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한국, 중국, 일본 고분 벽화의 세계

류코쿠대학 국제문화학부 민속연구회

등록 2013.05.14 19:10수정 2013.05.1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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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코쿠대학 국제문화학부 민속연구회에서 동아시아 고고학을 전공하시는 서광휘 교수님께서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 박현국


류코쿠대학 국제문화학부 민속연구회에서는 13일 오후 국제문화학부 서광휘 선생님을 모시고 고대 한국, 중국, 일본 등의 무덤 속에 그려진 벽화에 대해서 발표를 들었습니다. 고대 무덤 속에 그려진 벽화는 시대나 지역에 따라서 무덤을 만들고 벽화를 그리는 방법이나 그림에 그려진 내용이 모두 다릅니다. 다만 때에 따라서 비슷한 점이나 변화되는 과정도 볼 수 있습니다.


한반도 고분 벽화는 고구려 지역에 특히 많습니다. 고구려 벽화는 그때 중국의 북위 지역 무덤 벽화와 비슷하며 시대적으로 조금 편차를 보이기도 합니다. 북위는 서기 386년 선비족 우두머리 탁발규(拓跋珪)가 위 왕이라고 불리면서 시작되어 서기 581년 양견(楊堅)이 수나라를 세울 때까지 200 여 년간 대동, 낙양을 거점으로 유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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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해도 안악 3 호분에 그려진 남성 묘주상입니다. 이 무덤은 357년 만들어진 것으로 동수(冬壽)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동수는 북조에서 고구려로 망명한 선비족으로 비교적 높은 벼슬자리를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 박현국


북위를 세운 선비족은 처음 시베리아 지역에서 살던 북방민족으로 샤머니즘 습속을 가지고 있었으며 역사 기록에 의하면 흥안령산맥을 중심으로 세력을 규합하여 힘을 키우면서 오로도스, 대동, 낙양 등 따뜻한 남쪽으로 거점을 옮기면서 세력을 키워왔습니다. 북위는 고구려와도 깊은 관계를 유지하였습니다.

북위의 수도였던 대동 지역에서 발견되는 무덤 벽화 가운데 435년 만들어진 대동시 사령 북위 묘 부부 좌상에는 그림이 여섯 단으로 나뉘어 있고 한 가운데 부부가 앉아있습니다. 그리고 태원에서 발견된 북제 서현수 부부 합장묘 무덤 벽화에도 부부가 한 자리에 같이 앉아있는 그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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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남 남포시 강서구 덕흥리 무덤은 1976년 발굴 조사가 되었는데 408년 유주지사를 지낸 모용진(慕容鎭)이라는 사람의 무덤으로 밝혀졌습니다. ⓒ 박현국


이렇게 부부가 같이 앉아있는 그림은 묘지의 기록으로 보아 409년, 435년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그 전에 그려진 그림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답은 한반도에 남긴 고구려 사람들의 그림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기 357년 만들어진 황해도 안악 3호분 벽화에는 한 남자가 정좌하고 앉아있습니다. 그리고 409년 만들어진 남포시 강남구 흥덕리 무덤에는 한 남성이 그려져 있고, 다른 묘실에는 한 남자가 앉아있고 옆에 빈 공간이 그려져 있기도 합니다. 이것은 무덤을 만들 때까지 아직 죽지 않은 부인은 그리지 않고 남겨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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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산서성 대동시 사령 북위 묘로 435년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부부가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 박현국


사람들은 모두 죽음을 맞이합니다. 어찌할 수 없는 죽음 앞에 돈이 있고,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죽음 앞에서 현세를 되돌아보고 자신의 부귀와 영화가 내세에도 이어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무덤에 현세의 행복한 모습을 무덤 속 벽화에 남겼습니다.

무덤에서 밝혀진 여러 기록으로 보아서 처음 무덤 벽화는 집안이나 나라의 권력을 가진 남자 혼자 그려져 있는 그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지나면서 중국 대동시나 태원시에서 발견된 무덤 속 그림처럼 남녀 부부가 같이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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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산서성 태원시 북제 서현수 부부 합장묘 부부 그림입니다. 571년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남편의 오른쪽에 앉은 부인은 소그드족 출신 옷차림새를 하고 있습니다.   ⓒ 박현국


그리고 이제 시대가 흘러 남녀 부부를 그려 놓아도 현세의 부귀와 영화가 이어질 수 없다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 500 년대 6세기에 이르면 음양사상이 반영된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 사신도나 천체도를 무덤 속에 그려 놓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일본 아스카에 전하는 다카마츠 무덤을 들 수 있습니다.

무덤 속에 그려놓은 벽화는 장소와 시대에 따라서 만드는 방법과 그림 내용이 다릅니다. 그렇지만  한국 중국 일본의 무덤 벽화를 비교해 보면 시대에 따라서 어떻게 변화해 왔고 만들어졌을 당시의 사람 사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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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세기 말 8 세기 초, 비교적 나중에 만들어진 일본 아스카 다카마츠 고분은 무덤 안에 남녀 인물과 사신도 및 천정에는 천체도를 그려놓기도 했습니다. ⓒ 박현국


참고문헌, 서광휘(徐光輝), 묘장회화여정토신앙-5,6세기묘장회화적비교연구-국제사회문화연구소기요 제13집, 龍谷대학국제사회문화연구소, 2011.6
참고누리집, 동북아 역사 재단 누리집, http://blog.naver.com/prologue/PrologueList.nhn?blogId=correctasia, 2013.5.14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고분 벽화 #북위 #태원 서현수 부부 묘 #안악 3 호 벽화 무덤 #덕흥리 벽화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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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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