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가출 인원 374명→891명 2배 급증

등록 2013.05.09 19:03수정 2013.05.0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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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이용 청소년 증가율 가출 청소년이 급증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밝힌 쉽터 이용 가출청소년 증가율. ⓒ 차성민


지난 1일 오후 9시, 부평 문화의거리에서 만난 김미래(17)양은 2011년 4월 5일, '그날'을 잊지 못한다. '그날'도 아버지의 폭력이 이어졌다. 단지 먼저 잠을 잤다는 이유로 매질을 당했다. 아픈 게 싫었다. 김양은 만신창이가 돼 길거리에 도망치듯 뛰쳐나왔다.

옷도 돈도, 그리고 친구도 없었다. 그가 찾을 곳은 거리밖에 없었다. 거리에는 그의 성을 탐하는 '아저씨'로 넘쳐났다. 김양은 단지 살기 위해 아저씨들에게 몸을 내줬다. 그 대가로 5만 원을 받았다. 나머지 돈 5만 원은 이른바 '포주 아저씨'가 가져갔다. 김양은 결국 2년 동안 이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집에 돌아가고 싶은지 물었다. 김양은 "싫다"고 딱 잘라 말했다.

김양은 "지금 생활이 집에서 아버지와 있을 때보다 훨씬 행복하다"며 "조건(만남)을 하는 건 힘들지만, 친구들끼리 의지하며 생활할 수 있어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인천지역에서 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매매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 주안역 인근에서 청소년 성매매가 가장 많이 이뤄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출청소년 연령대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데다, 그 수도 급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움직이는 청소년센터 엑시트'가 최근 밝힌 자료를 보면, 가출 경험이 있는 청소년 39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매매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19.6%인 7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중 성매매가 이뤄진 곳은 인천 주안역이 19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신림역 16건, 수원역과 부천역이 각각 10건, 인천 부평역 8건, 영등포역 5건 순으로 나타났다. 성매매는 주로 지하철역 반경 500m 이내 모텔과 노래방, 자동차 등에서 이뤄졌다. 이와 함께 가출청소년 수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가족부 집계 결과, 2007년 가출청소년 신고 접수는 총1만 8636건에서 2011년도 2만 9281건으로 5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


초등학생 가출청소년 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가출 패밀리(가출청소년들이 무리를 지어 가족과 같은 형태로 생활함을 일컫는 말) 등 또래집단화 현상이 부른 악영향이다.

여성가족부 자료를 보면, 13세 이하 초등학생 가출 인원은 2010년 374명에서 1년 만에 891명으로 두 배가 넘게 급증했다. 중학생 가출 인원도 5905명에서 8702명으로 47% 증가했다. 고등학생 수도 8750명에서 1만 2054명으로 37% 늘었다.


가출 이유를 보면, 부모와의 갈등으로 인한 가출이 43%로 가장 높았고, 부모의 폭행 때문에 가출했다고 응답한 청소년들도 26%나 됐다. 전문가들은 가정과 학교와의 관계 붕괴가 청소년 가출로 이어지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절반이 넘는 가출 청소년들이 부모와의 관계, 학교와의 관계 등 예전과 같은 문제를 다시 겪을까봐(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응답한 결과가 있다"며 "가출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지 않거나, 부모와의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가출 생활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출청소년들은 가출 팸과 같은 또래 집단을 자신들의 가족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가정의 붕괴로 인한 부작용"이라고 분석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인천 2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가출청소년 #성매매 #조건 #가출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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