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류역 철도부지. 행복주택 오류지구가 이 위에 들어설 예정.
김동환
[오류지구] "어차피 노는 땅... 빨리 진행됐으면"이날 돌아본 곳 가운데 주민들의 호응도가 높았던 곳은 오류 지구였다. 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 부근에 조성되는 오류동 지구는 사업면적 10만9000㎡에 1500호의 행복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 주민 이아무개(56)씨는 "상권이 많이 죽고, 노인들이 사는 동네로 인식되고 있는데 외지 사람들이 유입되서 이미지가 바뀌고 활기찬 동네로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후(70)씨는 "어차피 놀고 있는 땅 아니냐"면서 "상권도 살리고 노인들 복지센터, 창업센터 건설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국토부는 이 지역 행복주택 특화 사업으로 노인들과 입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창업·취업 지원센터와 사회적 기업 유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오류역 인근 공원에서 만난 박아무개(70)씨는 빠른 사업 진행을 주문했다. 그는 "행복주택 들어선다고 하니 기대도 많이 되고 좋지만 중간에 안 한다고 할까 봐 걱정"이라면서 "보금자리 주택도 한다 하고 삽 떠놓고도 놀고 있는 곳이 많아서 어제(20일) 뉴스 본 사람들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주민들보다는 다소 신중한 태도였다. 오류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한장희(가명)씨는 "오류동에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임대 사업을 하는 소형주택, 오피스텔, 원룸이 많다"면서 "안 그래도 아직 공실이 많은데 행복주택이 시세보다 싼 가격에 공급되면 나이든 임대인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 지역에 흩어져 있는 오피스텔 등 소형 주거시설은 약 2500채. 그러나 정부가 민간 임대사업을 장려하면서 최근 짓고 있는 원룸과 오피스텔이 1500채가량 되기 때문에 2~3년 후면 민간 소형주택만 4000채가 넘어갈 전망이다.
지금은 16.5㎡(5평) 크기의 원룸이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0만 원 또는 전세 5000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민간 공급이 크게 늘면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여기서 주변 시세의 50~60%에 공급되는 행복주택까지 들어서면 추가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중개업자 유진성(가명)씨는 "이곳은 신림동처럼 젊은 층이 많은 것도 아니다"라면서 "새로운 인구가 얼마나 유입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