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윤창중, 귀국 과정에 무슨 일 있었나

조기귀국 배경 놓고 청와대와 정면 대립... 책임론 일듯

등록 2013.05.11 15:30수정 2013.05.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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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격려하려 툭 쳤을 뿐" 성추행 해명하는 윤창중 전 대변인 박근혜 대통령 미국 방문 기간 중 대사관 여성인턴 성추행 사건으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 하림각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사건 발생 후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이 "성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귀국을 지시해 따랐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자신은 여성 인턴에게 격려 차원에서 허리를 '툭' 쳤을 뿐 문화적인 차이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격려하려 툭 쳤을 뿐" 성추행 해명하는 윤창중 전 대변인 박근혜 대통령 미국 방문 기간 중 대사관 여성인턴 성추행 사건으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 하림각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사건 발생 후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이 "성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귀국을 지시해 따랐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자신은 여성 인턴에게 격려 차원에서 허리를 '툭' 쳤을 뿐 문화적인 차이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 권우성


박근혜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 중 발생한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이 청와대 내부의 진흙탕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방미 기간 중 성추행 의혹에 휘말려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귀국 과정을 둘러싸고 전직 부하직원인 윤 전 대변인과 직속 상관인 이남기 홍보수석의 주장이 전혀 달라 이번 사건에 대한 청와대 차원의 축소·은폐 시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귀국 후 행방을 감췄다 11일 기자회견에 나선 윤 전 대변인은 대사관 인턴 직원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도망치듯 귀국한 배경에 대해서 이 홍보수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윤창중 청와대 전 대변인 기자회견 전문 보기

청와대 해명 정면 반박한 윤창중 "귀국은 홍보수석 지시"

윤 전 대변인은 "(8일, 현지시간) 수행경제인 조찬 행사를 마치고 수행원 차량을 타고 오는데 이남기 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이 수석을 영빈관에서 만났다"며 "이 수석이 '재수가 없게 됐다. 성추행은 변명해 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워싱턴을 떠나서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 같은 지시에 대해 "'제가 잘못이 없는데 왜 일정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냐, 그럴수 없다. 제가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다'고 했다"며 "잠시후 이 수석이 1시30분 비행기 예약해놨으니 짐을 찾아서 이 수석이 머물고 있는 윌러드 호텔에서 작은 가방 받아서 나가라고 했고 홍보수석이 저의 직책상 상관이니 그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윤 전 대변인의 주장은 이남기 홍보수석이 10일 밤 브리핑에서 밝힌 내용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수석은 4줄짜리 사과문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은 윤 전 대변인의 귀국을 종용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a 홍보수석 "국민 여러분과 대통령께 사과"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이 윤창중 청와대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10일 춘추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보수석 명의의 4문장짜리 사과문에서 "국민 여러분과 대통령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되어 있어서, 사과의 대상에 '대통령'까지 넣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홍보수석 "국민 여러분과 대통령께 사과"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이 윤창중 청와대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10일 춘추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보수석 명의의 4문장짜리 사과문에서 "국민 여러분과 대통령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되어 있어서, 사과의 대상에 '대통령'까지 넣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 연합뉴스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의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이 있었던 8일(현지 시각) 오전 9시 40분경 홍보수석실 선임행정관으로부터 처음으로 윤 전 대변인 사건을 보고 받았다"며 "이후 윤 대변인과 통화에서 귀국 문제에 대해 언급이 나왔던 것 같지만 (귀국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정보가 많지 않고 바로 다음 일정에 참석해야 해서 전광삼 선임행정관과 상의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홍보수석실의 전광삼 선임행정관도 윤 전 대변인의 귀국은 개인적인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전 행정관은 "미국 경찰에 소환돼서 조사 받는 수도 있고, 한국과 수사공조체제가 돼 있으니 귀국해서 수사를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본인이 판단해서 결정하라고 윤 전 대변인에게 말씀 드렸다"며 "이남기 수석에게는 따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 같은 전광삼 행정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제가 잘못이 없는데 미국에 남아서 조사받고 매듭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 했고 이남기 수석은 성희롱이라고 하면서 '설명해도 납득이 안 되니 대통령의 방미에 누가 안 되기 위해 빨리 떠나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윤창중 성추행 의혹 은폐하려 했나... 책임론 제기

a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왼쪽)과 윤창중 전 대변인이 지난 3월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왼쪽)과 윤창중 전 대변인이 지난 3월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 권우성


윤 전 대변인의 급작스런 귀국 과정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전직 대변인이 진실게임을 벌이게 되면서 청와대가 애초 이번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사건이 현지에서 불거질 경우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묻히고 파문이 커질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아침 윤 전 대변인의 중도귀국설이 처음 불거졌을 때 청와대는 기자들에게 거짓 정보를 흘렸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중도 귀국 이유에 대해 "개인적 사정"이라거나 "부인이 위독하다"고 했었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는 진실만을 국민 여러분께 말씀 드리고 법의 처벌을 달게 받겠다"며 "제 처가 몸이 아파서 귀국하겠다고 말한 적이 결코 없다"고 부인했다.

양 측의 주장이 180도 엇갈리면서 누구의 말이 사실이냐에 따라 큰 파문이 예상된다. 홍보수석이 윤 대변인의 귀국을 종용한 게 사실로 드러날 경우 거짓 해명을 한 책임을 져야하는 것은 물론 평소 원칙과 신뢰를 강조해온 박 대통령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청와대 일각에서는 이남기 수석을 비롯한 홍보라인의 전면적이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윤창중 #이남기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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