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등번호 '96번' 유니폼 입은 까닭은?

프로야구 시구식에 등번호 96번 유니폼 입고 등장... 헌법 개정 메시지 논란

등록 2013.05.06 11:44수정 2013.05.0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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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총리의 시구식 장면 ⓒ 요미우리 자이언츠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프로야구 시구식에 등번호 '96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등장해, 헌법 96조 개정을 위한 여론몰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아베 총리는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경기에 앞서 요미우리의 전설적인 선수였던 나가시마 시게오와 마쓰이 히데키에게 '국민영예상'을 수여하고 시구식에 참여했다.

아베 총리가 관중의 환호를 받으며 그라운드로 들어서자 등번호 96번이 새겨진 요미우리 유니폼이 눈길을 끌었다. 헌법 96조 개정을 위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유니폼이었다.

이날 시구식에서는 나가시마가 타자, 마쓰이가 투수, 아베 총리는 심판 역할을 맡았으며 요미우리의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직접 포수로 나서면서 축제 분위기를 달궜다.

나가시마는 60년대 요미우리의 강타자로 활약하며 9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고, 마쓰이는 요미우리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후 지난해 은퇴한 일본 야구의 대표적인 스타 선수였다.

시구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 언론이 등번호 96번에 담긴 의미를 묻자 아베 총리는 웃음과 함께 "내가 일본의 96대 총리라서 96번을 달았다"고 대답했지만 헌법 96조 개정과 관련된 의미도 숨기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욱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개헌에 반대하는 연정 파트너 공명당에 대해 "정중하게 논의하고 싶다"며 대화를 요청했다.


아베 총리는 세계 2차 대전 이후 일본의 군사 보유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평화헌법의 근간인 헌법 9조를 개정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개헌 발의 요건을 담고 있는 헌법 96조 개정에 나섰다.

현행 헌법 96조에 따르면 개헌을 위해서는 참의원과 중의원 모두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지만 아베 총리는 과반수 찬성으로 개헌 발의 요건을 완화하는 개정안을 오는 7월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공약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의 비난이 쏟아졌고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은 물론 민주당, 사민당 등 일부 야권도 반대 입장을 밝히자 아베 총리는 중의원 해산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우익 여론 결집에 나서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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