에 들어가 일 했었습니다. 빙빙 돌아가는 라인에서 중간축은 옥수수 튀겨내는 기계같이 생겼고 양 옆으로 연결된 쇠 뭉치엔 타이어 바퀴가 달리는 기계장치였습니다. 무거워 손으론 들지 못하고 기계로 들어올려 적재 시킨 후(보통 14대 기준으로) 보내는 일을 했었지요.
라인을 타는 일이다 보니 쉬는 시간외엔 화장실도 가지 못했었습니다. 처음 자재로 하나씩 조립해 오는 과정에서 일하는 십수 명의 조립공들은 모두 정규직이었고, 제 앞에서 일한 페인트공과 적재해 보내는 저하고 둘만 하청업체 직원이었습니다. 한달 후 월급 받아보고는 기가 막혔습니다. 시급이 2100원이었는데 시간으로 계산된 금액 만큼만 달랑 들어왔습니다.
'정규직은 가족수당 외 추가 수당만 십수 종류나 되는데 우린 이게 뭐냐?'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 실망스러웠었습니다. 저임금이다보니 노동 시간을 더 많이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임금 장시간 노동'이란 말을 심심치 않게 들었었는데 딱 그짝이었습니다.
'뭐 이런 일자리가 다 있냐?'
다니는 내내 그런 생각이 떠나지 않았었습니다. 몇개월 지나다보니 소위 3디 업종(힘들고,더럽고,어렵고) 일자린 모두 하청노동자들이 도맡아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탐문해보니 정규직이 외면하는 일자리엔 모두 비정규직 노동자가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노동강도 차이보다 월급차이가 심한 것에 더 화가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